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브라운 올버즈 공동 창업자 겸 CEO

[한경 머니 = 양정원 기자 | 사진 올버즈 제공] 올버즈는 예쁘고 편한 데다 지속 가능성까지 생각해 러닝화를 만든다. 궁극적으로 탄소 배출 제로를 꿈꾸는 올버즈의 세계.

팀 브라운(왼쪽)과 조이 즈윌링거 올버즈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팀 브라운(왼쪽)과 조이 즈윌링거 올버즈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단순히 물건을 소비하는 시대는 갔다. 개인의 소비가 작게는 공동체와 사회, 크게는 생태계와 지구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고민하는 시대다. 따라서 지속 가능성이나 친환경, 동물 복지 등을 키워드로 삼은 브랜드들이 넘쳐나지만 그만큼 깊은 철학과 실질적인 방안 없이 마케팅으로만 승부하는 기업들도 많다.

지난 8월 18일, 드디어 한국에 상륙한 올버즈는 뉴질랜드에서 국가대표 축구 선수로 활동했던 팀 브라운(Tim Brown)과 재생 가능에 대한 소재에 관심이 많던 조이 즈윌링거(Joey Zwillinger)가 함께 론칭한 4년밖에 안 된 신생 브랜드지만, 제대로 된 친환경 러닝화를 만든다. 뉴질랜드산 최고급 울은 작물 재배와 토양 관리, 동물 복지를 실천하는 방식으로 생산되며, 유칼립투스에서 추출한 천연 섬유는 오염물질의 발생을 줄이도록 만들어진다.

친환경적으로 재배된 사탕수수 소재의 스위트폼 미드솔은 세계 최초로 제조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보다 더 많은 양을 흡수하는 ‘탄소 네거티브’를 자랑한다. 물론 러닝화로서 뛰어난 착화감과 쿠셔닝도 잃지 않았다. 화려한 홍보 수단보다 입소문으로 먼저 유명해진 비결이다.

친환경 소재로 만든 신발, 올버즈의 탄생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올버즈의 사명은 ‘더 나은 방법으로 더 나은 제품을 만든다’입니다. 생산 과정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하는 탄소중립적인 회사로서, 우리의 사업이 더 좋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노력합니다. 뉴질랜드에서 친환경 및 동물복지 인증인 ZQ 인증을 받은 메리노 울, 지속 가능한 삼림 경영을 보장하는 FSC 인증 유칼립투스 섬유, 그리고 프로포레스트(Proforest)라는 비영리기구와 협력해 엄격한 기준으로 사람과 환경을 보호한다고 인증한 사탕수수 등 화학 합성물에 의존하기보다는 재생 가능한 천연 재료를 활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조이 즈윌링거와 함께 올버즈를 설립할 때, 지속 가능해야만 진정으로 뛰어난 제품이라는 원칙을 세웠고, 이는 우리 회사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지금까지 이뤄 낸 모든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패션 아이템으로 패션이 아닌 실리콘밸리의 이목을 사로잡았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는 우리의 가장 큰 시장이며, 다수의 고객이 창조적인 산업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우리의 열성 팬들은 신뢰하는 주변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브랜드를 알게 됩니다. 올버즈는 대부분의 영감을 자연으로부터 얻습니다. 항상 주위에 존재하는 자연이 준 선물에 귀를 기울이고 관찰하며 어떻게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할지에 대해 고민하죠. 그들은 처음에 올버즈의 외관(look)과 느낌(feel)이 좋아서 신다가 환경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는 것을 알게 됐죠. 결국 편안함과 스타일을 포기하지 않고도 지구를 위해 더 좋은 제품을 선택한다는 고객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의식 있는 소비자들의 전 세계적인 움직임에 큰 울림을 주었다는 점이 자랑스럽습니다.”

지구를 위한 더 나은 제품 만든다
지구를 위한 더 나은 제품 만든다
올버즈를 처음 접하는 이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아이템을 꼽는다면.
“울 러너(Wool Runner). 올버즈의 가장 상징적인 제품이며, 제가 축구 선수 시절부터 생각해 온 초창기 비전을 발전시켜 구현한 제품이죠. 울 러너는 매우 편안하고, 일상에서 간편하게 신을 수 있는 미니멀한 디자인의 천연 신발입니다.”

