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와 베써니 드 포레스트가 전하는 작은 세상 속 아름다운 시간 이야기, So Little Time
지난 9월,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리오프닝을 축하하며 에르메스는 예술가 ‘베써니 드 포레스트’가 에르메스 시계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낸 세계, ‘소 리틀 타임(So Little Time-아주 작은 시간)’에 함께 했다.

암스테르담 출신의 예술가 ‘베써니 드 포레스트’는 상상의 세계처럼 몽환적이면서도, 현실처럼 생생한 세계를 작품에 표현한다. 일상 속에서 접하는 사물과 소재를 이용해 미니어처 세트를 만든 뒤,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촬영해 독특한 세계를 완성한다. 포레스트의 작품 속에서 촛농은 얼음 궁전으로, 사탕은 알록달록한 인형의 집으로, 수천 개의 각설탕은 개구리 왕의 궁전으로, 그리고 채소들은 정글의 거대한 나무 줄기들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관객의 관점에서 재구성된 일상 사물들은 미니어처 세트 위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선명한 풍경으로 되살아난다. 이처럼 스케일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포레스트의 작품 세계는 놀라움을 선사한다.

에르메스 메종에 전시된 포레스트의 작품은 ‘소 리틀 타임(So Little Time-아주 작은 시간)’이란 이름으로 좋은 시간(Good Time), 귀중한 시간(Precious Time), 우아한 시간(Time for Elegance), 꿈꾸는 시간(Time to Dream), 은빛 시간(Silver Hours)의 초현실적인 미니어처 세계로 구성됐다.

포레스트는 각각의 다섯 가지 쇼윈도 안에 자신만의 감각으로 에르메스 시계에 담긴 이야기와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영화 제작자 ‘로빈 노얼다’가 이를 단편 영상물을 만들었고, 각각의 영상물은 쇼윈도 속 세계를 보다 자세하게 보여준다. 쇼윈도와 영상물을 통해 관객들은 스케일이 뒤바뀐 기묘한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특히 에르메스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간 한국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다양한 익셉셔널(exceptional) 제품들도 만날 수 있었다.


예술적 기교와 정교한 아름다움, 전통 문화의 아주 작은 시간 So Little Time

좋은 시간 Good time
에르메스와 베써니 드 포레스트가 전하는 작은 세상 속 아름다운 시간 이야기, So Little Time
에르메스와 베써니 드 포레스트가 전하는 작은 세상 속 아름다운 시간 이야기, So Little Time
영화 ‘킹콩, 1933’에서 여주인공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서 킹콩의 손바닥에 매달린 장면을 재구성했다. 킹콩의 손바닥 위에 금발의 미녀 대신 지름 15.5mm의 자그마한 로즈 골드 케이스의 ‘푸부’가 올려져 있다.



귀중한 시간 Precious Time
에르메스와 베써니 드 포레스트가 전하는 작은 세상 속 아름다운 시간 이야기, So Little Time
에르메스와 베써니 드 포레스트가 전하는 작은 세상 속 아름다운 시간 이야기, So Little Time
에나멜 다이얼이 장착된 ‘케이프 코드 로카바’와 프랑스 전통 도장 기술로 완성된 ‘아쏘 쉐발 도리앙’이 전시된 쇼윈도. 동굴의 종유석과 석순이 녹아내려 시계로 형상화되는 영상물을 통해 시계가 완성되기까지의 시간과 정성을 표현했다.



우아한 시간 Time for Elegance
에르메스와 베써니 드 포레스트가 전하는 작은 세상 속 아름다운 시간 이야기, So Little Time
에르메스와 베써니 드 포레스트가 전하는 작은 세상 속 아름다운 시간 이야기, So Little Time
거꾸로 뒤집힌 에펠탑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파리의 길거리. 쇼윈도 배경에 보이는 에르메스의 파리 본점인 생 토노레 푸부 매장에서 세 대의 자동차가 ‘에이치 아워 바게트’를 실은 채 달려 나오고 있다.



꿈꾸는 시간 Time to Dream
에르메스와 베써니 드 포레스트가 전하는 작은 세상 속 아름다운 시간 이야기, So Little Time
에르메스와 베써니 드 포레스트가 전하는 작은 세상 속 아름다운 시간 이야기, So Little Time
시간을 멈출 수 있는 컴플리케이션 시계, ‘아쏘 르 탕 쉬스팡뒤’가 전시된 동화 같은 쇼윈도. 세 개의 시계는 금방이라도 나비로 변해 날아갈 듯하다. 생동감 넘치면서도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한 수중 정원의 모습이 시간을 바라보는 에르메스의 독특한 관점을 표현했다.



은빛 시간 Silver Hours
에르메스와 베써니 드 포레스트가 전하는 작은 세상 속 아름다운 시간 이야기, So Little Time
에르메스와 베써니 드 포레스트가 전하는 작은 세상 속 아름다운 시간 이야기, So Little Time
은빛 물결과 산호초가 가득한 깊은 바닷속에서 해마들이 공기방울을 터트리자 그 안에 숨어 있던 시계가 모습을 드러낸다. ‘1000개의 꽃’이라는 뜻을 가진 크리스털 다이얼이 장착된 ‘아쏘 밀레피오리’와 밤하늘처럼 반짝이는 사금석 다이얼의 ‘아쏘 어벤추린’, 그리고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아쏘 콜리마송’이 함께 전시됐다.
에르메스와 베써니 드 포레스트가 전하는 작은 세상 속 아름다운 시간 이야기, So Little Time
에밀 모리스 에르메스의 둘째 딸인 자클린(왼쪽에서 두 번째)이 에르메스의 첫 번째 손목시계 포르트 오이뇽을 착용하고 있다(1912년).
에밀 모리스 에르메스의 둘째 딸인 자클린(왼쪽에서 두 번째)이 에르메스의 첫 번째 손목시계 포르트 오이뇽을 착용하고 있다(1912년).
에르메스 시계는 생각보다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12년, 창립자의 3대 회장인 에밀 모리스 에르메스는 둘째 딸을 위해 에르메스에서 제작한 첫 손목시계 ‘포르트 오이뇽(Porte Oignon)’을 선물했다. 포르트 오이뇽은 회중시계에 가죽을 감싸 손목시계처럼 착용할 수 있게 만든 것으로 에르메스 손목시계의 시초가 됐다. 그 후 1928년, 골프를 즐기는 고객을 위해 제작한 ‘벨트 워치(Belt Watch)’는 에르메스 매장에서 처음으로 판매됐던 시계였으며, 같은 해 에르메스의 회중시계와 손목시계가 파리 포부르 생 토노레 24번가 매장에서 첫선을 보였다. 보다 완벽한 무브먼트와 시계 생산의 집중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에르메스는 1978년 스위스 비엘에 ‘라 몽트르 에르메스’를 설립했다.
에르메스와 베써니 드 포레스트가 전하는 작은 세상 속 아름다운 시간 이야기, So Little Time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문의 02-3448-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