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주영갤러리에서 기획전 '청유미감' 열려

'권진규ㆍ김환기ㆍ박래현ㆍ이우환' 한국 현대 거장 4인작품 한자리에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권진규ㆍ김환기ㆍ박래현ㆍ이우환 4인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한국미술경영연구소가 기획을 맡은 이번 <청유미감(淸遊美感)>전(5.27~6.16)은 40여년 한국의 근현대 미술을 전문적으로 선보여온 청담동의 주영갤러리(대표 조승욱)가 중심이 되어, 같은 건물인 노아빌딩(강남구 압구정로80길 26)에 새롭게 개관하는 호리아트스페이스(대표 김나리)와 아이프(aif)의 연합전시 형식이다. 특히 한국 현대미술의 블루칩 작가로 여겨지는 김환기와 이우환 2인의 드로잉부터 200호 이상의 대형작품은 물론, 추상과 구상을 넘나든 박래현의 독창성이 엿보이는 대표작과 권진규의 테라코타 조각이 어우러진다는 면에서 눈길을 끈다.


전시명 ‘청유미감(淸遊美感)’은 ‘아담하고 깨끗하며 속되지 않은 놀이’라는 ‘청유(淸遊)’의 사전적 의미를 기본으로 ‘아름다움에 대한 느낌―미감(美感)’을 더한 것이다. 정리하면 “일상에서의 행복한 감성적 유희” 정도로 해석될 수 있겠다. 여기엔 ‘미술이 지닌 가장 기본적인 역할과 매력을 일상에서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만나보자’는 제안이 담겨 있다. 그만큼 현대미술은 난해하고 불편하다는 일반적인 선입견이 많았던 점을 의식해 한국적 정서가 담긴 현대미술품에 대한 교감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청유미감(淸遊美感)>전은 노아빌딩 5개 층에서 진행된다. 세부적으로는 먼저 1층과 지하 1층의 주영갤러리에선 김환기ㆍ박래현ㆍ이우환 등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이 중에 1층에는 이우환의 200~300호 ‘다이얼로그’ 컬러 대작들을 만나볼 수 있고, 지하에선 박래현과 김환기 특유의 조형성이 매력적인 작품들을 볼 수 있다. 3층의 호리아트스페이스엔 이우환의 회화와 수채화, 권진규의 테라코타 인물상 3점이 함께 설치된다. 특히 국내에 몇 점 없는 투톤 칼라의 이우환 다이얼로그, 동풍과 점 시리즈가 여러 점의 100호 대작들이 기다린다. 이어 4층 아이프에선 김환기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소재들을 모티브로 한 드로잉 20여점이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프라이빗 존 5층에는 초대작가들과 동시대에 활동한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들이 준비된다.


또한 전시 기간 중 3층 아이프에선 이번 <청유미감>에 초대된 작가의 대표작을 테마로 ‘그림명상’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가령 이우환의 라인이나 다이얼로그시리즈 작품을 1~2명이 일정 시간동안 별도의 작품명상실에서 조용히 마주하며 교감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이 과정에서 작가나 작품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를 듣고 난 다음, 준비해둔 음향들 중에 자신의 기호에 맞는 음향을 골라 감상하게 된다. 작품 속에 내재된 음률을 되찾고 온전히 자신의 감성 채널에 맞춰보는 색다른 경험이 제공되는 것이다. 이로써 <청유미감>이 일상에서 현대미술품을 보다 쉽고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테마 기획전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주리라 기대된다.


이번 <청유미감>전은 코로나19로 인해 전시장 관람문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관람객을 여러 면에서 배려하였다. 기본적으로 부대행사는 주 2~3회 진행되는데, 참여 인원은 ‘사회적(생활 속) 거리두기’를 감안해 그림명상 프로그램은 최대 3명 이내, 강연이나 작품설명은 최대 10명 이내로 제한하였다. 전시 기간에 한 해 참여경비는 무료이며, 매회 선착순으로 마감된다. 강연 주제는 매회 달라지며, 대략 초대작가 및 작품에 대한 설명, 한국 현대미술의 특성과 아트마켓 트렌드, 일상에서의 작품수집 및 관리요령, 미술애호가를 위한 유용한 팁과 가이드 등을 포함한다. 참가를 희망할 경우 호리아트스페이스(02-511-5482)로 신청하면 된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0호(2020년 05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