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제 186호 (2020년 11월)

전기차,신선하게 자극한다

기사입력 2020.10.29 오후 04:15


[한경 머니=김종훈 자동차 칼럼니스트 l 사진 각 사 제공] 전기자동차는 지금 타기에 세컨드 카로서 제격이다. 주행거리가 짧아도 상관없고, 유지하는 데 비용도 저렴하다. 마침 작고 개성 있는 모델이 하나둘 등장했다. 전기차 시장을 다채롭게 할 수입 소형 전기차다. 무엇을 선택하든 신선하게 자극한다.  


 
전기차,신선하게 자극한다
전기차가 늘어났다. 브랜드마다 전기차를 내놓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 저절로 없던 관심도 생긴다. 물론 전기차가 갑자기 도로를 채울 리 없다. 조금씩 경험하고 인식이 바뀌며 인프라가 조성될 때, 그날이 올 거다. 그 전에 미리 경험해 보고 싶다면 세컨드 카로 전기차를 고려해 보는 방법도 좋다. 


세컨드 카이기에 굳이 클 필요도, 고급스러울 필요도 없다. 처음에는 전기차의 특성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세계가 열리니까. 그렇다고 익숙한 자동차에 전기 파워트레인을 이식한 전기차는 좀 심심하다. 처음 접하는 전기차인 만큼 새로운 양념도 곁들이면 금상첨화. 그런 사람을 위해 석 대를 골랐다. 저마다 신선한 전기차의 세계로 인도할 수입 소형 전기차다.  


전기차,신선하게 자극한다
전기 품은 아기 사자, 푸조 e-208


푸조는 소형차 명가다. 205부터 현행 208까지 달리는 맛이 좋은 소형차를 선보였다.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갈고닦은 솜씨를 소형차라는 그릇에 잘 담았다. 으레 자동차 경주는 마케팅 효과가 크다. 푸조 역시 그 효과를 누렸지만, 실제로 랠리 경주용 차다운 맛도 이식했다. 


푸조 소형차는 핸들링 날카롭고 거동이 경쾌하다. 역사를 쌓으며 브랜드의 특성으로 빚었다. 유럽 자동차다운 효율과 랠리 머신다운 경쾌함은 푸조 소형차만의 가치다. 여전히 흔들리지 않는다. e-208은 그 푸조 소형차의 전기차 모델이다. 이름에서 연상하듯 208의 전기차 버전. e-208의 뼈대는 CMP라는 다중 플랫폼이다. 내연기관은 물론 전기 파워트레인도 자유롭게 품는다. 해서 208과 e-208의 외관은 차이가 거의 없다. 


외국에는 가솔린 엔진을 품은 208이 있지만 국내에는 전기차인 e-208만 들어왔다. e-208은 새로운 푸조의 디자인 언어를 안팎에 입었다. 특히 ‘사자의 송곳니’라는 주간주행등은 푸조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헤드램프에서 범퍼까지 내려온 발광다이오드(LED) 램프가 꽤 극적이다. ‘사자의 발톱’이라는 리어램프 역시 독특하다. 리어램프를 이은 검정 벨트 장식도 참신하고 효과적이다. 이런 요소가 어디서든 푸조라고 한눈에 알아보게 한다. 앞으로도 푸조다운 디자인을 유지할 요소들이다. 


전기차,신선하게 자극한다
실내는 미래적 분위기가 담뿍 담겼다. 디지털 디스플레이 계기반을 중심으로 각 요소를 무척 세련되게 빚었다. SF 영화 속 우주선 소품이라 해도 끄덕일 수준이다. 작아도 그 자체로 시각적 만족도가 높다. 이 역시 푸조다운 강점이다. 운전자를 자극하는 소형차. 시동 걸고 첫 번째 코너에 다다르면 다시 자극을 받는다. 경쾌하고 짜릿해서. 전기모터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오히려 전기모터의 즉각적인 토크가 그 감각을 더 날카롭게 한다. 


출력 수치는 특별하진 않다. 최고 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26.5kg·m는 무난한 수치다. 그럼에도 달려 보면 또 다르다. 핸들링과 거동에 탱탱한 탄성이 넘친다. 소형차의 특성을 운전 재미로 치환한다. 전기로 달려도 푸조 소형차는 여전하다. 도심에서 이만큼 재미있는 차 찾기도 힘들다. 244km(WLTP 기준 340km)라는 주행거리가 아쉽지만, 주로 도심에서 탄다면야.


출시가 4100만 원부터 
엔진 전기모터 
최고 출력 136hp 
최대 토크 26.5kg·m 
복합전비 4.4km/kWh


전기차,신선하게 자극한다


세련된 스니커즈 같은, 르노 조에


프랑스 자동차를 흔히 합리적이라고 한다. 효율을 중시해 소형차에 강세를 보이고, 돌길이 많아 서스펜션이 믿음직스럽다. 그러면서 프랑스만의 감성과 감각을 디자인에 반영했다. 선을 쓰는 감각이 사뭇 남다르달까. 프랑스 자동차라도 푸조와 르노로 나눈다. 푸조는 개성에 더 방점을 찍고, 르노는 큰 회사답게 대중성을 품는다. 프랑스 자동차라고 뭉뚱그려 말해도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는 셈이다. 


조에는 르노 엠블럼을 달고 나온 전기차다. 국내에서 르노삼성 태풍 엠블럼 달고 나오는 차와 다를 수밖에 없다. 판매점은 익숙한 르노삼성이지만 엄연한 수입차다. 유럽에서 출시해 전 세계에서 활약한다. 국내에서 조에는 처음 듣는 이름일 거다. 하지만 유럽에선 베스트셀러 전기차 이름이다. 지난 2012년 출시한 이후 벌써 3세대다.


