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머니 베터골프 = EDITOR 류시환 ]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세계 산업과 경제가 얼어붙었다. 하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특수로 호황을 맞은 곳도 있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골프 세상
이용객 붐비는 골프장
코로나19와 함께 국내 골프장은 호황을 맞았다.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골프 수요가 국내에 집중되며 골프장은 골퍼들로 붐빈다. 특히 겨울을 앞두고 마지막 골프 시즌 을 즐기려는 골퍼들 때문에 부킹이 쉽지 않을 정도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골프산업의 재발견과 시 사점>에 따르면 상반기 골프장 예약은 19만8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증가했다. 집계되지 않은 하 반기는 이보다 예약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골프장 이용객이 늘어나며 그린피를 올린 곳도 많다. 평 균적으로 주중 1만~4만원, 주말 5만~10만원 인상됐다 는 평가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9월 발표한 <코로나 사 태 이후의 골프장 이용료 현황> 자료에서도 그린피 인상 을 확인할 수 있다. 퍼블릭 골프장의 주중 이용료가 14만 1000원으로 지난 2018년 이후 14.9%, 토요일은 9.4% 인 상됐다. 회원제 골프장은 비회원 그린피가 주중 5.6%, 토 요일은 5.0% 올랐다. 그린피가 갑자기 오르자 골퍼들의 불만도 크다. 최근 한 골퍼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골프장 갑질 이대로 좋은가?’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코로나19 상황을 틈타 골 프장이 이용 요금을 슬금슬금 올리고 있으니 정부 당국이 나서서 바로잡아달라는 하소연이다. 골프장이 확실히 호 황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매출 상승세 탄 골프용품 시장
골퍼의 골프 라운드 횟수가 늘어난 만큼 골프용품 시장 도 호황을 맞았다. 실제로 우리나라 골프 클럽 시장 규모 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 정보 기업 GfK는 지난 8월 우리나라 오프라인 골프 클럽 시장의 올 상반 기 매출이 2177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 늘어난 수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성 장세를 보였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골프 클럽 시장은 코로나19로 국내 소비 시장이 얼어붙 은 3~4월 역성장했다. 1월 10.2%의 성장세로 출발한 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월 0.8%로 급감했다. 그리고 3월 -11.6%, 4월 -5.2%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줄었 다. 하지만 골프는 비교적 안전한 스포츠로 평가되며 소 비 심리가 회복된 5~6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5월 은 11.1%, 6월은 8.7% 성장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골프용품 회사들은 올해 매출 실적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시즌 시작을 앞두고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지만 빠르게 회복됐다고 입을 모은다. 또 이러한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골프 세상
“코로나19 사태 속 골프 산업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갤러리 없는 골프 대회
골프 산업에서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을 가장 많이 받 는 것 중 하나가 대회다. 스폰서로 참여하는 기업의 경제 활동이 위축되며 대회 개최를 포기하는 일이 속출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는 우성종합건설 아라 미르CC 부산경남오픈을 시작으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까지 11개 대회를 개최한다. 지난해 15개 정규 대회와 2개 의 스페셜 이벤트 대회까지 17개를 치른 것에서 6개가 줄 었다. 부족한 대회가 더욱더 부족해졌다. 상대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도 마찬가지다. 제42회 KLPGA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효성 챔피언십까지 18개 대회를 치른다. 지난해 30개 대회 에서 무려 12개가 줄어든 결과다. 대회를 개최해도 분위기는 썰렁하다. 갤러리 입장을 허용 하지 않아 무관중 경기를 치르며 예전의 활발함이 느껴지 지 않는다. 갤러리의 환호성이 없어서인지 선수들의 플레 이도 열기가 덜한 느낌이다.

큰 위기에 처한 골프 여행업계
현대경제연구원의 <골프산업의 재발견과 시사점>에 따 르면 우리나라 골프 인구는 약 515만 명이다. 이 가운데 해외 골프 활동 인구가 215만~220만 명이라고 한다. 연 간 220만 명이 해외 골프 여행을 하고, 여기서 파생되는 산업 규모가 작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후 해외여행 산업은 큰 위기를 맞 았다. 골프 여행 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 역시 상황이 같 다. 국외로 나가지 못하니 상품 자체가 팔리지 않아 해외 골프 여행 산업이 무너진 것과 다름없다. 여행사의 폐업 이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다행히 해외 골프 여행객이 국내 골프 여행으로 눈을 돌 리며 여행사도 이에 발을 맞추는 분위기다. 제주도를 중 심으로 1박 2일 골프 여행 상품이 꾸준히 출시되며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선점한 업체(부킹 회사, 여행 사)가 있어 틈이 비좁은 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