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가의 꿈 키우는 방미

<종자돈 700만원으로 부동산 투자 200억 만들기>로 화제를 모았던 가수 방미가 3년 만에 <방미의 골든타임>이라는 신간을 들고 한국 땅을 찾았다. 연예인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 이제는 성공한 투자가로 변신한 그를 남산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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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 2학년 재학 중 MBC TV 코미디언 공채로 데뷔. 번안곡 ‘날 보러와요’로 가요계 정상에 등극. 부동산 투자 20년 만에 200억 원대의 재산 형성. 뉴욕에서 주얼리 매장 ‘미애방(MeaeBang)’ 개점. 지금까지 방미가 걸어온 간략한 이력이다.

이처럼 그는 한 사람의 이력이라고는 믿기질 않을 정도로 다양한 인생의 변곡점을 거쳤다. ‘MeaeBang’ 소호 2호점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지금 ‘글로벌 투자가’라는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

부동산 투자자로, 글로벌 사업가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그가 신간 <방미의 골든타임>을 들고 오랜만에 한국을 찾았다. <방미의 골든타임>은 3년 전 화제가 됐던 <종자돈 700만원으로 부동산 투자 200억 만들기>의 속편이자, 글로벌 투자가로 가는 중간 평가 보고서다.

귀국 후 방송에 출연하랴 한국 부동산 시장 점검하랴 바쁜 그를 만난 곳은 남산의 호텔 커피숍. 인터뷰 직전에도 다른 매체 기자와 차를 마셨다는 그는 3년 전에 비해 다소 야윈 듯했다. 하지만 온몸에서 풍기는 삶의 에너지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3년 전과 비교해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MeaeBang’의 오픈이겠죠.

“네. 이모가 운영하던 주얼리 가게 ‘트렌디 코너’를 인수해 ‘MeaeBang’으로 바꿨죠. 인수를 하면서 우선 인테리어를 나만의 스타일로 바꿔보고 싶었어요. 직접 공구를 사와서 인테리어를 바꾸고, 디스플레이를 새롭게 했어요.

그런 다음 제가 좋아하는 주얼리를 갖춰 놓았는데, 손님들의 반응이 의외로 좋았어요. 한 달, 두 달 지나면서 손님이 늘고, 단골도 생겨나면서 사업에 재미를 붙이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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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 대다수가 한국인이 아닌 현지인이라고 들었습니다. 성공의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한 가지만 꼬집어 얘기할 수는 없을 거예요. 우선 모든 에너지를 가게에 집중했다는 거예요. 아침 일찍 문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가게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했어요. 칙칙한 가게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인테리어 리모델링도 직접 했고요.

99센트 숍에서 두꺼운 합판을 사와 벽을 설치하고, 천장과 벽에 페인트를 칠했죠. 바닥재도 직접 사와서 직원들과 함께 깔았죠. 아마 인부를 불렀으면 1500달러는 족히 들었을 건데, 직접 하니까 500달러면 충분했어요.”

장사가 잘 되니까, 절로 신이 났겠네요.

“매출이 늘었으니까요. 욕심도 났어요. 점점 다른 가게와 차별화된 장점을 살리게 됐어요. 특히 상품의 디스플레이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어요. 점심시간엔 서점에 들러 패션 잡지를 리뷰했고 퇴근 후에는 시장조사를 했어요. 주얼리는 트렌드에 민감하기 때문에 패션 트렌드에 뒤처져서는 안 되거든요.”

직접 디자인을 하는 것은 아니죠.

“직접 디자인은 하지 않았지만, 아이디어는 수시로 냈어요. 패션 잡지를 보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메모를 하고, 제가 생각한 디자인을 대략 그려놓았다가 아이디어를 건네는 식이죠.”

이제 연 매출이 150만 달러가 넘죠. 조만간 2호점도 오픈한다고 들었습니다.

“욕심을 냈죠. 얼마 전에 소호에 ‘MeaeBang’ 2호점 계약을 마치고, 인테리어 공사도 끝냈어요. 소호 2호점은 첫 번째 가게와 전혀 다른 인테리어에 제품 콘셉트도 달라요. 독특한 디자인의 액세서리를 위해 하청업체에 ‘스페셜 오더(맞춤 제작)’를 의뢰한 상태예요. 내년 봄 오픈 예정이에요.”

