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ance 제 129호 (2016년 02월)

[Retirement] '젊은 노인’으로 행복하게 살아가기

기사입력 2016.02.05 오전 10:46

[Retirement] '젊은 노인’으로 행복하게 살아가기
현재 한국 사회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급격히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은퇴 이후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염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고 있다.

지금까지 다수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은 연금이나 보험과 같은 재무적인 준비를 철저히 해 노후에 대비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런 대비책만으로 은퇴 후 꿈꾸던 수준의 생활을 유지하기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30년의 짧은(?) 근로 기간 동안 40년의 노후를 충분히 대비하기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노후에 30년간 월 300만 원의 연금을 꾸준히 받으려면 은퇴 시점에 목돈으로 약 12억 원이 필요하다. 그것도 노후의 의료비용 마련을 위해 상당 수준의 보장성 보험료를 꾸준히 납부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 노후 계획 단계에서부터 우왕좌왕하다가 정년이 가까워지면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된다.

그런데 이에 대한 해법은 의외로 간단할 수도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최근 주목하는 대비책은 바로 ‘평생 현역’이다. 연금에만 기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스스로 일해 소득을 창출하자는 것이다. 1950년대 유엔은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정의했다. 1889년 독일에서 비스마르크가 세계 최초로 노령연금을 도입하면서 정한 연금 개시 연령 65세를 차용한 것이다. 놀랍게도 당시 독일의 평균 수명은 40세로, 65세 이상 생존 확률은 지극히 낮았다. 이 기준을 지금 세태로 보자면 현실에서 동떨어진 이야기일 뿐이다. 이제 환갑이 아니라 칠순 잔치도 하지 않는다. 우선 신체적으로 우리는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일본에서는 최근 노인들 사이에 운동 열풍이 불고 있으며 그 때문인지 70대의 체력 나이가 15년 전보다 5년 이상 젊어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65세가 돼도 비스마르크 시대의 40대와 비슷한 외모와 체력을 갖게 된 것이다.

유엔이 노인을 65세 이상으로 정한 지 60여 년이 지난 지금, 선진국은 노인 연령 기준을 바꾸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66~75세를 ‘younger old’, 75세 이상을 ‘older old’라고 분류한다. 유엔은 80세 이상을 ‘older old’라고 일컫는다. 이제 80세까지 일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Retirement] '젊은 노인’으로 행복하게 살아가기
실제로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할 때 평생 현역은 노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단히 효과적임은 물론, 그 당위성에 대해서도 공감할 수밖에 없다. 은퇴 나이가 늦을수록 의료비용이 낮아지고 더 오래 산다는 것은 이제 정설이 됐다. 은퇴 나이가 늦을수록 치매 발병 위험도 낮아진다. 은퇴 후 머리 쓰는 일 없이 놀고먹는 생활보다는 일하면서 정신적인 활동을 왕성히 유지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100세 장수인들의 장수 비결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눈에 띈다. 규칙적인 생활, 머리를 쓰는 것,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 바쁘게 사는 것. 모두 일을 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임을 알 수 있다.

최근 정부는 정년을 다소 늦추는 대신 임금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변화를 생각하면 고령자라도 준비만 돼 있다면 얼마든지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엔 생산가능인구 6명이 고령자 1명을 부양하지만 2018년엔 5명이, 2050년엔 1.4명이 부양해야 한다는 노인부양비 통계를 보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 연금 300만 원을 받는 것은 앞서 계산해본 것처럼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최소생계비 150만 원은 국민연금과 사적연금으로 준비하고 여가비 150만 원은 평생 땀 흘려 번다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더 합리적일지도 모른다. 전 세계적으로 노소(老少) 간 세대 갈등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유럽과 같은 구대륙에서는 이미 이런 현상이 심화됐고 한국과 같은 개발도상국들도 그 전철을 밟고 있다. 평생 현역은 노소 간의 반목을 줄여줄 것이다. 사회적으로 봐도 노인의 경험이 젊은이들에게 전수되지 않는다면 큰 손실임에 틀림없다. 이것이 평생 현역이 장려돼야 하는 당위성이다.

다만 평생 현역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통계청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평균 은퇴 준비 기간은 14.9년인데 부자일수록 이 기간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그룹의 경우 무려 은퇴를 위해 평균 19.9년을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취업에 대한 눈높이를 조금 낮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현실을 인정하고 보수와 직책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인생 후반에 접어들면 젊은 사람들과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것은 금물이다. 실제로 장년인턴으로 제2의 인생을 연 사람들의 조언을 들어보면 좋았던 시절만 생각하면 자존심 때문에 일하기 힘들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금전적으로 허락한다면 꼭 돈 버는 일이 아니어도 좋다. 봉사활동이나 비영리조직(NPO) 등 사회적 기여와 자아 성취를 하고, 약간의 용돈이라도 벌 수 있다면 해보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책임감을 가지고 적당히 긴장하며 규칙적인 일정대로 움직이는 것이 다. 현역 때는 지겨운 일터를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적절한 스트레스는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꼭 필요하다. 단, 미리 준비해야 한다. 그 준비 기간이 충분할수록 세컨드 라이프는 만족스러울 것이다.

100세 장수인들의 장수 비결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눈에 띈다. 규칙적인 생활, 머리를 쓰는 것,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 바쁘게 사는 것. 모두 일을 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임을 알 수 있다.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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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6-02-05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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