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 제 183호 (2020년 08월)

[big story]전문가들이 손꼽은 세계 ‘인생 에코 스폿’

기사입력 2020.07.23 오후 04:13

[한경 머니 = 김수정 기자]비단 자연을 벗 삼는 쉼이라면 집 근처 뒷산만으로도 에코 힐링이 될 수 있을 터. 그러나 뭔가 1% 더 특별한 나만의 자연친화적 휴양지를 찾는다면 여행 전문가들의 ‘인생 힐링 스폿’에 주목해 보자. 물론, 현재는 가기 힘든 해외지만 머지않아 다시 만나길. 제발!
사진 각국 관광청 제공


이석원 여행작가의 원픽
스웨덴 ‘솜마 스투가’

[big story]전문가들이 손꼽은 세계 ‘인생 에코 스폿’

해는 지지 않고, 하늘에 구름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1년 중 가장 찬란한 계절인 여름의 스톡홀름은 말 그대로 천국이다. 휴가를 떠난 사람들이나, 휴가를 온 사람들 모두가 작열하는 태양에 쉽게 흥분하고, 들뜬 마음을 진정시키고자 하는 의지는 애초에 없다. 그렇게 한껏 들뜬 스웨덴의 여름이 한창일 때 ‘언어 교환(language exchange)’을 통해 알게 된 안톤(Anton)이 자신의 ‘여름 집’으로 놀러 가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

스웨덴어로 ‘솜마 스투가(Sommar Stuga)’라고 불리는 ‘여름 집’은 어지간한 스웨덴 가정이라면 하나쯤 가지고 있는 오두막이다. 집에서 멀지 않은 숲이나 호숫가에 있기도 하고, 좀 먼 지역에 가진 사람들도 있다.

[big story]전문가들이 손꼽은 세계 ‘인생 에코 스폿’

[big story]전문가들이 손꼽은 세계 ‘인생 에코 스폿’

[사진 = 이석원 작가]

크기도 다양해서 한두 사람이 겨우 지낼 수 있을 만큼 작기도 하지만, 드물게 어지간한 별장 크기로 호사스러운 곳도 있다. 여름에 긴 휴가를 받으면 다른 유럽 국가나 먼 아시아 등 해외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지만, ‘솜마 스투가’에서 여름휴가를 다 보내는 이들도 있다. 물론 여름이 아닌 계절에도 갈 수 있지만, 대체로 여름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고, 이용하지 않을 때는 비어 있는 오두막이다. 스웨덴 사람들에게 ‘솜마 스투가’는 “내가 나중에 커서 돈 벌면” 하고 그다음에 이야기하게 되는 ‘희망사항’ 1순위다. 크고 작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간단한 옷 가방 하나 들고 안톤을 따라간 그의 ‘솜마 스투가’는 스톡홀름 시내에서 동쪽으로 60km 정도 떨어진, 자동차를 타고 또 배를 타고 가야 하는 발트해로 나가는 길목에 있는 섬인 산드함(Sandhamn)이다. 안톤은 차가 없어서 우리는 스톡홀름 중앙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그리고 작은 항구에서 배를 타고 산드함까지 갔다.

산드함은 스톡홀름 근교에 있는 유명한 휴양지다. 산드함의 해변은 고운 모래가 빛나고,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 섬의 군데군데에는 안톤처럼 자그마한 ‘솜마 스투가’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산드함이 유명한 또 다른 이유는, 스웨덴 역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알려진, 그래서 할리우드에서 영화로도 만들어진 스티그 라르손의 연작 소설 <밀레니엄(Millennium)>에서 주인공 미카엘(Mickael)이 이곳에 있는 자신의 ‘솜마 스투가’에서 특종 기사를 쓰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2시간 반 걸려 도착한 안톤의 ‘솜마 스투가’는 그야말로 호숫가에 덩그마니 놓인 나무로 만든 오두막이었다. 놀라운 것은 이곳에는 현대 문명의 이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전기도, 수도도 없고, 당연히 와이파이도 없다. 휴대용 가스버너가 일상적이지 않은 스웨덴이니 당연히 그런 것도 없고, 다만 작은 화목 난로와 2개의 싱글 사이즈 침대(물론 이것도 안톤 본인이 직접 나무로 만들어 매트리스만 깐 것)뿐이었다. 그곳에서 지내는 3일 동안 우리는 거의 대화도 하지 않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호수 쪽으로 난 작은 발코니에 앉아 화목 난로로 끓인 커피를 마셨고, 책을 읽고, 멍하니 호수를 바라보고, 간간이 지나가는 크고 작은 보트와 요트들을 구경하며 그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줬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남자 둘이서 뭘 하며 3일을 지낼까 걱정과 두려움, 그 뒤를 이은 짜증스러움도 느꼈지만, 어느덧 그런 것들이 너무 자연스러운 안톤을 따라 시간이 흐르다 보니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스톡홀름은 멜라렌 호수 위에 떠 있는 14개의 섬으로 이뤄진 도시다. 하지만 그 주변은 다시 2만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져 있다. 또 스톡홀름의 주변에만 해도 스톡홀름 넓이만한 숲이 우거져 있고, 그 섬과 숲에는 띄엄띄엄 ‘솜마 스투가’가 있어 스톡홀름 사람들의 여름을 행복하게 해 준다. 대부분 전기도 없고, 수도도 없고, 와이파이도 없는, 첨단 문명과 지척에서 문명을 배제하고 그저 ‘쉼’에 집중하는 곳들이지만, 이곳으로의 여행은 다시 경험해 보기도 어렵고, 그래서 절대 잊히지 않을 기억이 되고 있다.


