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김수정 기자] 1601년 집필된 이래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 연극 작품 중 하나인 <햄릿>이 국립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의 무대 위로 돌아온다.

70돌 맞은 국립극단, 여성 '햄릿' 무대 올린다

국립극단은 오는 12월 17일부터 27일까지 셰익스피어 고전 <햄릿>(각색 정진새, 연출 부새롬)을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고 3일 밝혔다.

<햄릿>은 지난해 국립극단이 실시한 ‘국립극단에서 가장 보고 싶은 연극’ 설문에서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 이어 2위를 차지하여 올해 70주년 기념 라인업으로 전격 편성됐다.

이번 <햄릿>은 현재 연극계에서 가장 뜨거운 두 예술가인 연출 부새롬과 작가 정진새가 의기투합한 첫 작업으로, 새로운 시대를 반영한 <햄릿>을 만들기 위해 1년 이상 아이디어를 정교하게 조율하며 작품을 완성했다.

또한, 주인공 '햄릿'의 성별을 남자에서 여자로 변화를 줬다. 햄릿 왕자에서 햄릿 공주로 바뀌었으나 왕위계승자이자 칼싸움에 능한 해군 장교 출신임에는 변함이 없다. 햄릿 공주로는 존재감 있는 연기를 보여온 배우 이봉련이 나선다.

135분에 달하는 공연시간 동안 은밀하고도 과감하게 광기를 드러내며 모든 것을 쏟아 붓는 그의 연기는, 익숙하면서도 완벽하게 새로운 ‘햄릿’의 탄생을 알린다. ‘사느냐, 죽느냐’ 휘몰아치는 폭풍우가 지나가고 파국의 결말을 마주하는 순간, 관객은 긴 꿈에서 깨어난 듯 참혹한 현실을 마주한다.

70돌 맞은 국립극단, 여성 '햄릿' 무대 올린다

각색을 맡은 정진새 작가는 “엘시노어성에 갇혀버린 고뇌자 ‘왕자 햄릿’이 아니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복수자 ‘공주 햄릿’을 그렸다. ‘착한 여자는 천당에 가지만, 악한 여자는 어디든 간다’는 말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시대를 견뎌내는 어리고 약한 자들이 권력자를 향해 내지르는 소리 없는 함성을, 우리 연극이 더욱 잘 들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리벤지(R)석에서 혹은 사일런트(S)석에서, 혹은 어딘가에서 저마다의 ‘극중 극’ 혹은 ‘꿈속의 꿈’을 완성해주시면 좋겠다.”고 각색 의도를 전했다.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거리두기 객석제’로 운영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변동에 따라 좌석제가 변경될 수 있다. 12월 20일 공연 종료 후에는 객석에서 정진새 작가, 부새롬 연출, 여신동 무대미술가, 이봉련 배우가 함께하는 ‘예술가와의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