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제 188호 (2021년 01월)

[Liquor] The Masterpiece, 발베니

기사입력 2020.12.29 오후 04:56


[한경 머니 = 이승률 프리랜서|사진 박원태] 국내 딱 한 세트만 출시한, ‘발베니 DCS 컴펜디엄’의 마지막 컬렉션, 몰트 마스터의 인내. 


[Liquor] The Masterpiece, 발베니
위스키 애호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싱글몰트 위스키, 발베니 

<한경 머니>가 처음 싱글몰트 위스키를 소개한 건, 지난 2009년의 일이다. 당시 싱글몰트 위스키는 뭘 좀 아는 남자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당시 소위 트렌드세터들은 특별한 풍미의 싱글몰트 위스키를 마시며 각각의 증류소가 고수하고 있는 역사와 전통, 그리고 오랜 숙성 과정에서 비롯된 가치와 의미를 소비했다.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이제 싱글몰트 위스키는 트렌드를 넘어 대중의 품에 완전히 안착했다. 이런저런 증류소의 스타일을 비교하며 싱글몰트 위스키를 마시는 건, 많은 남자들의 일상이 됐다. 그중에서 발베니는 위스키 애호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싱글몰트 위스키 중 하나다. 


위스키 애호가들은 발베니의 특별함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그도 그럴 것이 발베니는 전 세계 위스키 중 유일하게 직접 경작한 보리밭에서 원재료를 수급한다. 다시 말해 땅에 보리를 심는 과정부터가 발베니의 시작이다. 이어 보리를 경작하고, 그것을 술로 증류시키고, 오크통에 숙성하고, 다시 유리병에 담는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여느 브랜드처럼 자동화된 기계를 쓰지 않고, 120여 년간 쌓아온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발베니에는 ‘슈퍼 프리미엄’라는 찬사가 따라 다닌다. 또 위스키 애호가들은 발베니만의 향과 맛에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를 증명하듯 매년 각종 권위 있는 위스키 품평회에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린다. 지난 2010년, 세계적인 주류 품평회인 IWSC(International Wine & Spirit Competition)에서 ‘발베니 포트우드 21년’이 가장 뛰어난 프리미엄 위스키에 수여하는 ‘IWSC 트로피’의 대상을 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발베니 리미티드 에디션의 끝판왕, DCS 컴펜디엄
발베니가 매년 출시하는 리미티드 에디션 역시 위스키 애호가들이 발베니를 사랑하는 이유. 지난해만 해도 50년 이상 숙성한 ‘발베니 50년 메리지 0197’과 스코틀랜드에서 자라는 꽃인 ‘헤더’의 향을 입힌 ‘발베니 19년 더 엣지 오브 번헤드 우드’ 등 다양한 한정판 위스키를 통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 바 있다. 하지만 발베니의 다양한 리미티드 에디션 중 ‘끝판왕’은 ‘DCS 컴펜디엄’이라 할 수 있다.


‘발베니 DCS 컴펜디엄’은 발베니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기념비적 위스키다. 지난 2016년부터 발베니 역사상 가장 귀한 빈티지 원액만을 모아 매년 5병씩 패키지로 선보이는데, 2016년 '디스틸러리 스타일(Distillery Style)'이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인 이후, 2017년 '오크의 영향(The Influence of Oak)', 2018년 '위스키 재고의 비밀(Secret of Stock Model)', 그리고 2019년에는 '상상 그 이상의 위스키(Expecting the Unexpected)'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바 있다. 


[Liquor] The Masterpiece, 발베니
'발베니 DCS 컴펜디엄'의 마지막 컬렉션, 몰트 마스터의 인내 

얼마 전, ‘발베니 DCS 컴펜디엄’의 마지막 시리즈가 출시돼 위스키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컬렉션의 이름은 ‘몰트 마스터의 인내(Malt Master’s Indulgence)’다. 'DCS 컴펜디엄'의 마지막을 기념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인 만큼 더욱 독특하고 희귀한 빈티지 원액으로만 컬렉션을 꾸렸는데, 그중에는 무려 발베니가 출시한 위스키 중 가장 오래된 원액도 포함돼 있다.


