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기고=정명진 파이낸셜뉴스 의학전문기자] 사람들은 누구나 입 냄새를 가지고 있다. 입 냄새는 생리적 원인과 병적 원인으로 구분한다. 생리적 원인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발생하는 구취다. 수면을 취하는 동안 타액 분비가 줄어 냄새를 유발하는 혐기성 세균이 증가해 구취가 나타난다. 또 긴장을 하거나 심한 피로감을 느낄 때, 운동을 심하게 했을 때도 타액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입 냄새가 난다. 여성의 경우 임신 기간이나 월경을 할 때나 사춘기 학생들도 생리적 원인으로 구취가 나타날 수 있다.
입 냄새, 진짜 원인은
병적인 원인은 치아 우식증인 충치나 치석, 치주염 등 잇몸 질환이 대표적이다. 충치에 의해 생긴 치아의 구멍에는 음식물이 끼기 쉽다. 이 음식물이 제대로 제거가 되지 않을 경우 썩으면서 입 냄새가 나게 된다. 또 풍치로 인해 치아와 잇몸 사이에 음식물이 끼일 경우 풍치균이 활성화돼 잇몸이 부어오르게 된다. 이때 입 냄새가 나면서 증상이 악화된다.

잇몸 질환 입 냄새, 치료해야
만성비염, 후비루증후군, 축농증과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을 갖고 있거나 식도·위장관 등 소화기 질환, 폐 질환, 당뇨병, 신장과 간 질환 등이 있을 때도 입 냄새가 날 수 있다. 편도결석으로 인한 입 냄새도 흔하다. 음식을 섭취하거나 양치질을 할 때 목에 이물감이 느껴져 뱉어보면 쌀알 크기의 노란색 알갱이가 나올 경우가 있다.

이는 편도결석인데 다른 신체 부위의 결석과는 다르게 딱딱하지 않고 만졌을 때 잘게 부셔지며 심한 냄새가 나는 특징이 있다. 이 경우에는 결석이 제거되지 않으면 구취가 사라지지 않는다. 편도결석은 이비인후과에서 흡입기로 제거하면 된다. 편도결석과 함께 잦은 편도염이 동반된다면 편도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또 다이어트를 할 때도 입 냄새가 심하게 난다. 다이어트 중에는 식사량을 줄여 당질의 섭취가 부족해진다. 포도당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지방에서 분해된 케톤체가 에너지원으로 대신 사용된다. 케톤체는 생체 내에서 물질대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때 생성되고 쌓이는 아세톤, 아세토아세트산 등으로 입 냄새의 주원인이다. 따라서 식사를 제한하는 다이어트를 하면 시큼한 입 냄새가 나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위해 하는 운동 역시 입 냄새를 유발한다. 심한 운동은 몸속 포도당을 모두 에너지로 사용한다. 이때도 지방에서 분해된 케톤체가 에너지원으로 대신 사용되므로 입에서 단내가 나게 된다. 다이어트로 인한 입 냄새는 껌을 씹거나 물로 자주 입안을 헹궈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또 구강청결제로 가글을 하고 섬유질과 수분이 풍부한 과일이나 야채 등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흡연자들의 경우에도 구강 건강이 좋지 않아 입 냄새가 날 가능성이 높다. 담배에는 4700여 가지의 유해성분이 들었다. 이 유해성분들은 흡연 시 구강에 남아 구강 건강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지독한 입 냄새를 발생시킨다. 또 잇몸 내 혈액 공급을 감소시켜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잇몸병을 유발하게 된다. 담배 내 존재하는 니코틴 성분은 치석을 유발하게 되는데 이는 치아 변색과 충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구취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장비는 가스 측정 기기인 할리미터(Hailmeter)와 오랄 크로마(Oral Chroma), 비비-체커(BB-Checker), 트윈 브레서(Twin Breasor) 등이 있다.
장비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기존 기기는 8~10분 정도, 최신 기기는 2분 30초~3분 30초 정도면 측정이 가능하다. 이 기기는 구강 내 저류 공기와 날숨을 불어넣어 구취의 대표적 냄새 유발 물질인 휘발성 황화합물(VSC)의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동양인의 경우 할리미터에서 결과가 100ppb 이상, 비비-체커의 경우 50BBV 이상이면 제3자가 인지할 수 있는 구취가 발생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이외에도 타액 검사, 식생활 일지 조사 및 설문조사 등을 통해서도 환자의 구취에 대한 태도 및 고민, 그리고 평소 생활습관 등을 조사한다. 실생활에서는 쉽게 손에 날숨을 모으거나 손등을 핥아 냄새를 맡아보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객관적이지 못하다.

하루 3번 칫솔질과 수분 섭취가 중요
평소 입 냄새를 관리하려면 몇 가지만 잘 지키면 된다. 첫째, 식사 후에는 반드시 이를 닦는다. 식후 입안에 낀 음식 찌꺼기는 20분이 지나면 부패하기 시작한다. ‘3·3·3’ 법칙 즉, 하루 3번, 3분 이상, 식후 3분 이내에 닦는 것을 생활화한다. 과도한 양치질과 구강청결제는 오히려 입안을 건조하게 만들어 구취를 악화시킨다.

둘째, 양치질 할 때 혀에 낀 설태도 닦아낸다. 혓바닥 돌기 사이에는 음식물 찌꺼기가 끼기 쉬운데 이는 세균을 불러와 입 냄새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도구를 이용해 혀를 닦으면 상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식후나 공복 시에 물을 이용해 입안 모든 이물질의 맛이 없어질 때까지 여러 차례 헹궈내면 좋다.

셋째, 음식은 잘 씹어 먹는다. 씹을수록 뇌하수체에서 더 많은 타액을 자연스럽게 분비하기 때문이다. 침의 분비가 활발해지면 입안이 깨끗해지고 소화 작용을 도와 위장에서 가스가 발산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신 과일이나 음식도 타액 분비에 효과적이지만 타액샘에 액체가 일시적으로 고갈되므로 수분을 함께 섭취해야 한다. 또 커피의 카페인과 차의 카테킨도 타액 분비를 억제하므로 한 컵의 물을 함께 마시도록 한다.

넷째, 대화를 많이 한다. 혀 운동이 되면서 침 분비량이 늘어 구강 내 자정 작용이 활발해진다. 다섯째, 스트레스를 다스린다. 긴장과 피로가 누적되면 침의 분비가 줄어들고 입 냄새가 난다. 하지만 입 냄새가 너무 심해 생활하는 데 지장이 있다면 스케일링을 받아 치석을 제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치석은 보통 개인마다 쌓이는 정도가 달라 개인차가 있으므로 스케일링은 6개월에 1회 정도 받는 것이 좋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1호(2019년 08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