자타가 인정하는 부동산 전문가시잖아요. 상가를 계약할 때도 남다른 노하우가 있을 듯한데요.

“소호 2호점은 제가 1년 동안 지켜본 곳이에요. 임대 계약 조건을 계속 타진하면서 주변 상권을 꼼꼼히 조사했어요. 위층에 있는 네일숍에서 네일 서비스를 받으며 아래층 주얼리 숍의 주인은 어떤 사람인지 물어보고, 예전에 장사가 어땠는지 확인하는 거죠.

길 건너편에 서서 1시간 동안 손님이 몇 명 드는지도 세어봤고요. 그렇게 1년을 지켜본 후 가게 주인과 임대 조건을 협상해서 소호 2호점을 얻게 됐어요.”

‘MeaeBang’ 사업으로 성공하셨지만, 여전히 부동산에 관심이 많죠.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서 전보다 부동산 시장 조사에 더 많은 시간을 들여요. 사업도 그렇지만, 부동산은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야 해요. 사업은 매일 매일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키워야 하고, 단기간에 성과를 확인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부동산은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을 내다봐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더 신중해야 하고, 여러 가지 환경과 변수를 따져야 하는 거죠.”

실제 미국 부동산 시장은 어떻습니까. 국내 보도만 보면 여전히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침체라고 단언하기는 좀 애매해요. 교외에 있는 중저가 주택들은 여전히 어려워 보이긴 해요. 하지만 뉴욕과 같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곳은, 혼란기라고 봐요. 가격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실제 가서 확인해보면 그리 많이 떨어진 것도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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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앞으로 뉴욕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뉴욕 부동산 시장은 현 시세가 높은 맨해튼 지역 대신 뉴저지의 허드슨 지역과 저지시티 쪽의 투자 가치가 높아지고 있어요. 뉴욕에서 30분~1시간 거리에 있으면서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곳이 이 두 지역입니다. 5~6년 후면 이곳에 새로운 상권과 학군이 형성되고, 많은 이들이 찾는 살기 좋은 동네가 될 것이라고 확신해요.”

실제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곳이 있나요.

“최근 관심을 갖고 둘러본 곳은 뉴저지의 허드슨 클럽이에요. 한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이 거주해 유명해진 곳이에요. 맨해튼 남단에서 페리로 10분 거리에 있는데, 저는 언제나 대중교통과 가까운 곳의 부동산을 선호해요. 허드슨 클럽은 수영장, 헬스클럽, 러닝 트래, 스파 등 부대시설이 잘 갖춰진 곳이에요.

무엇보다 전망이 최고예요. 거실 통유리를 통해 허드슨 강 건너 맨해튼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거든요. 이 정도 전망을 가진 콘도를 맨해튼에서 사려면 400만 달러는 줘야 하는데, 현재 이곳 시세는 100만 달러 정도예요. 거주보다는 세를 놓기에 좋은 조건을 갖췄다고 봐요.”

미국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를 존경한다는 인터뷰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트럼프가 롤 모델인가요.

“그런 셈이에요. 도널드 트럼프는 집만 사고파는 사람이 아니에요. 자기 땅을 공용지로 헌납하기도 하고 공원을 조성하고, 설치작품으로 거리를 가꾸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에요. 줄리아니 뉴욕 시장이 링컨 스퀘어 주변을 ‘도널드 트럼프 로드’라고 이름을 붙여준 것도 무리는 아닌 것 같아요.

저는 그를 ‘부동산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요. 도널드 트럼프를 알게 된 그날부터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방미’라는 브랜드 가치를 만들고 높일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앞으로 계획도 ‘MeaeBang’이라는 브랜드를 키우는 데 집중하시겠네요.

“그렇죠. 지금은 3호점을 알아보고 있어요. 커피전문점과 액세서리 숍을 혼합한 독특한 형태의 가게를 구상 중인데, 그곳에도 ‘MeaeBang’이라는 간판을 내걸 거예요. 2호점을 계약하기까지 1년이 걸렸는데, 3호점도 그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그동안 좋은 가게를 찾고 콘셉트를 구체화하고, 커피 공부도 하려고요. 10년 뒤에는 ‘MeaeBang’이라는 브랜드를 가진 게스트하우스를 열 겁니다. 제 이름이 글로벌 브랜드가 돼 세계의 한복판에 설 날을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올라요.”

글 신규섭·사진 이승재 기자 wa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