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서울사진축제 여는 서울시 문화관광국 안승일 국장


오는 11월 2일부터 3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을 비롯해 서울 시내 사립미술관과 화랑 등에서 도시 차원의 사진 축제가 열린다. 안승일 서울시 문화관광국장은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2011 서울사진축제를 이끄는 장본인이다. 프랑스 파리 주재관 등을 역임하며 유럽의 도시 문화에 밝은 그가 꿈꾸는 문화 도시, 서울의 모습을 들었다.
“문화사업은 청년 실업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서울사진축제의 프로그램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프로그램은 본 전시, 특별전, 시민 참여 프로그램, 부대행사 등으로 구성됩니다. 본 전시는 ‘실재의 우회(The detour of the real)’를 주제로 현대 사진계에서 최고라 일컬어지는 국내외 사진가 22명(국외 12명·국내 10명)의 작품 70여 점이 전시됩니다.

특별전은 공정한 전시 기회 제공과 신진 작가 발굴의 산실 ‘포토폴리오 공모전’과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국제적 리뷰어와 국내 리뷰어의 평가를 통해 엄선된 ‘포토리뷰 우수 작가전’ 등으로 구성됩니다.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는 서울의 다양한 모습 ‘굿모닝 서울전’, 축제 기간 중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전국 어디서나 전송하면 서울시립미술관의 디스플레이로 전시되는 ‘스마트폰 사진전’, 시민 워크숍 및 심포지엄, 강연, 작가와의 대화 등으로 이루어집니다.

부대행사로는 서울 시내 미술관 및 화랑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서울 사진의 달’, 청년 사진작가 지원금 마련을 위한 ‘포토나눔’, 무빙 스튜디오 등을 들 수 있습니다.”

2010년과 올해 서울사진축제의 변별점이라면 무엇을 들 수 있을까요.

“2010년 서울사진축제는 ‘서울에게 서울을 되돌려 주다’라는 주제로 우리 삶과 함께 하는 서울의 모습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성 사진전이라 볼 수 있습니다. 2011년 서울사진축제는 국제성과 지역성, 전문성과 대중성, 사진가와 아마추어, 감상과 체험 등의 조화로움 속에 사진의 아름다운 쓰임새를 시민에게 보여주고 함께 만들어 가는 것에 주력했습니다.

본 전시인 ‘실재의 우회’는 세계 최고 작가의 작품과 국내 작가의 작품을 한 공간에 전시해 현대 사진의 국제적 흐름을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 사진의 위상을 보여줍니다. 이와 별도로 역량 있는 신진 작가를 공모로 발굴해 공정한 전시 기회와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포트폴리오 공모전’이 준비돼 있습니다. 이번 포트폴리오 공모에 115명 119건의 작품이 접수됐는데 응모 작가들은 서울시에서 공모로 초대 작가를 선정하는 일은 기존에 없었던 방식으로 매우 의미가 크고 기대가 된다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진행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포토리뷰는 사진가와 시민의 성장 발전을 도와 줄 방안이 없을까 하는 고민을 거듭하다가 나온 프로그램입니다. 이를 위해 국내 최초로 참가비 없는 무료 리뷰로 전문 사진가뿐만 아니라 시민 사진가 곧 사진 애호가를 위한 리뷰도 진행합니다.

여담이지만 동강사진축제는 10만 원, 대구사진비엔날레는 20만 원의 참가비를 내고 전문 사진가만 리뷰를 받습니다. 그렇다고 수준이 낮은 리뷰는 절대 아닙니다. 그 어느 리뷰장에서도 만날 수 없었던 세계 최고의 리뷰어인 비키 골드버그를 비롯해 한국을 최초로 방문하는 해외 리뷰어 4명과 국내에서 이미 평판이 높은 16명의 리뷰어로 구성된 최정예 리뷰어단이 준비를 끝내고 사진가와 시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예술로서 사진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부족한 듯합니다. 국장님께서 생각하는 사진의 매력을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과거 아날로그 시대의 사진은 기록적인 의미가 매우 컸다고 봅니다. 학창 시절 찍었던 사진을 보며 친구를 떠올리고 그 시절을 그리워하기도 합니다만 현대 사진은 DSLR이 보편화되면서 기록적 의미보다 예술적 의미가 더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의 가장 큰 매력은 가장 사실적이면서 다양한 표현 방법을 가진 예술이란 점입니다. 아울러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관람객의 입장에서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문화와 친숙하게 되셨는지요.

“1996년부터 3년 반을 서울시 파리 주재관으로 근무하면서 파리를 비롯한 유럽의 여러 도시를 방문하고, 현지인들과 생활하면서 그들의 문화와 예술을 경험하니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귀국 후에도 서울시의 문화예술 분야 행정을 두루 경험하면서 문화예술이 곧 저의 생활이 됐습니다.”

세계 도시 중 문화예술의 관점에서 가장 눈여겨보시거나 강한 인상이 남았던 곳은 어디인지요.

“문화예술의 도시는 파리라고 생각합니다. 파리는 수세기 동안 서구의 문화적 원동력으로 예술가와 지식인을 끌어들였으며 새로운 사상이 시작되고 예술이 모든 것 위에 군림하는 곳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파리 사람들은 새로움을 사랑하며 풍부한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있어 극장, 음악당, 박물관, 화랑, 영화관 등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즐기기 좋아합니다. ‘파리 포토’와 ‘사진의 달’ 등을 진행하는 사진 역시 파리가 세계의 중심입니다.”

현재 서울이 문화 도시로서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문화예술의 공급자 곧 창조자와 수혜자 모두가 행복한 문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문화 속에 복지가 자연스럽게 녹아 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번 축제를 준비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을 꼽자면요.

“올해 서울사진축제는 전년도보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매우 풍성해졌습니다. 전시성 행사를 지양하고 예산의 낭비 없이 알찬 프로그램으로 내실을 기하는 축제를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특히 공정성을 담보한 시민과 사진가의 참여 확대를 위해 다양한 공모와 사진의 달, 스마트폰 사진전 등에 민간의 협력을 끌어내는 게 어려웠습니다만 시민, 사진가, 그리고 관련 업체들이 적극 도와주셔서 무사히 진행됐습니다.”

서울사진축제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 혹은 꼭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준비한 입장에서는 모든 프로그램이 자식처럼 소중해서 하나를 꼭 집어 추천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본 전시는 우리가 쉽게 볼 수 없는 유명 작가의 작품을 통해 현대 사진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고, 포토나눔은 국내 최고의 작가 20여 명과 연예인 사진작가인 강석우와 박상원 님이 따뜻한 나눔을 위해 본인들이 소장한 가장 훌륭한 작품을 전시하는 의미 있는 행사입니다.

스마트폰 사진전은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프로그램으로 장소와 상관없이 어디서든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전송하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전시되는 매우 재미있는 사진전입니다.”

이번 축제를 통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십시오.

“올해 서울사진축제를 통해 한국 사진과 사진가가 세계 사진계와 어깨를 겨룰 수 있도록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더불어 시민이 주인이 돼 만들고 즐기는 축제의 모델로 자리 잡고 싶습니다.”
“서울은 문화예술의 공급자 곧 창조자와 수혜자 모두가 행복한 문화 도시로 거듭나야 합니다.”
“서울은 문화예술의 공급자 곧 창조자와 수혜자 모두가 행복한 문화 도시로 거듭나야 합니다.”
글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