어느덧 겨울의 끝자락, 봄의 문턱입니다. 개인적으로 봄을 생각할 때면 궁금해지는 의문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왜 다른 계절의 이름은 모두 2음절인데 유독 봄은 1음절일까 하는 점입니다. 그 답을 알아보려고 인터넷에서 봄의 어원을 찾아봤습니다.

여러 가지 설 중 하나는 ‘겨우내 땅 밑에 숨어있던 생명의 기운이 땅 위로 솟아 새로운 세상을 본다’는 뜻에서 유래됐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일설에는 고 양주동 박사가 이 설을 주장했다고도 합니다.

또 다른 설명은 ‘불(火)의 고어인 ‘블’과 오다(來)의 명사형인 ‘옴’이 합성돼 ‘블옴’이 됐고 여기서 ‘ㄹ’이 탈락해 봄이 됐다는 것입니다. ‘따뜻한 기운이 온다’는 의미에서 유래됐다는 설명인 셈입니다.

두 가지 설 모두 봄의 계절적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후자의 설명을 듣고 보니 우리말에 ‘봄기운’이라는 단어가 생긴 연유도 이해가 될 듯합니다. 국어사전에 ‘봄기운’은 있어도 여름기운 가을기운 겨울기운은 없으니 하는 얘기입니다.

이렇듯 봄은 생명의 활동에 좋은 계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현실의 삶에서는 반드시 그렇지도 않습니다. 이제는 거의 사어(死語)가 됐지만 30~40년 전만 해도 이맘때면 춘궁기를 버텨내는 것이 큰 걱정거리였습니다. ‘봄 떡은 버짐에도 약’이라든지 ‘봄 돈 칠푼은 하늘이 안다’는 등의 속담도 다 춘궁기의 어려움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을 지내다보면 봄을 기다리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예로부터 시인 가객들이 대춘부(待春賦)로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노래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혹독한 추위를 겪었기에 봄소식이 더운 간절합니다. 더불어 올 봄에는 우리 경제에도 훈훈한 온기가 가득해 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번 호 MONEY는 커버스토리로 ‘고급 주택의 현재와 미래’를 다루었습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서초동 트라팰리스, 죽전 힐스테이트 등 고급주택에 거주하는 분들을 찾아가 각 주택의 장단점을 들어보고 향후 고급주택 시장의 전망도 짚어봤습니다.

이번 호에는 또 스페셜코너에서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SIHH(국제고급시계박람회)를 소개했습니다. 22쪽에 걸친 와이드 리포트에서 명품시계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봄에 대한 단상(斷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