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환 삼성생명 한성브랜치 SA

최성환 SA(Samsung life Advisors)는 12년간 삼성생명 FP(Financial Planning)센터에서 VIP 고객의 재무 설계를 하다 2009년 6월 컨설턴트로 변신했다.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컨설턴트로 변신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담았다.

최성환 삼성생명 한성브랜치 SA가 컨설턴트가 되겠다고 했을 때 너도나도 “왜 하필 그 일이야”라며 그를 말렸다. 그의 자격증과 VIP 자산 관리 경험이면 높은 연봉에 회사에서의 성공이 어느 정도 보장될 수 있었다. 그런 수많은 만류에도 컨설턴트가 된 건 꿈 때문이었다.

최 SA는 FP센터에서 6년간 VIP 고객을 상담하며 중견 간부로서 적지 않은 급여를 받았다. 그러나 재무 상담을 하고 책을 쓰는 것보다 직접 VIP 고객을 만나 ‘토털 재무 설계’를 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재무적 건강이 좋지 않은 고객을 찾아서 종합 재무 검진을 해주고, 문제점을 찾아서 처방을 내려주는 재무 검진 주치의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Wealth Care] 고객을 위한 ‘전문가’ 팀을 만들다
고객의 ‘집사’가 돼 컨설팅하다

컨설턴트가 됐다고 외부적으로 큰 변화는 없었다. 서울 강남구 삼성생명 서초타워 건물 3층 FP센터에서 10층 컨설턴트 사무실로 옮긴 것뿐이었으니까. 하지만 최 SA가 겪어야 했던 변화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변화에는 산고가 따랐다. 하지만 어려울 때마다 은인 같은 고객들이 있었기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일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만난 주부 고객이 그랬다. 남편을 갑작스럽게 잃은 그 고객은 상속세 신고와 재산 분배, 토지 처분 문제 등을 상담했다. 다른 금융기관의 VIP 고객으로 그곳에서 상담을 받았지만 그녀는 모든 걸 맡아서 집사처럼 처리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러던 차에 소개로 최 SA를 찾아온 것이었다.

먼저 상속세 신고부터 맡아 처리하고 자녀들과 상의해 재산을 분배했다. 남은 토지를 팔 것인지 아니면 건축을 할 것인지 고민할 때 최 SA는 망설임 없이 상속세를 납부하고 남은 돈은 모두 건물 짓는 데 쓰자고 제안했다. 그게 돌아가신 부군(夫君)의 뜻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제안에 고객은 “그동안 고생하셨는데, 건물을 짓고 나면 팀장님(최 SA를 그렇게 불렀다)에게 맡길 돈이 없잖아요”라며 오히려 그를 걱정했다. 하지만 여러 모로 고려한 후 그는 건물을 신축하자고 고객을 설득했다.

그 후로 한동안 최 SA는 고객을 대신해 건축사무소를 찾고 공사를 돌보았다. 그렇게 애를 쓴 덕에 건물은 지난해 준공을 맞았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고객은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료로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고객을 위한 최 SA의 마음이 결국 다시 그에게 돌아온 것이다.

최 SA의 이러한 고객 감동은 집사처럼 끊임없이 고객을 위해서 고민하고 실행하는 특유의 고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항상 내 고객은 다른 누구의 고객보다 최고의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돈을 위해서 일하기보다는 고객을 위해서 먼저 일합니다.” 입버릇처럼 그는 말했다. 또한 같이 일하는 비서나 세무사, 변호사에게도 “고객이 얼마나 급하고 궁금하면 찾아오겠는가. 고객을 먼저 생각하라”고 말한다.

재무 컨설팅의 핵심은 ‘정확성과 실행력’
"항상 내고객은 다른 누구의 고객보다 최고의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내고객은 다른 누구의 고객보다 최고의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최 SA가 고객과 재무 컨설팅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정확성과 실행력’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먼저 정확한 진단을 못하면 사고로 이어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세금과 관련된 부분은 항상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설계는 자신이 하지만 반드시 전문가를 통해 검증을 받는다. “모든 분야에서 제가 최고는 아닙니다. 그래서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가는 것입니다.”

둘째 원칙은 재무 컨설팅에 이은 ‘실행’이다. 아무리 좋은 컨설팅을 받아도 고객이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면 그 재무 컨설팅은 ‘빵점’이다. 그렇기에 실행 가능하고, 실행 시 오류가 있다면 즉각 수정할 수 있는 컨설팅에 중점을 둔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가 되는 법이다.

최 SA의 힘은 전문가 팀에서 나온다. 재무 설계는 과거에 세무 부분이 주를 이뤄 분야가 좁았다면, 업무 영역의 확대 바람을 타고 지금은 부동산을 비롯해 각종 투자 상품은 물론 법률 상담까지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그렇기에 최 SA는 삼성생명 FP센터의 세무·부동산 전문가뿐만 아니라 외부의 변호사, 법무사, 부동산 평가사, 건축사, 감정평가사까지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분야별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있다. 한마디로 ‘최성환 팀’이 꾸려져 있는 것이다. 고객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힘은 최 SA가 주도하는 전문가 집단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는 재무 설계가 성공하기 위해 컨설턴트는 모든 분야에 식견을 갖춘 훌륭한 지휘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 분야 전문가는 자기 분야만 안다. 하지만 합주가 성공하려면 반드시 전체를 모두 알고 조율할 훌륭한 지휘자가 있어야 한다고 그는 생각했다.

“한 분야의 전문가는 전체적인 합주를 보지 못합니다. 결국 지휘자인 제가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의논하고 결정된 사안을 설명하고 실행을 돕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휘자인 저는 모든 분야에 전문가적인 식견을 갖고 있어야 하죠.”

요즘 최 SA의 고민은 예전에 고액자산가들에게서 느끼지 못한 연금에 대한 수요다. 과거에는 상속세 마련을 위한 유동성 확보로서 종신보험을 많이 권유했고 가입시켰다.

또한, 많은 자산으로 노후에 대한 걱정이 별로 없다 보니 연금에 대한 니즈도 낮고 권유 자체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자산가들도 부동산에만 노후를 맡기지 않고 편안하고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해 연금 상품에 많은 관심을 갖고 가입이 늘고 있다.

자신을 다른 컨설턴트와 차별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계발하고 있는 최 SA. 그는 자신의 가장 큰 무기를 고객을 향한 ‘진정성’이라고 했다. 앞으로도 그는 진정성을 갖고 고객에게 다가갈 생각이다.

글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