수많은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경쟁합니다. 다른 브랜드들과는 차별화된 올버즈만의 접근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우리는 항상 지속 가능한 훌륭한 제품을 제공하는 것에 앞장서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다른 브랜드들도 단순히 좋은 제품만을 생산하기보다 그 이상의 특별한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는 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같아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리의 헌신이 고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도록 새로운 바람을 불러왔다고 생각합니다. 올버즈는 소비자들에게 기분 좋게 만드는 멋진 제품을 제공하는데, 고객이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구매해도 자신의 스타일을 희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전에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들었어요.
“여러 번 방문했는데, 주로 부산에 있는 제조 협업 파트너인 노바인터내쇼널(이하 노바) 팀을 만나려는 목적이었습니다. 올버즈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그들과 협업해 왔는데,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혁신적인 파트너죠. 무엇보다 우리에게 치맥을 알려주었는데,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웃음)”

노바와의 파트너십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2016년 3월 론칭할 때부터 부산의 노바와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함께 협업해 왔습니다. 잘 맞는 파트너 제조사를 찾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인데, 노바 팀을 처음 만나자마자 그들의 숙련도와 세심한 장인정신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울을 활용한 모든 신발을 부산에서 만들고 있으며, 노바는 아주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지구를 위한 더 나은 제품 만든다
지구를 위한 더 나은 제품 만든다
최근 유행처럼 패션 브랜드들이 친환경 소재 아이템들을 하나 둘씩 선보이며 홍보하고 있죠.
“오랫동안 많은 브랜드들은 지속 가능성에 대해 전반적이고 영향력이 높은 솔루션을 구현하기보다는 마케팅에만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자신의 구매가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갖고 있으며, 브랜드들에게 동일한 수준의 책임감을 요구하고 있어요. 올버즈는 소비자들이 객관적이고 책임질 수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 제품에 생산공정에서부터 사용에 이르기까지 발생하는 모든 이산화탄소의 양인 탄소발자국을 표기하는 혁신적인 조치를 시행하게 됐습니다. 이 지표가 소비자들에게 명확성을 제공하고 패션 산업을 넘어 기타 산업군에도 채택되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식품 영양표시를 비교하는 것처럼 훗날 탄소 지표들을 보고 비교하는 시대가 올 때까지 우리의 책무를 다하고 싶습니다.”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겠지만, 개인적으로 올버즈에서 가장 좋아하는 모델은 무엇인가요.
“우리의 첫 번째 퍼포먼스 제품인 대셔(Dasher)가 저의 최애픽이라고 뽑을 수 있습니다. 대셔는 제품 개발에 2년 넘는 시간이 소요됐지만, 그 전부터 더 좋은 천연 러닝화를 만들겠다고 꿈꿔 왔습니다. 달리는 것을 사랑하는 10년 가까운 경력의 프로 운동선수로서, 퍼포먼스 분야에서 세계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것에 어려움을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 팀이 매우 기능적이면서도 착화감이 좋은 신발을 만든 것에 대해서 특별히 자부심을 느낍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더 좋은 방법으로 더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우리의 사명은 단순히 신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올버즈는 아직 4년밖에 안 됐고, 좋은 일을 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죠. 앞으로 우리가 어떠한 깜짝 놀랄 만한 일을 하는지 관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자연 친화적인 착한 러닝화, 대셔
자연 친화적인 착한 러닝화, 대셔
올버즈만의 자연유래 소재로 만들어진 대셔는 러닝화가 갖춰야 할 우수한 안정감, 지지력, 내구성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인 러닝화다. 유칼립투스 추출물로 만든 니트 소재는 발을 편안하게 감싸 주고 일체형 심리스 디자인은 탁월한 안정감을 선사한다. 사탕수수 추출물로 만든 반응성이 뛰어난 이중 밀도 스위트폼 미드솔은 최상의 쿠션감과 에너지 전달을 위해 설계됐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풋베드는 발걸음을 부드럽게 내딛을 수 있도록 발꿈치를 감싸 준다. 캐스터 빈 추출물로 만든 인솔은 충격을 흡수해 피로감을 덜어 주고 천연고무로 만든 아웃솔은 쉽게 마모되지 않도록 내구성이 강하다. 발뒤꿈치부터 이어지는 스프링 패턴이 발 전체에 추진력을 더해 주고 날렵한 뒤꿈치 디자인은 안정적인 접지력을 제공해 발목 부상을 최소화한다.


팀 브라운과 조이 즈윌링거 올버즈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팀 브라운은 올버즈에 창조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인물로 디자인의 모든 것에 대한 안목을 가지고 있다. 국가대표 축구 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선수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의 올버즈를 만들었다. 조이 즈윌링거는 오랫동안 재생 가능한 소재를 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것을 바탕으로 신발 산업에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창업하기 전에 생명공학회사 테라비아(옛 솔라지메)에서 6년간 재생 가능 화학사업을 선도하며 다양한 산업군을 위해 해조류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 화학 약품을 개발, 판매했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5호(2020년 10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