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자극할  ‘자동차 3인방’의 출사표


[한경 머니=김종훈 자동차 칼럼니스트 l 사진 각 사 제공] 어떤 자동차는 새로운 포부를 품는다. 시장을 자극할 각오와 새로운 흐름을 만들 기대가 공존한다. 기존과 다른 요소를 내세우며 새로운 인식을 이끌어 내려고 한다. 도전자의 마음으로 무대에 오른 자동차 석 대를 꼽았다.


자동차는 각자 저마다의 리그가 있다. 장르에서 나뉘고 가격에서 또 갈린다. 수많은 리그에서 저마다 장점을 내세우며 세를 불린다. 그 안에서 대표 모델로 군림하거나 그 자리를 노리는 도전자로 나선다. 때로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틈새를 공략하기도 한다.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또 다른 형태의 도전자랄까.


여기 세 자동차가 있다. 각자 장르도, 가격도, 경쟁할 대상도 다르다. 하지만 각 자동차는 모두 도전자의 마음으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라는 생소한 형태를 시장에 선보이거나, 치열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자기 영역을 확보하려고 한다. 또는 전에 없던 방식으로 시장을 자극하려고 한다. 도전자가 출현할수록 시장은 재밌어진다. 반응에 따라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무엇보다 시장이 풍성해진다. 그만큼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천편일률적인 시장은 금세 지루해지니까.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점은 세 자동차의 공통점이다.


시장을 자극할  ‘자동차 3인방’의 출사표


PHEV라는 업그레이드, 볼보 XC60 T8

VOLVO XC60 T8
출시가 7100만 원부터 엔진 I4+전기모터 배기량 2.0ℓ
최고 출력 405hp(시스템 출력) 최대 토크 40.8kg·m 복합연비 10.8km/ℓ


PHEV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중간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보다 더 큰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달았다. 또한 전기자동차처럼 충전소에서 충전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PHEV는 하이브리드보다 효율이 좋고, 순수 전기차처럼 전기로도 어느 정도 달린다. 둘의 장점만 취했달까. PHEV를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최적 형태라고 말하는 이유다.


물론 완벽하진 않다. 전기로만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30~50km 남짓이다. 금세 바닥난다. 충전하기 귀찮은 사람에겐 더 비싼 하이브리드로만 보인다. 하지만 PHEV만의 활용도가 분명 있다. 일상에서 출퇴근할 땐 전기차처럼, 주말에 장거리를 달릴 땐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처럼 탈 수 있으니까. 아직 순수 전기차가 멀게 느껴지는 사람을 위한 타협점이다.


아직 국내에서 PHEV는 반응이 미지근하다. PHEV 모델도 별로 없었다. 시장이 형성되기 전이랄까. 볼보 XC60 T8은 그 시장을 두드린다. T8은 최상위 트림으로 볼보에서 PHEV를 뜻한다. 2.0 가솔린 터보 엔진에 전기모터를 더했다. 그냥 효율만 중시한 모델은 아니다. 엔진과 모터가 합심해 405마력이나 토해 낸다. 진보한 기술과 친환경이라는 대의는 물론, 풍성한 출력까지 품었다. XC60 T8은 PHEV이자 최상위 트림으로서 새로운 시장을 두드린다.


XC60에 PHEV라는 형태는 궁합이 좋다. 볼보 SUV는 안락함을 중시한다. 자동차를 안락한 공간 개념으로 선보인다. 특히 새로 빚은 실내는 그 지점에서 발군의 성과를 일궜다. 간결하게 소재를 사용해 차분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거기에 공들인 음향 시스템으로 공간을 풍성하게 채웠다. PHEV는 이 공간을 더욱 차분하게 한다. 특히 번잡한 시내에서 빛을 발한다. PHEV의 장점을 활용해 시내에선 전기모터만으로 달리는 상황이 많다. 가다서다 할 때 전기로 달리면 지극히 조용하다. 조용할수록 공간의 질은 상승한다. PHEV가 XC60의 매력을 높이는 중요한 ‘옵션’으로 기능한다는 뜻이다. 효율과 명분에 앞서 차량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PHEV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질 정도로.


시장을 자극할  ‘자동차 3인방’의 출사표


소형 SUV의 확장, 푸조 2008

PEUGEOT 2008
출시가 3290만 원부터 엔진 I4
배기량 1.5ℓ 최고 출력 130hp
최대 토크 30.6kg·m 복합연비 17.1km/ℓ


최근 소형 SUV 시장은 급성장했다. 시장의 주류는 국내 자동차 브랜드다. 각 브랜드마다 신모델을 내놓으며 호객했다. 반응은 성공적이었다. 소형 SUV 시장에서도 세부 분류가 생길 정도로 성장했다. 시장이 생기면 절로 확장하는 이치다. 그 안에서 각기 다른 필요와 취향이 불어난다. 소형 SUV 시장은 그렇게 팽창했다. 그 시장에서 수입 소형 SUV는 당연히 점유율이 낮다. 소형 SUV 구매자라면 예산에 따라 일희일비하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시장이 커진 만큼 수입 소형 SUV도 활약할 기회를 얻었다. 푸조 2008 역시 그 흐름을 타고 주목받았다.


