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ance 제 129호 (2016년 02월)

[Health] 혈관을 살리는 식보(食補)

기사입력 2016.02.05 오전 10:50

[Health] 혈관을 살리는 식보(食補)
겨울의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추위를 많이 타고 손발이 차가워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손발이 차가운 증상이 평소에도 있어 그러려니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심각하게는 혈관이 막혀서 나타나는 증상일 수도 있고, 면역력 저하로 신종플루 등 감염이나 발암 가능성도 높아진다.

한의학에서는 손발의 심한 냉감을 수족궐냉(手足厥冷) 혹은 사지궐냉(四肢厥冷)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궐(厥)의 의미는 ‘모두 다했다’, ‘모두 끝났다’는 의미로 양기가 모두 소진돼서 결국 냉증을 유발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수족냉증은 정기(正氣, 면역력)가 허해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의 하나로 과거부터 적극적인 치료 대상으로 삼았다. 또한 두한족열(頭寒足熱)이라고 해서 건강을 위해서 항상 발은 따뜻하게 하라고 했다. 여기서 발은 ‘말초’와 ‘아래’를 대변하는 말로 손발과 아랫배를 동시에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손발과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 건강의 화두라고 할 수 있다.

냉증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발생한다. 체열 발생에 문제가 생긴 경우도 있고, 체열은 정상적으로 만들어지는데 혈관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열전달이 되지 않는다. 갑상선은 우리 몸의 열 생산 공장으로 갑상선 질환이 있으면 열 발생이 잘 되지 않는다. 평소 추위를 많이 타거나 피로감이 있고 식욕이 없는 경우 갑상선 기능저하증인 경우가 많다. 혈관에 문제가 생겨도 손발이 차가워진다. 레이노병, 동맥경화증이나 버거씨병의 경우도 말초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기 때문에 손가락이 발가락 끝을 차갑게 만드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이들 문제는 최초의 증상이 바로 손가락이나 발가락 부분이 차갑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초기에는 가벼운 증상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악화되는 경우 혈관이 완전하게 막히면 조직에 산소 공급을 못하기 때문에 조직이 괴사하기 시작한다. 결국 손가락이나 발가락, 심지어 손목이나 발목을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단지 체질적인 문제를 떠나서 심각한 질환의 시작일 수 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일 수 있지만 혈관을 건강하게 하면 손발이 따뜻해지고 몸을 따뜻하게 하면 혈관을 통한 혈액순환이 좋아진다.

무엇보다도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은 낮은 체온보다 높은 체온에서 활성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체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림프액 속의 면역세포들은 혈액 속의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나 돌연변이 세포, 암세포를 찾아서 제거한다. 암 환자들을 보면 발병 전 5년 이내에 고열을 경험한 적이 없다는 통계가 있다. ‘고열’ 자체는 치료 대상이 되면서 동시에 면역 시스템을 리셋(reset)시켜주기 때문에 치료법이 되는 셈이다. 또한 소장의 심부열이 낮으면 배가 차가워지면서 유해균이 많아지고 높으면 배가 따뜻해지면서 유익균이 많아진다. 유산균을 제아무리 많이 먹어도 속이 냉하면 유익균이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 소장의 심부열은 배꼽 주위를 만져보면 확인할 수 있다.

손발과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고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식보(食補)가 필요하다. 기미론(氣味論)이라고 해서 특정한 맛은 특별한 기운이 있다는 이론이 있다. 특히 매운맛은 뭉친 기운을 풀어서 발산을 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며 체온을 상승시킨다. 면역력도 높여서 감염도 막아준다. 대표적으로 생강(진저롤과 쇼가올), 고추(캡사이신), 마늘(알리신), 양파·대파·부추(황화아릴), 계피(시남알데하이드) 등이 매운맛을 낸다.
[Health] 혈관을 살리는 식보(食補)
생강은 바이러스 등의 감염을 막는 효과가 있다. 그때는 껍질을 벗겨내지 않고 생으로 사용한다. 생강과 마늘은 감염을 이겨내는 효과가 강하다. 과거 중세 유럽에서 페스트를 이겨내는 효과가 있다고 해서 만들어진 빵이 바로 진저브레드(생강빵)다. 또한 페스트에 걸리지 않게 했다고 해서 유명해진 ‘4인조 도둑의 식초(Four Thieves Vinegar)’에는 마늘이 들어간다. 계피 또한 감염을 막아주면서 동시 감염됐을 때 세포 손상을 줄이고 바이러스를 몰아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신종플루 등의 감염성 질환에도 생강과 함께 꾸준하게 다려 먹으면 예방 효과가 상승된다.

생강을 이용할 때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는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껍질을 벗겨낸 후 편으로 썰어서 말려 프라이팬에 구워서 먹으면 기운이 더욱 따뜻해진다. 마늘은 장시간 고열에서는 냄새가 모두 사라지는데, 마늘은 냄새가 제거되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나물의 양념으로 사용되는 으깬 마늘, 약간 구운 마늘, 마늘장아찌로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양파는 주황색 껍질을 버리지 않고 먹어야 효과적이다. 붉은 껍질에는 퀘르세틴이라는 성분이 많은데 혈압을 낮추고 동맥경화증을 예방하고 혈관을 튼튼하게 하기 때문에 피멍을 막아준다. 붉은 피막은 말려 두었다가 차로 우려서 마신다. 차로 마실 때는 어느 정도 쓴맛이 우러날 정도로 충분하게 끓여야 효과가 좋다. 대파는 아래의 흰 부분과 잔뿌리가 약성이 강하기 때문에 버리지 말고 먹는다. 이 부분은 총백(蔥白)이라고 해서 한약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2~3개를 함께 차로 끓여 마시거나 총백을 소금과 함께 볶아서 무명천에 감싸서 찜질을 해도 좋다. 과거에는 총위법(蔥法)이라고 해서 파찜질을 많이 했다. 배꼽 주위를 찜질하면 좋다.
정기가 충만하면 질병을 일으키는 사기가 침범하지 못한다고 했다. 정기는 질병을 이겨내는 힘으로 혈관을 살리고 몸을 따뜻하게 해서 면역력을 높이면 되살아난다. 혈관과 면역을 살려서 얼마 남지 않은 겨울을 따뜻하고 건강하게 잘 이겨낼 수 있기 바란다.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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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6-02-05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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