지난해에 부분 변경도 거쳤다. 그러니까 르노가 10여 년 동안 매만진 전기차란 셈이다. 잔뼈가 굵다. 기존 르노 모델과는 사뭇 다른 외관이다. 특히 얇은 선으로 구현한 LED 주간주행등이 새로운 인상을 확립한다. 둥글둥글한 면이 익숙한데도, 눈매가 날렵해서 보다 매끈하게 보인다. 크롬 덧댄 점으로 장식한 범퍼도 차체를 간결하게 하는 요소. 전기차라는 미래 탈것 느낌을, 우선 외관에서 접하게 한다. 


전기차,신선하게 자극한다
실내는 르노 캡처와 다르지 않다. 새로 바뀐 르노 인테리어는 세로형 디스플레이와 플로팅 센터 터널이 디자인 핵심이다. 전기차에 적용해도 고루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만큼 디자인이 진보적이란 뜻이다. 전기차만의 요소도 있다. 모델 트림에 따라 도어 암레스트와 대시보드, 시트에 재활용 패브릭을 활용했다. 소형 전기차답게 효율과 의미를 챙긴 셈이다. 조에는 한껏 힘 준 전기차는 아니다. 소형 전기차로서 도심에서 편하게 타고 다닐 용도에 집중했다. 


핸들링 감각도 부드럽고 승차감도 말랑말랑하다. B모드로 달리며 회생제동을 높여도 크게 이질적이지 않다. 10여 년 동안 조에를 매만지면 조율한 설정일지 모른다. 낯설지 않은 전기차로 일상에 스며들기를 바란달까. 완충 시 309km(WLTP 기준 395km) 달리는 주행거리 역시 도심에서 아쉬울 수준은 아니다.   


출시가 3995만 원부터 
엔진 전기모터 
최고 출력 136hp 
최대 토크 25.0kg·m 
복합전비 4.8km/kWh


전기차,신선하게 자극한다


새로운 기준을 세운, 쉐보레 볼트 EV


쉐보레 볼트 EV는 대중 전기차를 보급한 일등공신이다. 볼트 EV가 나오기 전까지 대중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완충 시 100~200km 수준이었다. 빈약한 주행거리는 전기차를 도심용으로 묶어놓았다. 활용도가 적기에 두루 관심 받기 힘든 상황이었다. 완충 시 주행거리가 500km에 육박하는 테슬라가 있긴 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으로 선을 그었다. 그런 상황에서 볼트 EV가 완충 시 400km에 근접한 주행거리를 들고 나왔다. 완충 시 400km는 도심용 전기차라는 굴레를 벗어던지는 수치였다. 시장의 기준을 새로 정립했다. 2017년 일이었다. 


전기차,신선하게 자극한다
볼트 EV는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 이제 좀 타볼 만한 전기차가 나왔다는 기대감. 전기차에 관심이 상승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완충 시 주행거리 외에도 볼트 EV를 주목할 요소가 여럿 있다. 전기차 플랫폼으로 해치백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아닌 크로스오버로 빚은 형태는 새로운 모델로 인식하게 했다. 전기차라는 새로운 자동차에 걸맞은 외피랄까. 기존 모델에 전기 파워트레인을 이식하지 않고 아예 뼈대부터 새로 짠 결과다. 파격적이진 않아도 다른 인상을 주기엔 충분했다. 


쉐보레의 수입 모델인 점도 다르게 바라보게 했다. 수입 전기차인데 국산 전기차와 경쟁했다. 여러 모로 차별점이 컸다. 기대만큼 반응도 좋았다. 2017년, 2018년에는 없어서 못 파는 자동차로 등극했다. 전기차를 떠올리면 볼트 EV부터 고려하는 건 당연했다. 올해 나온 연식 변경 모델은 주행거리를 더 늘렸다. 기존 모델보다 완충 시 31km 더 달릴 수 있다. 이제 볼트 EV의 완충 시 주행거리는 414km. 전기차의 완충 시 주행거리는 길면 길수록 장점이 될 수밖에 없다. 가슴 졸이며 달리기 싫은 사람 마음을 반영한다. 이 점 하나만으로도 볼트 EV는 확고한 위치를 확보한다. 


물론 완충 시 주행거리만 긴 건 아니다. 전기차 특유의 성격도 고스란히 전달한다.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터지는 최대 토크는 실제보다 더 극적이다. 엔진이 힘쓰는 부밍음 없이 가속력을 발휘하니 은근히 짜릿하다. 이질감을 그대로 살린 회생제동도 전기차를 타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질감이 곧 새로울 수 있는 사람에겐 이 또한 재미니까. 


출시가 4593만 원부터 
엔진 전기모터 
최고 출력 204hp 
최대 토크 36.7kg·m 
복합전비 5.4km/kWh


김종훈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남성 잡지 <아레나 옴므 플러스>에서 자동차를 담당했다. 자동차뿐 아니라 그에 파생된 문화에 관해 글을 써 왔다. 2017년 모터사이클로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한 후에는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양쪽을 오가며 글을 쓴다. 현재 자동차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아레나 옴므 플러스>, <모터 트렌드> 등 다수 매체에 자동차 & 모터사이클 관련 글을 기고한다. 엔진 달린 기계로 여행하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6호(2020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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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10-2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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