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양정원 기자] 늘 그렇듯 컬러와 소재가 예사롭지 않다. 혁신의 길을 걸어온 리차드 밀의 발자취를 들여다본다.


RM 11-03 오토매틱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RM 11-03 오토매틱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RM 11-03 오토매틱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RM 11-03 오토매틱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RM 11-03 오토매틱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RM 11-03은 시각적인 강렬함이 굉장하다. 경주용 자동차를 연상시키는 다이내믹한 디자인의 다이얼은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의 색감을 입힌 카운터와 이를 둘러싸고 있는 시간 표시, 광택 있는 테두리가 깊이감을 더한다. 이러한 볼륨감은 PVD 코팅된 무브먼트와 대조되는 5등급 티타늄 소재를 이용해 새틴 피니싱 처리한 상부 브리지로 인해 더욱 강조된다. 가로 44.5㎜, 세로 49.94㎜, 두께 16.15㎜ 크기의 케이스 역시 범상치 않다. 베젤과 케이스밴드, 백케이스로 이루어진 케이스는 포뮬러원(F1) 경주용 자동차의 디자인에 사용된 분석 공학법을 이용해 엄격한 규격에 따라 구성됐다. 쿼츠 TPT라는 개성 넘치는 소재 덕분에 독특하고 어느 것 하나 무늬가 같지 않다. 크라운은 자동차 바퀴 모양과 패턴에서 디자인을 차용했다. 양 옆에 위치한 홈이 있는 푸시 버튼은 자동차 페달에서 착안했다. 이름처럼 연속된 시간을 측정할 때 요긴한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갖추고 있다. 4시 방향에 있는 푸시 버튼을 누르면 시간을 재던 초침이 곧바로 ‘0’ 상태로 돌아가 시간 측정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12시간 동안 시간을 기록해주는 12시간 토털라이저 기능과 RMAC3 칼리버 뒷면에 장착한 가변 지오메트리 로터도 눈에 띈다. 이처럼 정교한 부품들이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아름답게 움직이는 장관은 투명한 백케이스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RM 35-02 라파엘 나달
RM 35-02 라파엘 나달
RM 35-02 라파엘 나달
RM 35-02 라파엘 나달
RM 35-02 카본
RM 35-02 카본
RM 35-02 라파엘 나달

2008년 리차드 밀은 스페인의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과 처음 만났다. RM 35-02는 ‘나달’이라는 이름 아래 선보인 모델들 중 최초로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하고 있다. RMAL1 칼리버는 습식 샌드 블래스팅 및 PVD 또는 마그네슘을 혼합해 금속을 더 강하게 만드는 티탈릿 처리된 5등급 티타늄 소재의 베이스 플레이트와 브리지가 적용돼 우수한 강도는 물론 최고 수준의 피니싱을 자랑한다. 또한 리차드 밀 무브먼트의 상징이자 특허 기술인 가변 지오메트리 로터를 장착해 착용자의 활동량에 따라 로터의 회전 정도를 6단계로 나눠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나달 컬렉션 최초로, 사파이어 크리스털 백케이스를 적용해 모든 각도에서 무브먼트의 유려한 움직임을 감상할 수 있다. 레드와 화이트 컬러 대비가 도드라지는 레드 쿼츠 TPT 케이스는 최고 수준의 생체 적합성과 안정성을 구현하며, 최대 5000g의 충격을 견딜 수 있다.


RM 67-02 무타즈 에사 바르심 하이 점프
RM 67-02 무타즈 에사 바르심 하이 점프
RM 67-02 알렉시 팽튀로
RM 67-02 알렉시 팽튀로
RM 67-02 엑스트라 플랫 오토매틱

가벼운 몸놀림이 관건인 스포츠 선수들이 실제 경기 출전 시 착용하는 모델인 만큼 가벼운 무게와 뛰어난 착용감이 압권이다. 엑스트라 플랫답게 케이스 두께 7.8mm의 RM 67-02는 탁월한 충격 흡수 속성으로 잘 알려진 리차드 밀의 카본 TPT와 쿼츠 TPT로 케이스를 제작해 내구성과 경량성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이 신소재는 고도의 스포츠 경기 도중 시계에 가해지는 충격이나 물리적 영향에도 전혀 끄떡없다. 게다가 시각적으로도 겹겹이 쌓인 필라멘트 층이 만들어낸 무늬와 컬러풀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을 선사한다.
스켈레톤 처리한 CRMA7 칼리버의 주요 부품들은 5등급 티타늄 소재를 사용하고 로터는 카본 TPT와 화이트 골드 합금으로 제작됐다. 최상의 착용감을 위해 탄성이 뛰어나면서 내부 단면 미끄럼 방지 처리된 컴포트 스트랩을 장착했다. 케이스와 무브먼트 소재 자체도 매우 가벼운 데다 스트랩 또한 가볍기 때문에 RM67-02의 총 무게는 단 32g에 불과하다.
카타르 출신의 높이뛰기 선수 무타즈 에사 바르심을 위한 RM 67-02 모델은 진홍색 쿼츠 TPT 케이스와 화이트 컴포트 스트랩이, 프랑스 출신의 스키 선수 알렉시 팽튀로를 위해 선보인 RM 67-02 모델은 화이트 쿼츠 TPT 케이스에 블루 컴포트 스트랩을 조합해 선보였다.


리차드 밀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2가지 소재
CARBON TPT
노스 씬 플라이 테크놀로지(North Thin Ply Technology, 이하 NTPT)사가 개발한 NTPT 카본은 원래 레이싱 요트의 소재였다. 이후 초경량 항공기, 우주 분야로 그 쓰임새가 확장됐다. 카본 TPT는 리차드 밀이 처음으로 시계 산업에 도입했다. 표면에 특유의 물결 무늬는 카본파이버를 분할하며 생성된 필라멘트 층이 병렬식으로 겹겹이 쌓인 형태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최고 두께가 30마이크론에 불과한 이 필라멘트 층은 특수기계를 통해 각 층마다 45도씩 방향을 바꿔 가며 켜켜이 쌓아 레진에 침착시킨다. 그 후 6바의 압력에서 120도의 온도로 가열해 리차드 밀의 부품 및 케이스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프로아트(ProArt)에서 CNC 기계의 가공 공정을 거쳐 비로소 케이스가 완성된다.

QUARTZ TPT
리차드 밀과 NTPT사가 개발한 또 하나의 혁신적인 소재. 이산화규소 가닥을 분리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평행 필라멘트 층을 600개 이상, 병렬식으로 쌓아 구성됐다. 이 필라멘트 파이버는 뛰어난 강도와 높은 고온 저항성, 그리고 높은 전자파 투시도를 자랑한다. 45마이크론 미만의 아주 얇은 두께의 실리카 필라멘트 층을 특별히 리차드 밀을 위해 제작된 붉은색 수지를 이용해 먼저 처리한 후, 각 층마다 45도씩 방향을 돌려가며 적층시킨다. 이후 항공 소재 제작에 사용되는 것과 유사한 오토 클레이브에서 120도로 가열 처리하면, 프로아트에서 케이스로 가공될 준비가 된다. 기계 공정 과정 중에 쿼츠 TPT 층이 드러나는데, 이때 각각의 색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자연스럽게 고유한 층 무늬가 만들어진다. 이 신소재는 무알레르기를 특성으로 하며, 탁월한 자외선 차단 기능을 제공한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7호(2019년 04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