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김수정 기자]스페인 세비야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세비야 대성당. 이슬람 지배 시절 모스크 자리에 다시 세운 대성당은 콜럼버스가 발견한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져온 금과 은으로 치장해 화려함의 극치를 이룬다. 무려 20톤의 금을 입힌 세계 최대의 황금 제단은 압도적이다.


세비야의 진면목은 오페라에서도 빛을 발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오페라 5편의 배경이 세비야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를 비롯해 베토벤 유일의 오페라인 〈피델리오〉와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비제의 〈카르멘〉이 세비야를 무대로 하는 오페라들이다. 그래서 지금도 세비야 여행은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낯선 그리움을 담다, 신간 <예술과 함께 유럽의 도시를 걷다>

유럽의 여러 도시들이 품고 있는 환상과 낭만, 그리고 사색과 그리움이 물씬 묻어나는 예술기행 서적 <예술과 함께 유럽의 도시를 걷다>(이석원 지음)이 출간됐다. 이 책은 전직 신문 기자 출신인 저자가 10여 년 동안 유럽 20개국 25개 도시를 여행하며 기록한 미술, 건축, 음악,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글과 사진이 담겨있다.


때론 베토벤과 모차르트를 따라 빈의 거리를 걷고, 고흐처럼 아를의 론 강변에 앉아서 물에 비친 별빛을 보고, 헤르만 헤세의 시선으로 피렌체 두오모 꼭대기에서 붉게 핀 꽃들을 내려다보며 유럽의 도시를, 낡은 그리움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유럽 예술의 역사는 그리스 로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세계 예술의 주류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런 까닭에 많은 예술작품을 품고 있는 유럽의 여러 도시를 여행할 때 우리는 어떤 낯섦이나 환상을 품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우리가 오래된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을 그리움이자 본능이라고 표현한다. 그것이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유럽으로 향하게 하는 힘이라 믿는다. 지금 우리가 읽고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의 원천을 찾고, 경험하지 못한 낡은 그리움을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서 말이다. 동시에 유럽의 예술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 아무런 상념 없이 즐기는 여행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현대 문화의 한 줄기를 찾아보는 또 다른 면에서의 즐거움임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