우선 컬렉션의 이름이 ‘몰트 마스터의 인내’인 이유부터 살펴보자. 몰트 마스터는 싱글몰트 위스키의 맛을 좌지우지하는 총책임자를 일컫는다. 발베니의 몰트 마스터인 데이비드 스튜어트(David C. Stewart MBE)는 위스키업계에서 가장 오래된 장인으로 무려 58년의 경력을 자랑한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6년에는 영국 왕실이 수여한 MBE(Member of the Most Excellent Order of the British Empire) 훈장을 받기도 했다. MBE 훈장은 영국을 대표하는 장인들에게만 수여되는 최고 영예의 훈장.
 
'DCS 컴펜디엄 몰트 마스터의 인내' 컬렉션에는 그가 몰트 마스터로서 축적해 온 평생의 경험과 노하우가 그대로 녹아들었다. 더욱이 이번 'DCS 컴펜디엄'은 '몰트 마스터의 인내'라는 이름답게 각각의 빈티지가 데이비드 스튜어트와 아주 특별한 사연을 갖고 있어 기대감을 높인다. 이를 테면, 1962년 빈티지(56년 숙성)는 데이비드 스튜어트가 발베니 증류소에서 보낸 첫해인 1962년부터 숙성돼 그와 발베니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1974년 빈티지(44년 숙성)는 데이비드 스튜어트가 몰트 마스터로 임명된 해를 기념한다. 또한 1983년 빈티지(35년 숙성)는 그가 처음 셰리 오크통에서 위스키를 숙성한 해를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2002년 빈티지(16년 숙성)는 스모키 향, 달콤한 향, 스파이시한 향을 만들어 내는 16년 된 아메리칸 오크 버번 배럴을 사용해 50년 만에 증류소에서 피트위크(The Week of Peat)를 재도입했다는 상징을 담아냈다.


'몰트 마스터의 인내' 컬렉션을 담고 있는 나무 케이스 또한 매우 특별하다. 스코틀랜드에서 데이비드 스튜어트만큼이나 유명한 목재 장인 샘 치너리(Sam Chinnery)가 손수 만든 전용 케이스에 담겨 출시한 것이다. 이 케이스는 아름답고 깊이 있는 색상의 유러피언 오크로 제작됐으며, 케이스마다 고유번호가 각인돼 특별함을 더한다. 


한편 데이비드 스튜어트는 '발베니 DCS 컴펜디엄'의 마지막인 다섯 번째 컬렉션을 소개하며 "각 오크통이 가진 특성들이 위스키의 숙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내가 가진 비전에 따라 자유롭게 위스키 원료와 오크통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내가 선택한 오크통에서 어떤 위스키가 완성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웠지만, 언젠가는 특별한 결과물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가장 진실한 인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위스키 중 하나인 '발베니 DCS 컴펜디엄'의 '몰트 마스터의 인내' 컬렉션은 50세트만 만들었으며, 가격은 약 1억5000만 원이다. 국내에는 오직 한 세트만 선보일 예정. 단, 1974년 빈티지는 단일 병으로도 구매 가능하다. 
1962(56년 숙성)_데이비드 스튜어트가 발베니 증류소에서 보낸 첫해인 1962년부터 숙성된 위스키로 꿀과 바닐라 토피의 달콤한 끝에 느껴지는 시트러스와 계피, 생강의 맛이 인상 깊다.

1962(56년 숙성)_데이비드 스튜어트가 발베니 증류소에서 보낸 첫해인 1962년부터 숙성된 위스키로 꿀과 바닐라 토피의 달콤한 끝에 느껴지는 시트러스와 계피, 생강의 맛이 인상 깊다.

