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아파트의 스타일리시 '환골탈태'
[한경 머니 = 문혜원 객원기자│사진 각 사 제공]살면서 집을 고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왕 고치는 김에 과도한 비용을 쏟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애써 집을 고치더라도 스타일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기대만큼의 효과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집을 고치는 것만큼 스타일링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 50대 주부 이진숙 씨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아파트에 입주하기 전 아파트의 전면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평당 공사비용은 약 200만 원. 오래된 부엌과 화장실을 뜯고 낡은 섀시를 교체했다. 이 씨가 평소에 꿈꿔 오던 디자인으로 집 공사를 마친 후 드디어 입주하는 날. 가구와 가전을 들여놓고 보니 자신이 생각한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 들인 비용이 무색할 정도로 리모델링한 집과 기존에 쓰던 가구들이 영 어울리지 않았던 것.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지 이 씨는 고민에 빠졌다.

살면서 집을 고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때문에 이왕 고치는 김에 과도한 비용을 쏟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애써 집을 고치더라도 스타일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기대만큼의 효과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집을 고치는 것만큼 스타일링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섀시를 바꾸거나 구조를 변경하는 등 큰 공사를 하지 않더라도 간단한 시공 혹은 패브릭 교체만으로도 집의 분위기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패션에서도 톤 앤 매너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듯 집을 스타일링 할 때도 중요한 것은 조화와 균형이다. 집의 크기에 맞게 가구와 가전을 들이고, 색감과 분위기를 조율해 과하거나 부족함이 없게 하는 것이다.

인테리어 스타일링 전문가들은 공간에 반드시 있어야 할 요소를 캐치하고 불필요한 요소를 배제하는 것이 스타일링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아름다우면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집을 꾸미는 인테리어 스타일링을 소개한다.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공간 활용
평범한 아파트의 스타일리시 '환골탈태'
스타일링의 기본은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거실은 집에서 가장 넓은 공간인데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집이 거실에 TV와 소파만 둔 채 효율적인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김계연 이노홈 대표는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 대표는 “가족 구성원의 라이프스타일을 우선 파악해 거실의 활용도를 정하고 다른 방들의 쓰임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책을 많이 읽는 가족이라면 거실을 서재로 꾸민다든가, 손님 초대가 많다면 과감히 거실을 다이닝룸으로 꾸미는 것이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수납공간을 잘 마련한 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줄 필요가 있다는 것. 대부분의 거실에 전면 창이 있는 탓에 TV와 소파만 병렬 구조로 둘 수밖에 없는 한계도 있다. 거실의 분위기를 좀 더 새롭게 바꾸고자 한다면 큰 창을 공사로 메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김지영 비하우스 대표는 “대부분의 집이 소파와 TV, 커피테이블 정도로 획일적인 경우가 많은데 이는 거실에 베란다나 큰 창이 있어 공간 활용이 어렵고 스타일링에도 큰 변화를 주기 어려운 탓도 있다”며 “전면 창을 반 창으로 고치면 창 밑의 벽까지 활용할 수 있어 삼면을 스타일링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양쪽 벽에 TV와 소파만 마주보게 두는 것이 아닌 소파를 병렬 구조로 놓는다든가, 책장을 두어 서재 공간으로 꾸미는 등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지영 대표는 방의 쓰임을 더욱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가벽을 세울 것도 조언한다.

“방을 분할하는 것이 얼핏 좁아 보일 것 같다는 편견이 있어요. 하지만 가벽을 세우면 오히려 공간의 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스타일링 시 고객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이 바로 가벽을 만든 것이었어요.”

예를 들어 침실에는 침대를 두고 가벽을 세워 한쪽에는 드레스룸을 꾸미는 것이다. 옷가지가 지저분하게 널려 있는 것을 가림으로써 공간을 더욱 깔끔하게 연출할 수 있다. 또 넓은 방을 분할해 한쪽은 책상과 책장, 작은 소파를 둬 서재로 활용할 수 있고 다른 쪽은 드레스룸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작은 벽 하나로 자신이 원하는 공간의 활용도를 더욱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가구 배치부터 과감하고 새롭게
평범한 아파트의 스타일리시 '환골탈태'
집이 넓어 보이도록 하는 데에만 치중하다 보니 가구는 모두 벽에 딱 붙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오히려 공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하기도 한다. 사방 벽에 가구를 모두 붙이다 보니 가운데 빈 공간은 덩그러니 활용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넓어 보이기는 하겠지만 제대로 된 스타일링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것.

이럴 때는 과감히 가구 배치를 바꿔보자. 예를 들어 거실의 소파도 벽에 딱 붙이지 말고 벽에서 조금 띄워 암체어와 커피테이블로 코지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거실 벽에는 소파 대신 사이드보드나 책장을 둬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서재의 책상도 문과 등을 진 방향으로 벽에 붙이기보다는 문을 바라보는 쪽으로 벽과 띄워 배치한 후 뒤편에 책장을 두면 공간 활용은 물론 보다 집중되는 서재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시도는 공간의 크기와 용도에 맞는 적절한 크기의 가구가 있을 때 가능하다. 가구를 구입할 때 부피감이 너무 크면 공간을 압도해 갑갑한 느낌을 주는 한편, 다양한 스타일링도 방해한다.

내 집에 어울리는 가구를 선택하려면

김지영 대표는 집을 고친 후 새롭게 가구를 배치할 때는 전체적인 인테리어 콘셉트를 고려하면서 믹스 앤드 매치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집은 모델하우스가 아니잖아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가족 혹은 개인이 실제 사는 공간이 돼야 하죠. 물론 인테리어 스타일링에는 가구를 전면적으로 교체하는 게 더 쉬울 수 있어요. 하지만 나, 혹은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가구를 쉽게 버릴 수는 없죠. 전체적인 인테리어 콘셉트를 고려하면서 살릴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살리고 새롭게 구입할 건 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김계연 대표는 가구를 새롭게 살 때에는 장식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기능에 충실한 것을 골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식이 많은 가구는 전체적인 조화를 해치게 됩니다. 금세 싫증이 나기도 하고요. 특히 침대는 헤드보드가 최대한 무난하고 장식적인 요소가 없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스타일링은 쿠션이나 침구로만 연출해도 충분하기 때문이죠.”

김계연 대표는 “목적이 없는 가구나 소품은 철저히 배제하는 편”이라며 “인테리어에서도 과유불급의 이치는 언제나 통한다. 집을 채우려는 생각보다 부족한 듯 남겨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❶ 새롭게 사기 전에 버려라
스타일링은 정리정돈부터 시작한다. 부족한 공간은 버리는 것에서부터 만들어라.
➋ 조명의 조도를 낮춰라
너무 밝은 조명은 피곤함을 더하는 요인. 전체적인 조도는 낮춘 채 부족한 조도는 펜던트 조명이나 테이블램프, 스탠드램프 등의 스폿조명으로 확보하는 것이 훨씬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➌ 색깔은 3가지 이하로만 무채색과 유채색의 비율은 7:3 정도로만 한정하는 것이 좋다.
또 부피가 큰 가구는 유채색 사용을 지양하고, 쿠션이나 작은 소품으로 포인트를 줘야 집이 한결 정돈되면서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2호(2019년 09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