조효분 유럽여행 가이드 원픽
크로아티아 ‘오파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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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재 가장 가고 싶고, 머릿속에서 맴도는 장소는 오파티야(Opatija)다. 오파티야는 지중해가 유럽 대륙에 가장 깊이 들어가는 지점 근처에 있으며 우츠차(Učka) 산기슭의 지중해와 대륙성 기후의 조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하고 있어 오스트리아 황제의 휴양지였다. 오파티야의 작은 항구는 현지 방언으로 바르카욜리(barkajoli)라고 불리는 전통적인 보트 선원들의 유람선 출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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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는 1884년 아름다운 정원을 가지고 있는 여름 별장인 앙지올리나(Angiolina)빌라가 건축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기 시작한 후 아드리아해변에 빌라와 리조트, 호텔들이 들어서며 휴양도시이자 아드리아해의 진주라고도 불리는 장소다. 일 때문에 들렀던 곳이지만 언젠가 개인시간이 주어진다면 꼭 이곳에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겠노라 늘 마음속에 되새겼다. 길가 또는 해변에 아무 카페의자에 걸터앉아 시원한 레몬맥주를 마시면서 따사로운 햇살을 마주하며 즐기는 여유로움이란 지금 당장 엉덩이를 들썩거리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룽고마레(Lungo Mare)라고 불리는 해변 산책로 역시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기에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다.


강병남 여행애호가의 원픽
불가리아 ‘벨리코투르노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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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만 58세의 나이로 교직에서 물러났다. 그때부터 더 이상 홀로 출근하는 삶이 아닌, 아내와 함께 여행하는 인생 2막이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하기 직전까지 2년간 우리 두 사람은 가고 싶은 여행지를 정하고, 떠났으며 세계 곳곳의 다양한 삶들을 마주했다. 그렇게 여행한 곳이 총 30개국에 달한다.

[big story]전문가들이 손꼽은 세계 ‘인생 에코 스폿’

그중 우리가 첫손에 꼽는 에코 힐링 여행지는 바로 불가리아의 소도시 ‘벨리코투르노보(VelikoTarnovo)’다. 우리는 사람들과 자연이 어우러져 소담스럽게 살고 있는 풍경을 좋아하는데, 그곳이 그랬다. 경이롭기보다는 아기자기한 자연 환경과 옹기종기 모여 사는 소박한 사람들, 맛있는 음식, 그리고 낮은 물가까지 모든 게 편안하고 따뜻했다.
[big story]전문가들이 손꼽은 세계 ‘인생 에코 스폿’

[big story]전문가들이 손꼽은 세계 ‘인생 에코 스폿’

[사진 = 강병남]
이곳은 수도 소피아에서 동쪽으로 240km 떨어져 있는 벨리코투르노보는 차레베츠(Tsarevets), 트라페지차(Trapezitsa), 스베타고라(Sveta Gora) 등 3개 언덕에 형성된 독특한 구조의 요새도시다. 우리는 그중 차레베츠에 세워진 ‘차레베츠 요새’를 향했다. 요새는 두꺼운 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좁은 바위를 지나야 정문으로 갈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이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시내를 관통하는 얀트라(Yantra)강과 구불구불한 언덕 위에 자리한 알록달록한 주택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요새에서 내려와서는 멀리서 보았던 시내의 골목골목을 누볐다. 느린 걸음으로 1시간 남짓이 걸렸는데, 이곳의 골목들은 어릴 적 뛰어놀았던 옛날 집 앞의 골목을 떠올리게 해 마음이 따끈해졌다.

해가 질 무렵 동네 작은 가게에서 맥주 4병과 물 2병, 안주 몇 가지를 1만 원 조금 넘긴 가격으로 사들고 호텔로 돌아왔다. 샤워를 마친 후 맥주 한 잔을 손에 들고 호텔 창문으로 시내 풍경을 바라봤다. 차레베츠 요새에는 비가 온 후 물안개가 내려앉았고, 그 아래 알록달록한 집들 사이사이 골목에는 아이들이 뛰어놀았다. 안개 탓인건지 흡사 실제가 아닌 것 같은 풍경 앞에서 좋아하는 맥주를 한참 손에 들고만 있었다. 언덕의 요새와 그 아래 굽이치는 강, 강을 둘러싼 주택들. 그 독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특별하면서도 평범했다.