1974(44년 숙성)_데이비드 스튜어트가 몰트 마스터로 임명된 해를 기념하는 위스키로, 당시 29세였던 그는 달콤한 버터 스카치의 향이 코끝을 맴도는 위스키를 완성시킨 바 있다.

1974(44년 숙성)_데이비드 스튜어트가 몰트 마스터로 임명된 해를 기념하는 위스키로, 당시 29세였던 그는 달콤한 버터 스카치의 향이 코끝을 맴도는 위스키를 완성시킨 바 있다.

1983(35년 숙성)_1983년은 데이비드 스튜어트가 셰리 오크통에서 숙성한 발베니 클래식을 선보인 시기다. 향긋한 오렌지와 헤더 꿀 향이 인상적이며 섬세하고 부드러운 마무리가 특징이다.

1983(35년 숙성)_1983년은 데이비드 스튜어트가 셰리 오크통에서 숙성한 발베니 클래식을 선보인 시기다. 향긋한 오렌지와 헤더 꿀 향이 인상적이며 섬세하고 부드러운 마무리가 특징이다.

2001(17년 숙성)_유러피언 피노 셰리 버트(500ℓ 용량의 오크통)에서 숙성돼 오크의 스파이시 향과 화려한 과일 향이 조화를 이뤘다. 부드러운 맥아의 단맛과 상큼한 과일 향의 마무리가 압권이다.

2001(17년 숙성)_유러피언 피노 셰리 버트(500ℓ 용량의 오크통)에서 숙성돼 오크의 스파이시 향과 화려한 과일 향이 조화를 이뤘다. 부드러운 맥아의 단맛과 상큼한 과일 향의 마무리가 압권이다.

2002(16년 숙성)_16년 된 아메리칸 오크 버번 배럴을 사용해 옅은 스모키 향 뒤로 달콤한 향, 스파이시한 향이 조화를 이룬다. 섬세한 피트 향이 감도는 피니시 역시 입가를 즐겁게 하기는 마찬가지.

2002(16년 숙성)_16년 된 아메리칸 오크 버번 배럴을 사용해 옅은 스모키 향 뒤로 달콤한 향, 스파이시한 향이 조화를 이룬다. 섬세한 피트 향이 감도는 피니시 역시 입가를 즐겁게 하기는 마찬가지.

[Liquor] The Masterpiece, 발베니
Who is David C. Stewart MBE 

데이비드 스튜어트가 발베니와 처음 인연을 맺은 건, 17세이던 1962년부터. 이후 12년의 긴 실습 기간을 거쳐 1974년 윌리엄그랜트앤선즈의 몰트 마스터로 임명됐다. 위스키의 풍미를 완성 짓는 몰트 마스터는 위스키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스코틀랜드에서도 단 12명에 불과하다. 그중 데이비드 스튜어트는 58년이라는 최장의 경력을 자랑한다. 그가 58년 동안 위스키업계에 남긴 업적은 매우 많지만, 그중에서도 피니싱 기법은 손꼽을 만하다. 데이비드 스튜어트가 1980년대 처음 시도한 피니싱 기법은, 하나의 원액을 두 개의 다른 오크통에서 숙성하는 것인데, 지금은 보편화됐지만,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제조법이었다. 그렇게 개발된 발베니 더블우드 12년은 지금도 발베니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스테디셀러로 남아 있다. 데이비드 스튜어트가 몰트 마스터가 된 이후, 그의 손길이 닿은 발베니 위스키는 전 세계에서 열리는 각종 주류 시상식의 상을 휩쓸었다. 그뿐 아니라 윌리엄그랜트앤선즈가 ISC(International Spirits Challenge)로부터 무려 5회 연속 ‘올해의 증류주 제조사상(Distillery of the Year)’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그의 공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에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장인들에게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훈장인 MBE 메달을 직접 수훈 받았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8호(2021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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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12-2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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