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김수정 기자]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으로 인해 마음이 편치만은 않지만, 그래도 지금은 휴식이 필요한 때. 단, 아직도 어디로 떠날지 고민이라면 올해는 팍팍한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을 벗 삼아 휴가를 즐기는 건 어떨까. 당신의 완벽한 쉼을 도와줄 에코 힐링 가이드를 소개한다. 사진 한국경제DB·한국관광공사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청정지역(eco-area)’ 관광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SKT의 T맵 교통데이터와 KT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 국내 발생 시점인 2020년 1월 20일부터 5월 30일까지 총 21주간 국내 관광객의 관광 이동 패턴 및 행동 변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전반적인 관광 활동에도 ‘안전’이 최우선 고려사항이 되면서 전국적으로 ‘집 근처 자연친화적 공간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안전한 야외 활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특히, ‘편안한 불안보다는 불편한 안전’을 선택하는 원거리 청정지역·자연친화 관광 수요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편한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미발생 또는 청정 이미지가 강한 지역으로의 관광이 선호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에코 힐링’ 휴가 트렌드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이미 확산돼 왔다. ‘피로사회’,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탈진 상태)’이 만연한 대한민국에서 2017년부터 일과 삶의 균형을 찾자는 움직임에 대해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이라는 키워드가 뜨면서다. 이제는 많은 이들이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도 ‘힐링’을 포기할 수 없는 가치로 여기고 있으며, 막연한 미래의 성공보다는 현재의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인터파크투어 관계자는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힐링여행이 선호되면서 여행지도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에코 휴양지에 대한 문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인의 삶과 휴식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2030대와 은퇴 후 여가를 즐기고자 하는 50대 이상의 세대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죠. 이들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고자 지나치게 붐비는 관광지보다는 조용한 자연 속 힐링을 선호해요.

가령, 태국의 전통적인 인기 여행지인 방콕의 인기는 꾸준하지만, 치앙마이의 경우 자연 속에서 보다 조용한 휴식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각광 받으며 최근 몇 년 새 인기가 높아졌어요. 국내의 경우에도 관광지 인근 숙소의 인기가 여전히 높지만, 과거에 비해 관광지와 조금 떨어져 있으면서 자연 속 깊이 자리한 리조트 등에 대한 선호도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자연친화적’ 여행에 대한 선호는 자연스럽게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에코투어(eco tour)’다. 에코투어는 자연의 생태계를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행하는 관광을 의미한다.

박영운 비단길여행 대표는 “우리는 코로나19를 통해 환경의 문제가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게 됐다. 코로나19 이후엔 에코여행의 규모가 더 커질 거라 본다”며 “앞으로 대규모 패키지성 단체여행은 많이 줄어들고, 개별여행과 소수 인원이 자신들의 콘셉트에 맞는 여행을 즐길 것으로 본다. 특히, 가족이나 개별여행을 선호하는 분들 중 자연친화적 휴양여행을 선호하는 케이스가 많다. 이는 곧 에코여행으로 가는 수순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에코 힐링’ 위한 국내 언택트 여행지

한국관광공사와 7개 지역관광공사(RTO)로 구성된 지역관광기관협의회는 국민들이 코로나19를 피해 상대적으로 여유롭고 안전하게 국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전국 ‘언택트 관광지 100선’을 선정해 발표했다. 그중 당신의 심신을 달래 줄 3곳을 꼽아 봤다.

선녀바위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의 선녀바위는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남자 주인공이 탈북에 성공해 처음 마주한 남한의 바다다. 이곳은 뾰족한 바위가 바다의 풍광과 잘 어우러지고 바위로 잔잔하게 부서지는 파도가 일품이라 이곳의 풍경을 캔버스 위 수채화로 담기 위해 사생지로도 많이 이용된다. 특히, 어둠이 깔리는 해질녘 검은 바위 너머로 붉게 물드는 낙조를 감상하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 또한 많다.

벌영리
메타세쿼이아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 제공]
경북 영덕군 벌영리 메타세쿼이아 숲길은 개인이 정성스레 심어 기른 메타세쿼이아가 아담한 숲을 이룬다. 측백나무와 편백의 향기는 그 느낌을 더욱 배가시켜 준다. 일반인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어 삼림욕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기에 매우 좋다.


수선사

[사진 = 한국관광공사 제공]
지리산 웅석봉 아래 자리 잡은 경남 산청 수선사는 전통 문화와 자연환경, 그리고 현대 감성이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수선사는 정갈하면서도 단아한 풍경을 자랑하는데, 특히 연못과 정원이 아름다운 사찰로서 사람들에게 마음의 안식처이자, 힐링할 수 있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3호(2020년 08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