벨리코투르노보 여행은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삶이 결국 우리 부부의 삶과 닮아 있음을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리 부부를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해 가는 것을 마주한다. 이곳에서 남긴 사진과 영상은 이따금씩 두려워지는 우리의 마음을 ‘특별하지만 평범하다’고 다독여 준다.


국가별 관광청 추천 에코 휴양지
사진 각국 관광청 제공


뉴질랜드, 와이포우아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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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노스랜드 부근의 카우리숲 가운데 가장 유명한 명소는 다가빌(Dargaville)에서 북쪽으로 60Km가량 떨어진 와이포우아숲(Waipoua Forest)이다. 노스랜드 최대의 생태 지대인 와이포우아는 빽빽하게 솟은 나무와 다양한 식물, 희귀한 조류까지 다양한 자연의 공존이 돋보인다. 도로변을 따라 늘어선 웅장한 카우리 나무와 형형색색의 고사리로 만들어진 숲은 잊지 못할 녹색 풍경을 선물한다. 특히 이곳에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카우리 나무인 ‘타네 마후타(Tane Mahuta)’. ‘숲의 제왕’이라고도 불리는 타네 마후타는 첫 가지 밑 몸통의 높이가 약 18m에 달하며, 지름은 약 4.4m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곳은 산, 숲, 호수, 온천 등 다채로운 자연환경과 근사한 경관 덕분에 현지에서도 가볍게 떠나는 근교 여행지로 인기가 많다. 일부에서는 이 지역을 포함하는 12번 도로(State Highway 12)를 뉴질랜드 최고의 드라이빙 코스로 꼽기도 한다.

터키, 괴크체아다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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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의 진정한 청정 섬을 경험하고 싶다면 터키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괴크체아다섬으로 떠나 보자. 괴크체아다섬은 터키에서 가장 큰 섬으로, 아름다운 마을과 문명의 손길이 덜 닿은 청정 녹지를 자랑한다. 국제슬로시티연맹이 인증한 세계 최초의 시타슬로(Cittaslow) 섬으로, 깨끗한 물과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꾸준히 보존해 오고 있으며 섬에서 나는 모든 식료품을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명실상부한 청정 섬이다. 괴크체아다섬은 터키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해 ‘천국의 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일렁이는 에게해의 수면 위로 저녁노을이 비치는 낭만적인 풍경이 여행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윈드서핑과 카이트 서핑을 하기에도 제격이며, 현지인들은 수상스포츠를 위한 최고의 스폿으로 아이딘식(Aydıncık) 해변과 블루 플래그를 인증받은 서핑 훈련학교의 해변(Surf Eğitim Okulu Plajı)을 꼽는다. 따사로운 지중해의 햇살을 받으며 일광욕을 즐기거나 해변 근처의 소금호수에서 진흙 마사지를 할 수도 있다. 또한 터키 유일의 수중국립공원과 청정 트레킹 명소인 마르마로스폭포(Marmaros Waterfall)도 함께 방문해 보자.

필리핀, 팔라완 엘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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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완 엘니도(Palawan Elnido)는 팔라완 푸에르토 프린세사 공항에서 차로 6시간을 이동해야 도착할 수 있는 관광지로 상대적으로 방문하기 조금 까다롭지만 그만큼 개발되지 않은 자연환경이 매력적인 곳이다. 엘니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필리핀 정부는 이동 시 환경세를 부과하고, 호핑 아일랜드 투어 시에는 일회용 생수병이나 비닐류 반입이 금지돼 있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조금 불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엘니도의 푸른 바닷물을 보고 있노라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문득 깨닫게 된다. 또한 엘니도 히든비치에 가기 위해 섬 위의 좁은 기암 터널을 지나야 한다. 산호가 많아 배로는 접근하기가 어려워 직접 수영해 좁은 터널을 지나면 절벽 사이로 얕은 바다와 해변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다에서는 보이지 않는 히든비치의 얕은 수심은 평화로운 수영과 인생 사진을 찍기에 제격인 곳이다.

페루, 와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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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하늘과 탁 트인 자연 여행지를 원한다면 와라즈(Huaraz)를 추천한다. 와라즈는 페루 중부의 앙카쉬(Ancash) 지역에 위치한 도시로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설산이 만든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여행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지역이다. 특히 파라마운트 픽처스 로고를 연상케 하는 페루에서 가장 높은 설산 우아스카란 국립공원(Huascaran National Park)을 포함해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수백 개의 에메랄드빛 호수와 순백의 빙하가 자리하고 있어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이다. 수도 리마에서 국내선 탑승 시 1시간 남짓, 차로 이동 시 6시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다. 또한 설산이 만들어 내는 호수를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면, 페루 서부 와라즈의 69호수(Lake 69)가 제격이다. 우아스카란 국립공원(Huascaran National Park)에 위치한 이 호수는 소셜미디어상에서 여행객의 인증샷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최근 페루의 인기 관광 명소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만년설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호수로 국립공원 내에 69번째로 발견돼 69호수로 불리게 됐으며, 해발고도 4604m에 위치해 많은 여행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3호(2020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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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07-2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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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
통권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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