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노트]‘보헤미안 랩소디’를 듣는 딸
[한경 머니=한용섭 편집장]어느 날 공부를 하던 중학교 2학년 딸이 음악을 틀어 놓고 무어라 노래를 흥얼거립니다. 자세히 들어보니 영국 록밴드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였죠.

퀸은 1973년에 데뷔해 딸이 태어나기도 전인 2003년에 최초이자 유일하게 개인이 아닌 밴드로 로큰롤 명예의 전당(작곡가 부문)에 이름을 올린 밴드입니다. 더구나 곡 길이만 무려 5분 55초에 달하는 올드 팝을 신나게 따라 부르고 있다니요. 잠시 낯설었습니다.

아무래도 가족이 함께 봤던 2018년 개봉작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영향 때문이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슬그머니 “이 노래의 어떤 부분이 좋았어”라고 물어보았죠. 무심하게 돌아온 답변은 “그냥 듣기 좋아서”랍니다. 노래가 발표된 지 40여 년이 넘었는데도 말이죠.

사실 옛 노래는 중년들에게 추억을 소환해주곤 합니다. 하지만 어린 딸과는 굳이 추억을 공유하지 않더라도 음악에 대한 느낌만은 편하게 나눌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가뜩이나 딸이 사춘기에 접어들며 대화의 소재가 궁색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함께 공유할 콘텐츠를 발견했으니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었죠.

분명 음악은 세대에 따라 유행을 타는 콘텐츠입니다. 하지만 자녀와 함께 듣는 음악은 세대를 건너 가족을 이어주는 다리와 같은 존재더군요. 재미있는 대목은 퀸의 노래 상당수가 과거 한국에서 금지곡이었다는 겁니다. 실제 ‘보헤미안 랩소디’는 어느 10대 소년이 살인을 하고 사형선고를 받은 후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쓴 유서가 바탕이 된 노래였고, 이 때문에 15년간 방송 전파를 타지 못했죠. 또 ‘돈 스톱 미 나우’나 ‘킬러 퀸’ 같은 노래도 성행위를 묘사한 가사 때문에 역시나 상당 기간 방송 금지곡이었습니다. 오히려 지금의 딸보다도 퀸의 노래를 방송에서 접하기가 쉽지 않았던 겁니다.

한경 머니는 가정의 달 5월에 ‘다시 쓰는 가족의 희열’을 빅 스토리로 올립니다. ‘가족’이란 말은 항상 애틋하지만 청소년기를 거쳐 점점 성장해 가는 자녀들이나 갱년기에 접어든 부부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기 마련일 겁니다.

이에 머니는 2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가족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가족의 의미와 소통’의 문제를 화두로 제시합니다. 너무나 소중하지만 매일 숨을 쉬도록 도와주는 ‘공기’처럼 편안해 그 존재의 중요성을 잊고 있던 가족. 그에 대해 다시 적어본 겁니다. 또 가족 갈등의 원인 분석과 해결책, 낯설어진 가족들을 위한 스킨십 솔루션 등도 제시해봤습니다.

더불어 KB금융 스타자문단의 전문가들과 함께 자산관리 이슈들을 고민해보는 ‘전문가 직설좌담 2019년 하반기 재태크는’, 조양호 한진그룹 전 회장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며 불거진 기업 승계와 상속 플랜의 중요성을 되짚어보는 ‘기업 승계 흔든 상속 리스크, 대책은’ 등도 꼼꼼하게 펼쳐보았습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8호(2019년 05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