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정순인 LG전자 책임연구원·<당신이 잊지 못할 강의> 저자 | 사진 한국경제DB] 우주에 다녀온 우주비행사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우주를 탐험한 뒤 인간이 우주 앞에서 한없이 작은 존재일 뿐이라는 것을 느끼고 겸손해지는 현상이다. 우리도 드넓은 바다, 탁 트인 초원을 마주하면 비슷한 경험을 한다. 이것을 ‘오버뷰 이펙트(overview effect)’라고 부른다. 가상현실(VR) 시대, 오버뷰 이펙트 관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CEO가 알아야 할 IT 트렌드 ⑪VR 시대, 눈여겨볼 확장성 7가지


VR 시대가 왔다. VR 시대는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VR로 새로운 게임을 하게 돼 좋을까. VR로 영화를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어서 좋을까. 물론 이것도 다 좋은 경험이다. 하지만 최고경영자(CEO)라면 오버뷰 이팩트를 가지고 VR 시대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에 누릴 수 있는 VR 경험을 단순히 게임과 영화라는 엔터테인먼트에만 한정 짓기에는 아깝다.


VR, 게임으로만 즐길 건가요


VR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환경을 가상으로 실제처럼 만들어 주는 기술이다. VR는 사용자가 버퍼링 없이 화면을 실시간으로 원활하게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영상이 지연되거나 소리와 화면이 전달 속도가 맞지 않을 경우 사용자는 신체적으로는 어지럽고 감정적으로는 공감과 재미를 못 느낀다. 더구나 사용자가 VR 환경과 서로 반응해야 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지연 시간이 없어야 함은 당연하다.


사람이 눈으로 대상을 보고 머리로 신체 움직임을 조정하는 데 약 7밀리세컨드(ms: 1000분의 1초)가 소요된다. 5G는 데이터 전송 소요시간이 최대 5ms 이하다. 즉, 5G VR는 사람과 가상현실의 반응이 지연 없이 완전히 실시간으로 딱딱 맞아떨어진다는 뜻이다. 사람이 공을 잡기 위해 손을 뻗거나 달려가면 가상현실도 진짜 현실처럼 그에 맞추어 변화한다. 롱텀에볼루션(LTE) 때는 이 시간을 맞출 수가 없었다. 사람이 반응을 한 뒤 한참 있다 가상현실의 반응이 되돌아왔기에 가상현실이 실감나질 않았다. 그래서 VR에 5G가 필요하다.


5G로 즐길 수 있는 VR 콘텐츠로 대표적인 것은 게임을 들 수 있다. SKT, KT와 LG유플러스는 해당 통신사에서만 즐길 수 있는 고유하고 다양한 VR 게임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게임 말고도 여행, 스포츠, 공연, 교육, 쇼핑, 의료 등 VR로 할 수 있는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


광고


VR 광고 수요가 늘고 있다. VR과 기존 방식의 가장 큰 차이점은 VR는 소비자에게 ‘체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영국 의류 브랜드 탑샵의 VR 런웨이를 살펴보자. 탑샵은 런던 패션위크 동안 추첨을 통해 선정된 팬들에게 VR로 런웨이 무대를 직접 걷는 경험을 하게 해 주었다. 일반 소비자라면 런웨이가 무척 궁금하지만 시간, 공간, 비용의 문제가 있어 체험이 쉽지 않다. 이 광고 캠페인은 소비자가 가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해서 소비자에게 극적인 광고 효과를 준다.


볼보는 XC90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출시하면서 드라이브를 체험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했다. 따로 시간을 내어 실제로 도로 주행을 하지 않아도 간편하게, 그리고 생생하게 할 수 있는 드라이빙 체험이라니, 자동차 소비자에게 크게 어필하는 포인트다. VR를 통해 현실감과 몰입감을 제공한 이 앱은 소비자의 기억 속에 깊게 남을 수 있다. 볼보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는 덤이다.


교육


시뮬레이션 게임을 직원 교육에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월마트는 실제 업무 상황을 반영한 교육용 모바일 게임 앱 ‘스파크 시티’를 선보였다. 힐튼호텔도 VR 게임을 이용한 직원 교육 프로그램 도입했다. 직원 교육은 늘 딱딱하고 어려울 거라는 선입견을 없애고 젊은 신규 직원들에게도 잘 어필할 수 있는 효율적인 교육 방법으로 VR가 인기다.


언어 교육에도 VR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학습자가 배우고 싶은 언어를 쓰는 나라로 아예 학습의 장을 옮겨 버리는 것이다. VR로 그 나라에 직접 가서 생활하면서 배우는 언어라니, 해외 연수가 부럽지 않다.