푸조 2008은 수입 소형 SUV인데도 가격이 높지 않았다. 그 점이 주효했다. 물론 푸조 특유의 경쾌한 핸들링과 주행 감각도 한몫했다. 그럼에도 트리거는 가격. 덕분에 국내 푸조 판매량을 견인했다. 이번에 2세대가 출시했다. 1세대는 가격이 무기였다면 2세대는 인상적인 디자인이 먼저 눈에 띈다.


그 사이 푸조의 패밀리 룩이 바뀌었다. 3008이 시작이었다. 반응은 호평 일색. 새로운 디자인으로 주간주행등을 새겼다. 요즘 유행하는 별명도 붙였다. ‘사자의 송곳니’다. 삐죽, (정말 송곳니처럼) 내려온 날카로운 형상의 발광다이오드(LED) 램프가 인상을 강화했다. 더불어 (사자의) 발톱으로 할퀸 듯한 세 가닥 램프도 덧붙였다. 원래 푸조 디자인은 과격했다. 조금 보편타당하게 매만지는가 싶더니 다시 과격해졌다. 그게 또 어울린다.


시장을 자극할  ‘자동차 3인방’의 출사표

시장을 자극할  ‘자동차 3인방’의 출사표


실내는 다른 의미로, 역시 과격해졌다. 만지면 베일 듯한 날카로움이 전체를 감싼다. 세련된 날카로움이다. 미래 지향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푸조가 자랑하는 인체공학적 계기반인 ‘아이콕핏’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실내를 완성했다. 이런 변화는 푸조를 다시 보게 했다. 아니, 푸조를 경쾌한 핸들링과 주행 감각만으로 바라보지 않게 했다. 안팎 디자인이야말로 2세대 2008의 무기가 됐다. 가격이 높아졌는데도 수긍하게 한다. 소형 SUV라도 제대로 꾸민 안팎을 원하는 사람은 있다. 세부 분류로서 틈새다.


그 지점을 2세대 2008은 정조준 한다. 기존 푸조의 장점이 여전하기에 진일보한 디자인이 더욱 효과를 발휘한다. 또 다른 트리거로 손색없다.


시장을 자극할  ‘자동차 3인방’의 출사표


고성능 소형 세단, 메르세데스-AMG A 35 4매틱 세단

MERCEDES-AMG A 35 4MATIC sedan
출시가 미정 엔진 I4
배기량 2.0ℓ 최고 출력 306hp
최대 토크 40.6kg·m 복합연비 미정


작은 차는 효율을 우선한다. 대체로 그렇다. 그렇다고 모두 효율만 좇을 리 없다. 작지만 고급스러운 자동차도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내놓는 소형 자동차라면 기대할 만하다. 그럼에도 고성능 모델은 적다. 특히 소형 세단이라면 더욱 희박하다. 소형에, 고성능이라는 단서가 붙으면 보통 해치백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고성능 소형 세단 모델은 손에 꼽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서브 브랜드 AMG를 통해 그 시장을 노린다. A-클래스 세단의 고성능 모델, 메르세데스-AMG A 35 4매틱 세단이 주인공이다. A-클래스 세단은 지난 2월 국내에 출시됐다. A-클래스 해치백은 있었지만 세단은 처음 나왔다. 고성능 또한 처음 접목하는 시도다.


AMG에서도 35 배지를 단 첫 모델이다. 전에 없던 모델로 시장을 자극한다. 메르세데스-AMG A 35 4매틱 세단은 2.0 트윈 스크롤 터보 엔진과 AMG 스피드시프트 DCT 7단 변속기를 조합했다. 엔진과 변속기 모두 AMG의 손길로 다듬었다. 고성능을 감당할 뼈대와 하체도 단련했다. 4매틱인 만큼 네 바퀴를 굴려 고성능을 안정적으로 노면에 전달하기도 한다. 그 결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8초 만에 도달한다.


물론 AMG 배지를 단 모델 중 AMG A 35 4매틱 세단은 가장 순하다. 즉, AMG A 35 4매틱 세단은 어느 정도 절충한 고성능이다. 일상 주행에서 편하게 타면서 고성능이라는 뜨거움도 품었달까. A-클래스를 세단으로 만든 의도와도 맞닿는다. 소형 자동차에서도 세단이라는 안정감을 원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극단적인 고성능보다는 주행을 더욱 활기차게 할 고성능을 원하는 사람 역시 있다. 물론 고성능을 절충했다는 기준은 다른 AMG에 비하면 그렇다는 뜻이다. 고성능 소형 세단을 원한다면 AMG A 35 4매틱 세단이 국내에선 유일하다.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김종훈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남성 잡지 <아레나 옴므 플러스>에서 자동차를 담당했다. 자동차뿐 아니라 그에 파생된 문화에 관해 글을 써 왔다. 2017년 모터사이클로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한 후에는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양쪽을 오가며 글을 쓴다. 현재 자동차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아레나 옴므 플러스>, <모터 트렌드> 등 다수 매체에 자동차 & 모터사이클 관련 글을 기고한다. 엔진 달린 기계로 여행하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4호(2020년 09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