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공인호 기자] 국내 은행의 자산관리사업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언택트(untact)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일부 은행에 한해 실험적으로 진행됐던 비대면 자산관리 세미나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부동산, 세무 등 핵심 서비스까지 언택트화(化)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 하나은행 PB의 태블릿PC와 내점이 불편한 고객 스마트폰을 연결한 PB 화상상담 서비스.
1 하나은행 PB의 태블릿PC와 내점이 불편한 고객 스마트폰을 연결한 PB 화상상담 서비스.
최근 하나은행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언택트 시대’를 맞아 기존 대면 방식에 의존하던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혔다. 하반기부터는 투자 상담과 상품 가입 등을 연계한 화상상담 서비스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미 하나은행은 지난 2월부터 영업점 방문을 꺼리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세무, 부동산, 법률 등의 화상상담을 진행해 왔는데, 이를 보다 체계화하는 한편 향후에는 하나금융그룹 관계사 전체로 확대한다는 복안을 내비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 프라이빗뱅커(PB)의 태블릿PC와 내점이 불편한 손님의 스마트폰을 연결한 PB 화상상담 서비스를 도입해 모바일기기를 통해 서로 얼굴을 보고 제안서 등의 문서 자료도 같이 볼 수 있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금융권 최초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손님의 관심사와 특성에 맞는 맞춤형 상담과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라고 소개했다.


정원기 자산관리사업단 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가 주목받고 있으며 대면 중심의 영업이 비대면 영업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화상상담과 상품 가입 등을 연계한 언택트 금융 서비스를 연내 진행하며 서비스 지역도 글로벌로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도 5월부터 특정금전신탁을 비대면으로 판매하고 있다. 기존 특정금전신탁의 경우 영업점에서만 가입이 가능했지만, 지난 4월부터 혁신형 자산운용 산업 규제 개선의 일환으로 영상통화를 활용한 제한적 신규가 허용된 데 따른 대응책이다. 이를 위해 KB국민은행은 ‘신탁비대면센터’를 설립했으며, 서비스 론칭을 기념해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향후에는 비대면을 통한 다양한 신탁 상품 가입이 활성화돼 고객의 금융투자 상품 선택권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KB국민은행이 앞으로 금융 소비 방식의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자산가 고객들의 영업점 발길이 끊기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자산관리 세미나도 확산되는 추세다. 최근 한국씨티은행은 고객들의 정보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온라인 고객 세미나를 본격적으로 도입해 세 번째 ‘버츄얼 고객 세미나(Virtual Client Seminar)’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씨티은행 자체 애플리케이션인 ‘씨티 미팅 서비스(Citi Meeting Services)’를 통해 진행되는 이 세미나에는 100여 명이 동시에 접속할 정도로 고객 반응이 뜨겁다는 게 씨티은행 측 설명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온라인 고객 세미나는 외환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전망 및 포트폴리오 전략 등 다양한 주제로 매주 화요일에 정기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다”며 “세미나 진행 시간도 20분 내외로 짧아 큰 부담이 없다”고 소개했다.

2 ‘CHECK! 2020 절세플랜–연말정산에서 종부세까지’라는 주제로 진행된 SC제일은행의 ‘웰쓰케어 웹 세미나’.
2 ‘CHECK! 2020 절세플랜–연말정산에서 종부세까지’라는 주제로 진행된 SC제일은행의 ‘웰쓰케어 웹 세미나’.
SC제일은행도 지난 4월부터 매달 2차례에 걸쳐 ‘웰쓰케어(Wealth Care) 웹 세미나’를 열고 있다. 2차례의 웹 세미나를 통해 참여한 고객만 총 2300여 명에 달한다는 게 제일은행 측 설명. 지난 5월 14일 열린 세 번째 웹 세미나에는 제일은행 전담 세무 상담 전문가가 참석해 효과적인 절세 방안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콜린 치앙 SC제일은행 자산관리본부장은 “앞으로도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적극 수렴해 세무, 금융, 경제 분야를 포함한 고객의 생애 전반에 도움이 되는 다양하고 시의성 있는 주제를 웹 세미나에서 선보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는 KB국민은행이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시장 전망’을 주제로 ‘KB골든라이프 50+ 은퇴자산관리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에서는 사전 질의와 실시간 채팅을 통해 400여 건의 질문이 쇄도하며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높아진 언택트 자산관리 세미나에 대한 고객 니즈를 반영해 온라인 세미나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적시에 파악해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3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한 강연으로 진행된 KB국민은행의 ‘KB골든라이프 50+ 은퇴자산관리 세미나’.
3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한 강연으로 진행된 KB국민은행의 ‘KB골든라이프 50+ 은퇴자산관리 세미나’.
한편, 국내 최대 규모의 중소기업 고객을 보유한 IBK기업은행은 퇴직연금에 ‘언택트’ 마케팅을 도입했다. 5월부터 시행 중인 ‘퇴직연금 비대면 설명회’에 참여하는 퇴직연금 가입 기업 또는 가입 희망 기업 근로자는 모바일이나 개인용컴퓨터(PC)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퇴직연금 전문 컨설턴트로부터 제도 안내, 컨설팅 등을 받을 수 있다. 실시간 질의응답도 가능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재택·유연근무 시행 기업, 해외에 사업장을 둔 기업도 설명회에 참여할 수 있어 퇴직연금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비대면 설명회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늘고 있어 추후 자산관리 분야 등으로 서비스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1호(2020년 06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