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나의 속도'를 찾아가는 <30대의 간헐적 직장 탈출기>

‘나’로 살고 싶은 20~30대 직장인에게 공감과 영감을 주는 일상 탈출 에세이이다. 모든 직장인이 그렇듯 저자는 하루의 빛나는 시간 대부분을 조직이 정한 속도로 살아간다.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는 것은 눈치와 통장 잔고, 카카오톡 친구이다. 하지만, 그 사이 지은이는 ‘나의 시간’을 잃었다. 서른 살 무렵, 작가는 이 사실을 아프게 깨닫고는 조금 다르게, 조금 철없게, 그리고 더 자유롭고 더 즐겁게 살기로 작정한다. 태양이 비치는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라. 작가는 그때부터 이 말을 등대 삼고, 책과 자전거와 여행을 나침반 삼아 ‘계약의 시간’에서 탈출한다.

일상 탈출은 독서와 자전거로

직장 탈출은 휴가 때마다 세계 여행으로


<30대의 간헐적 직장 탈출기>는 세상을 건너는 30대 직장인의 내면 풍경을 담고 있다. 지은이의 교통수단은 지하철과 자전거이다. 출근길 지하철에선 독서를 하고 퇴근은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로 한다. 그는 아침마다 책을 읽으며 ‘계약의 시간’으로 진입하기 직전까지 ‘나의 시간’을 을 짧지만 강하게 즐긴다. 그리고 업무 후에는 ‘조직의 속도’에서 벗어나 자전거를 타고 ‘나의 시간’을 달린다. 아침엔 책 속을 거닐며 비일상을 체험하고, 저녁엔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바람을 느끼고 석양을 감상하는 일, 이게 그의 소박한 일상 탈출법이다. 지은이는 책과 자전거 덕에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자유와 행복, 비일상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유럽, 남미, 쿠바, 미국, 시베리아 횡단 열차

휴가를 끌어모아 책 들고 떠나는 세계 여행

브라질, 사진 황재준
브라질, 사진 황재준

쿠바, 사진 황재준
쿠바, 사진 황재준

<30대의 간헐적 직장 탈출기>의 중심은 독서와 여행이다. 여행은 소박한 저항이라 믿는 작가는 휴가와 연휴를 끌어모아 간헐적 지구별 여행자가 된다. <젊은 베르트르의 슬픔>을 들고 괴테를 만나러 가고, 단테와 헤르만 헤세를 만나러 피렌체와 로마, 알프스로 떠난다. <돈키호테>와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읽으며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여행하고, 남미와 쿠바에서는 체 게바라와 헤밍웨이, 호세 마르티를 만난다. 지은이는 또 어린 시절의 영웅 마이클 조던을 만나러 시카고를 찾고, 인디애나폴리스에선 코비 브라이언트의 마지막 농구 경기를 관람한다. 그리고 시베리아 횡단 열차! 지은이는 10일 동안 9,288km를 달리며 푸시킨과 바이칼 호수, 도스토옙스키와 <닥터 지바고>, 기차에서 만난 동서양의 많은 여행자를 우리에게 소개해준다.

지은이는 독서와 여행에서 무엇을 얻었을까? 그는 나의 시간, 곧 혼자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책과 여행 덕에 그는 조금 더 깊어지고, 조금 더 넓어졌다. 비일상이 주는 생기와 낯선 경험이 주는 자극, 그리고 감각의 즐거움을 얻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존감이 높아졌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한다. “20대와 30대의 나는 분명 다르다. 틈틈이 혼자의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면, 나에게는 통장 잔고와 늘어난 카카오톡 친구 말고는 남은 게 없었을 것이다. 나는 이제 ‘나의 속도’로 살 수 있게 되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4호(2019년 1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