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또는 월드컵 선수들의 발을 보면 나이키 혹은 아디다스, 그들만의 올림픽이고 월드컵이다.

스포츠용품업계에서 양대 산맥이면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
[RIVAL] 스포츠용품업계의 영원한 숙명, 아디다스 vs 나이키
[RIVAL] 스포츠용품업계의 영원한 숙명, 아디다스 vs 나이키
아디다스, 1948
아디다스는 전 세계 모든 분야의 스포츠 영역을 아우르는 이름이다. 아디다스 이름의 기원은 194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아디 다슬러(Adi Dassler)’의 이름과 성의 두 음절에서 만들어졌다.

1년 후, 아디 다슬러는 아디다스의 상징인 3선(Three Stripes)을 상표로 등록하면서 아디다스와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의 모든 디자인의 모태를 만들었다. 신발 발명가였던 창립자 아디 다슬러는 스포츠화뿐만 아니라 스포츠 경기 자체를 즐겁고 박진감 넘치게 만들고자 했고,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을 필두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물론,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승마와 요트를 제외한 전 종목에 최다 종목을 지원하는 다국적 스포츠 종합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축구, 육상 등 스포츠 전 종목에서 성공을 거듭하던 아디다스는 편안한 스포티 룩이 가미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새로운 브랜드를 세상에 선보였다. 아디다스의 오랜 역사를 반영하듯 제품 하나하나에 아디다스가 오랫동안 지켜온 스포츠 정신과 역사를 간직한 ‘아디다스 오리지널스(adidas Originals)’는 아디다스의 새로운 브랜드로 2002년 1월에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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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의 3선은 가죽 신발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신발 끈을 3번 둘러 묶은 모습에서 착안됐다. 디자인이 아닌 기능적인 요소에서 탄생한 3선은 1949년 상표등록이 됐고, 곧 아디다스의 상징이 됐다. 1997년 아디다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터 무어는 새로운 로고를 선보였다. 이렇게 탄생된 아디다스 스포츠 퍼포먼스의 로고는 도전과 성취의 의미를 뜻하는 ‘산’에 비유된다. 3선이 가지는 일정한 방향성은 브랜드 지향점으로의 점진적인 표현으로 정통성을 계승하면서 좀 더 스포츠적이고 전문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1972년 선보인 ‘트레포일(trefoil)’로고는 현재 아디다스 스포츠 스타일 라인으로 계승돼 또 다른 3선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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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1972
사실 나이키는 1964년 미국 오리건대의 육상 선수 출신 ‘필립 나이트’와 그의 코치 ‘빌 바우어만’에 의해 ‘블루 리본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블루리본 스포츠는 일본의 ‘오니츠카 타이거’ 브랜드의 제품을 미국 내에서 독점 판매하기 시작했다. 1972년 협력 관계를 종료하고 독자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며 새로운 브랜드, 나이키를 출시했다. 나이키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승리의 여신인 ‘니케(Nike)’의 이름을 미국식으로 발음한 것. 1년 뒤 나이키 운동화를 신은 첫 번째 육상 선수가 탄생했다. 1979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직원 프랭크 루디와 함께 에어 밑창 시스템을 최초로 설계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현재까지 개발된 신발 쿠셔닝 시스템 중 가장 혁신적이라고 평가받는 기술 중 하나인 ‘나이키 에어 쿠셔닝’ 기술이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서 영국 육상 선수인 스티브 오벳은 나이키 러닝화를 신고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한 첫 번째 선수로 기록됐으며, 이 후 나이키를 착용한 선수들의 활약은 계속됐다. 나이키는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공개하며 올림픽과 월드컵을 통해 글로벌 넘버원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했다.
[RIVAL] 스포츠용품업계의 영원한 숙명, 아디다스 vs 나이키
필립 나이트 회장은 당시 본인이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포틀랜드주립대에서 그래픽 아트를 전공하던 캐롤린 데이비슨에게 나이키의 로고 디자인을 의뢰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데이비슨이 가져왔던 모든 디자인 안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생산 마감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그나마’괜찮다고 생각했던, ‘스우시(swoosh)’마크를 선택하고는 “딱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차츰 나아지겠지”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당시 그가 이 일로 받은 돈이 불과 ‘35달러’라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화다. 스우시 로고는 나이키 운동화의 옆면을 장식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갖고 싶은 브랜드의 로고가 됐다.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