고대-중세-근대-현대 역사 교육도 VR 교육이 활발하다. 마치 영화 주인공이 된 것처럼 중세, 르네상스 시대 혹은 산업혁명 시대에 직접 뚝 떨어져서 역사 공부를 하면 당연히 몰입도가 높다. LG유플러스는 교육부와 손잡고 교육용 VR 콘텐츠를 개발했다. 이제 종이 교과서로만 보던 역사 현장, 문화재, 지역 명소를 생생한 영상으로도 바로 볼 수 있다. 그것도 교실에서 바로 말이다.


이론보다 실전 경험이 중요한 분야라면 VR가 교육 효과가 좋다. 공장 시설 및 복잡한 기계 사용법에 대한 교육에 VR가 많이 활용된다. 이 분야는 실제 기계 구동 방법과 기계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을 책으로 익히는 것보다 직접 체험하는 것이 당연히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장비 정비 안전교육을 생각해 보자. 안전교육을 위해 중장비를 가동시키기에는 비용, 시간, 인적 부담이 크다. 중장비는 1번을 가동해도 부대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중장비 정비 환경을 VR를 활용해서 구축하면 이를 실제처럼 시뮬레이션해서 정비하는 연습을 해 볼 수 있다. 기업체 입장에서는 실제 중장비를 매번 가동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교육생 입장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여러 번 반복해서 실습할 수 있고, 모르는 부분이나 궁금한 부분만 집중해서 연습할 수도 있다. 특히 이 VR 교육은 숙련된 기술자의 기술 노하우를 그대로 생생하게 후임 기술자에게 전수할 수 있어서 좋다.


VR는 제품을 수리하는 방법을 교육할 때도 활용도가 높다. ‘이 문을 연다’, ‘이 부품을 제거한다’, ‘오른쪽 손잡이를 돌린다’, ‘동그란 버튼을 누른다’, ‘빨간색 줄을 연결한다’, ‘지금 멈춘다’, ‘더 빨리 돌린다’와 같은 구체적인 수리 작업을 글이나 말로 알려주는 것보다 VR를 통해서 알려주는 것이 신속하고 정확하기 때문이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교육과정에도 VR가 요긴하게 활용된다. 식물이 성장하는 과정을 공부한다고 치자. 처음에 씨앗을 심은 뒤 새싹이 나고 장미꽃이 피는 과정을 상상해 보자. 고구마 모종을 땅에 비스듬히 눕혀서 심고, 햇빛과 바람 속에서 120일 뒤 고구마를 캐낼 때까지의 순서를 떠올려 보자. 이 긴 과정을 책을 통해서 배우기는 무리다.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지루해서 흥미를 잃을 것이다. 하지만 VR가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단박에 요약해서 식물의 성장 과정을 한눈에 쭉 보여 줄 수 있다.


교육은 비판매 세일즈가 필요한 분야다. 상대가(교육생) 원하는 것과 내가(강사) 제공할 수 있는 것 사이에 조화를 이루면서 상대에게 영향을 미치고, 설득하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잘 발휘해야 한다. 어떤 도구와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최상의 교육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상대를 설득하면서 말이다. 그 설득을 돕는 것이 바로 VR다.


영업


소비자가 가구를 살 때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이 가구가 현재 나의 집, 사무실 인테리어와 어울릴지, 크기는 잘 맞을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격도 비싸고 크기도 큰 가구는 쉽게 구매해서 테스트 해 보기 어렵다. 게다가 반품할 경우 반품비도 만만치 않고 과정도 귀찮다. 가구회사 영업 팀은 바로 이럴 때 VR를 활용한다. 소비자가 스마트폰 앱 카탈로그에서 마음에 드는 상품을 선택한 뒤 그 상품을 설치하고 싶은 장소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스캔하면 상품이 그 자리에 나타난다. 소비자는 스마트폰 화면에서 상품을 내 방 이 곳 저 곳으로 움직여 가며 ‘미리보기 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가구가 나의 다른 가구와 잘 어울리는지, 크기와 높이가 맞는지를 VR로 단박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소비자만 좋은 것이 아니라 판매자도 좋다. 반품 비율이 줄기 때문에 배송비나 반품 대응 인력비도 당연히 준다. 소비자에게 새로운 구매 경험을 제공하고, 소비자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소비자와 공급자의 비용도 아껴 주는 영업 수단으로써 스마트폰, VR가 전면에 등장했다.


