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e 제 129호 (2016년 02월)

[Asset plan]투자의 골키퍼는 헤지펀드

기사입력 2016.02.05 오전 11:29

[Asset plan]투자의 골키퍼는 헤지펀드


가끔 투자는 축구 경기와 비견된다. 고득점을 얻기 위해 공격을 강화할지, 선수들의 컨디션 등을 고려해 수비에 집중할지는 경기의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전략이며, 이는 성공적인 투자 전략과도 일치한다. 

축구 경기에서 팀이 승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포지션은 무엇일까? 화려한 플레이로 경기를 리드하는 공격수일까? 공격과 수비수를 안정적으로 연결해주는 미드필더일까?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의 슛을 막아내는 골키퍼일까? 정답은 ‘모든 플레이어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협업하는 것’이겠지만, 현답은 ‘상대의 스타일, 선수들의 컨디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격’에 집중할 것인지, ‘수비’에 좀 더 신경을 쓸지 결정해야 한다’일 것이다.
 
흥미롭게도 축구 경기의 규칙은 투자에도 적용된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공격적인 자산과 중위험·중수익의 인컴 및 혼합형 자산으로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각각의 자산들이 제 역할을 해낼 때 포트폴리오의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골을 넣는 게 중요하지만(양호한 수익을 얻는 것), 변동성이 높아진 최근의 시장 환경에서는 골키퍼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품과 전략에 추가적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2016년, 글로벌 경제라는 우리의 상대는 어떠한 플레이를 할까. 그리고 우리는 어떤 전략으로 이 거대한 상대의 플레이에 맞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까.

축구 경기로 보는 투자전략
2016년에는 지속적인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유로존과 일본의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ECB는 기준금리를 마이너스(-)까지 인하했고,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2017년 6월까지 연장한 상황이다.

BOJ 역시 재정정책을 통해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이며, 2013년 이후 지속된 엔화 약세에 힘입어 완만한 수준의 기업이익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은 내수, 소비 중심으로 경제 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는 구조조정에 따른 홍역을 겪겠지만, 장기적으로 제조업의 부진을 서비스업의 성장으로 만회하면서 경착륙을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성장률이 과거와 같이 높은 수준을 보이기는 어렵겠지만 좀 더 튼튼한 체질로 변모하는 과정 중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중국의 역할이 기대된다. 따라서 성장에 대한 정책적 모멘텀이 있고 기업 실적 또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들 국가의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공격’ 포지션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한편 글로벌 경제가 장기적인 저성장·저금리에 머물게 됨에 따라 중위험·중수익에 대한 투자자의 니즈 역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구조화 상품의 인기가 지속된 가운데, 채권혼합형 상품의 설정액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또한 변동성이 확대되는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다각화된 인컴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연 4~6%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인컴형 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골문을 잘 지키는 전략 펴야
2016년 투자 성과는 골키퍼에게 달렸다. 공격과 미드필더도 중요하지만, 상황이 어려울 때에 빛을 발하는 것이 골키퍼의 역할이다. G2(미국, 중국)의 경기 및 유가의 급격한 변화와 같은 글로벌 리스크가 잠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은 금리 정상화를 시작한 데 반해 유럽, 일본, 중국 등은 완화적인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 통화정책의 차별화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경우, 앞으로 구조조정에 성공해 새로운 발전 단계에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2015년 들어서면서 개혁과 구조조정 추진의 대전제인 안정적인 성장 자체가 위협을 받으면서 우려가 재점화되고 있다. 더불어 유가가 추가로 급락하거나 혹은 급등하는 시나리오 역시 리스크의 요인이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시장 변동성이 증가하면서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고 공격하는 플레이’를 하기보다는 ‘골문을 잘 지키는’ 전략이 힘을 얻고 있다. 과거의 경우 주식과 채권은 시장 변화 시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며 분산투자 효과를 가져다주었지만, 글로벌 유동성 증가로 인해 두 자산 간의 상관관계가 높아져 변동성을 방어하기가 어려워졌다.

따라서 주식, 채권 같은 전통적 자산 비중을 줄이는 대신 전통적 투자를 제외한 모든 투자 방식을 일컫는 대안투자주를 편입할 필요가 있다. 포트폴리오 내 대안투자를 편입할 경우, 베타(시장 변화에 따른 민감도)보다 알파(절대수익)를 추구함과 동시에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아 분산투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골키퍼는 경기장의 가장 뒤에 서서 전체 플레이를 조망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선수들은 사용할 수 없는 손을 사용할 수 있다는 차별점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 다양한 투자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 헤지펀드는 단연 투자계의 인정받은 최고의 골키퍼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과거 헤지펀드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큰 벽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들도 접근이 용이한 뮤추얼펀드화된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거시적인 글로벌 경제 환경을 전망하고, 매크로 테마를 수립한 후 이에 관련된 세부 심화 전략을 실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리스크관리 전략을 병행함으로써 다양한 시장 상황에서도 꾸준한 플러스(+) 성과를 보이는 이러한 상품들에 대한 투자를 모색해야 한다.

2016년 투자 전략은 수익 추구와 변동성 관리라는 두 틀이 핵심이다. 공격과 방어를 효과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축구처럼, 올해 투자 전략도 큰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최보경 스탠다드차타드은행 투자상품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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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6-02-0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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