홍보


미국의 주택 자재 전문점 로스(Lowe’s)는 부엌 타일 붙이기, 벽지 바르기 등 주택 관련 각종 리폼 방법 DIY(Do It Yourself)를 VR 동영상으로 제작했다. ‘양동이에 든 시멘트를 잘 젓는다, 벽에 시멘트를 바른다, 시멘트 위에 타일을 붙인다, 타일에서 옆으로 빠져 나온 시멘트를 스펀지로 문지른다’와 같은 세세한 과정을 전부 VR로 순서대로 알려주는 것이다. 이 회사는 주택 자재 전문점이지만, 자재 자체를 광고하지 않는다. 그보다 자재를 어디에 활용할 수 있는지, 자재를 어떻게 직접 쓸 수 있는지를 알린다. 소비자들은 VR 동영상을 보며 ‘아~ 작업이 그리 어렵지 않구나’, ‘이렇게 따라 하면 되겠구나’, ‘쉬운데? 나도 할 수 있겠는 걸’ 하는 생각을 하면서 DIY 작업에 대한 거부감이나 걱정을 덜어 낸다. 소비자가 우선 VR 체험을 하게 해서 소비자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전략이다. 먼저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면, 소비자는 ‘나도 하나 사서 직접 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재 상품을 직접 구매하기 시작한다. 회사 제품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VR를 잘 활용한 예다.


내비게이션·디스플레이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도 VR, 증강현실(AR)이 들어왔다. 2019년 9월 12일부터 22일까지 총 11일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세(Frankfurt Messe)에서 제68회 프랑크푸르트 국제모터쇼(IAA)가 열렸다. 여기서 폭스바겐은 양산차용 AR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폭스바겐 전기차 ID.3에 탑재된 이 기능은 LG전자와 개발한 것이다. 내비게이션 정보, 앞 차와의 거리, 현재 내 차 속도, 도로 상황을 차량 앞면 유리창에 투영해서 보여 준다. 우리가 종종 영화에서 봤던 그 장면이 맞다. 실제 환경 따로, 실제 환경에 대한 데이터 따로가 아니다. 운전자가 봐야 할 모든 환경 정보는 바로 운전자 앞 유리창에 한번에 다 보여 준다. 운전자는 고개를 숙이거나 고개를 좌우로 돌려 다른 디스플레이를 볼 필요가 없다. 이렇게 미래 자동차의 핵심 기술에도 VR, AR가 큰 몫을 하고 있다.


저널리즘


미국의 대표적 일간지인 뉴욕타임스의 마크 톰슨 대표는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대표의 2019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기조연설에 나와 “저널리스트들이 어떻게 정보를 수집하는지 5G로 혁신할 수 있으며, 독자들이 뉴스를 어떻게 경험할 수 있을지 5G로 혁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일어난 큰 산불 현장에 기자를 보내고 그가 촬영하는 콘텐츠 속으로 일반 시청자들이 들어가 VR를 통해 산불을 체험하는 일이 가능하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수백 km 떨어져 있는 로스앤젤레스(LA)의 드론을 조정해 건물 주변을 탐색하는 것도 가능하다. 농구 선수의 눈에 고글을 심어서 실시간으로 선수 시점에서의 스포츠 경기를 중계 받는 것도 가능하다. 이미 여러 저널리즘 연구소들이 시리아 내전, 지구온난화 현장 등을 VR로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5G 시대가 열리면 이런 뉴스 현장에 시청자들이 실시간으로 들어가는 일이 현실이 된다.


텍스트 기사에 VR 영상을 추가하는 방식도 있다. 탐사선이 화성 상공에서 포착한 화성을 다룬 기사를 보자. 붉은색 마크가 기사 하단에 표시되는데, 이 잡지의 앱에서 VR 포토를 함께 제공해 주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주제의 기사는 텍스트보다 사진과 영상이 정말 중요하다.


헬스케어


스트레스 관리 VR라는 것이 있다. 고글을 쓰면 VR 영상이 나와서 의사와 함께 간단한 심리테스트를 진행한다. 그 결과를 토대로 사용자의 스트레스 상태와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 VR는 심리 치료용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교통사고, 공장 등에서의 현장사고로 외상 후 트라우마 장애가 있는 환자들이 있다. 그들이 트라우마를 가진 특정 상황을 VR로 구현한 뒤 이 영상을 통해 여러 방법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기술도 있다.


질병 치료에도 VR가 쓰인다. 이미 VR는 외과 수술, 치과 수술을 위한 교육 훈련에 활용 중이다. VR 영상은 한번 제작해 두면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여러 교육기관에서 반복해서 활용할 수 있다. 의사나 교수가 매번 강의를 하지 않아도 되고, 학습자 입장에서는 VR 영상을 통한 복습도 언제든지 계속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미국 의과대 해부학 수업, 외과 수술에 VR 도입도 활발하다. 스탠퍼드대 병원 신경외과는 환자 몸을 절개하기 전에 VR에서 복잡한 수술 작업을 미리 시뮬레이션한다. 그리고 이 과정과 방법에 대해 의사들 간 사전 토의를 한다. 정확한 VR 자료를 가지고 토론하니 의사들 간 의견 나누기도 편리하고 오해나 오류도 최소화할 것이다. 이렇게 수술 전에 VR로 시뮬레이션 해 두면, 절개 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수술 후 문제가 생겼을 때도 VR를 이용해 이상 부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VR는 뇌졸증 환자의 재활을 위해서도 쓰인다. 뇌졸증이 오면 환자는 균형감각을 잃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보통 환자들은 반복적인 물리적·육체적 움직임을 통한 재활훈련을 길게 해야 회복할 수 있다.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하지만 이제 VR를 통해 앉아서도 VR 게임만 하면 균형감각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나왔다. 이미 일부 개인 및 의료기관에서 상용화 중이라고 한다. 게다가 동일한 치료법이 필요한 환자가 또 있다면 기존에 찍어 둔 VR 영상만 있으면 된다. 다른 시설이나 인력이 추가로 더 필요하지 않다. 이제 VR를 활용해 소수 의료진이 다수 의료 서비스를 대응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VR가 가져올 3가지 파급효과는


이렇게 좋은 VR를 이용하려면 문제가 하나 있다. VR를 이용할 수 있는 기기, 기반,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VR 기기 하드웨어 측면에서 전자공학, 광학, 재료공학 분야가 더욱 조명을 받게 될 것이다. 또 새 디바이스 시장도 있다. VR와 AR를 활용할 디바이스가 스마트폰 말고 무엇이 또 있을까. 스마트폰 이외에 VR와 AR를 심어서 보여 줄 새 디바이스를 많은 팬들이 기다린다. 10년 전 미국에서 약 5만 달러 선이었던 VR 기기 가격이 현재는 약 500달러로 떨어졌다. VR 기기는 이제 더 이상 특수 고급 장비가 아니다. 더 다양하고 대중적인 VR 기기 시장이 확대된다는 것이 VR의 첫째 파급효과다.


VR 콘텐츠는 현장감과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VR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수록 이들을 개발하기 위한 컴퓨터그래픽(CG), 소프트웨어(SW), 영상제작 기술 분야도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페이스북은 2014년 VR 전문 기업 오큘러스를 인수한 바 있다. 페이스북은 2019년 미국에서 열린 ‘오큘러스 커넥트6’ 행사에서 2020년 공개할 예정인 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맛보기 영상을 소개했다. VR 기기를 쓰는 순간 눈앞에 가상세계가 펼쳐지고, 이용자들은 이 가상세계에서 가상 아바타 모습으로 활동한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VR SNS 경험이 이용자에게 제공된다. 이러한 CG, SW, 영상 제작 기술 분야는 VR가 가져올 둘째 파급효과다.


셋째 파급효과로 VR를 활용한 통화, 커뮤니케이션 앱 수요가 늘 것이다.
에드거 앨런 포(E. A. Poe)의 소설 <잃어버린 편지>에서 탐정 뒤팽이 ‘지명 찾기 게임’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한 사람이 나라나 지역 이름을 말하면, 다른 사람들이 지도에서 그 나라나 지역이 어디인지 찾아 내는 게임이다. 이름을 먼저 찾는 사람이 이긴다. 흔히들 게임에서 이기려면 지도 가장 모서리나 한 귀퉁이 외진 곳에 있는 작은 나라나 지역 이름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외로 사람들은 이런 곳을 더 잘 찾는다. 평소 잘 모르던 곳, 잘 알려지지 않은 곳, 낯선 곳일수록 눈을 크게 뜨고 집중해서 탐색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오히려 대륙과 대륙 사이에 커다랗게 새겨져 있는 나라나 지역 이름을 보지 못하고 무심히 넘어간다고 한다. 너무 광활하고 거대하고 익숙한 세계는, 의외로 사람들이 놓친다. 이제 다가온 VR 시대, VR로 무엇을 할 것인가.


정순인 책임연구원은…
LG전자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에서 수주 대응, 오토모티브(Automotive) SPICE 인증, 품질보증(Quality Assurance) 업무를 한다. 소프트웨어공학(SW Engineering),Technical Documentation 사내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내에서 2016~2017년 연속 최우수 강사상과 2018~2019년 연속 우수 강사상을 수상했다. 강의와 프레젠테이션 기법을 다룬 책 <당신이 잊지 못할 강의>를 썼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1호(2020년 06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