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기고 =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 ] 개인사업자가 세 부담을 덜려고 개인사업체를 법인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법인을 전환할 경우에는 개인 소득세와 법인세 간 세율 차이만 볼 것이 아니라, 법인에 축적된 자금을 찾아갈 때 납부해야 하는 소득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던 오기동 대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나자, 세 부담을 덜기 위해 개인사업체를 법인으로 전환했다. 개인사업을 하면서 최고 세율(42%)로 소득세를 납부하기보다는 법인으로 전환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법인세율(10~25%)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사업자 중에는 오 대표처럼 세 부담을 덜려고 개인사업체를 법인으로 전환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법인으로 전환하고 나면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법인 대표라고 하더라도 법인 자금을 맘대로 가져다 쓸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표이사가 회사 자금을 합법적으로 가져다 쓸 수 있는 방법은 3가지가 있다. 일한 대가로 정기적으로 급여와 상여를 받고, 퇴직할 때 퇴직급여를 수령한다. 그리고 회사 주식을 소유하고 있으면 배당을 받을 수 있다. 급여와 퇴직급여, 배당을 수령할 때는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급여와 배당보다는 세 부담이 적은 퇴직급여


급여와 배당, 퇴직급여 중 어느 쪽이 세 부담이 적을까. 급여와 상여는 근로소득으로 종합과세 대상이다. 배당소득도 연간 2000만 원이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를 한다. 소득세를 과세할 때는 누진세율이 적용되는데 최고 세율이 42%나 된다. 퇴직소득에도 누진세율이 적용되지만 세 부담이 훨씬 적다. 급여와 배당은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 하지만, 퇴직소득은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분류과세를 하기 때문이다. 퇴직금은 근로자가 입사해서부터 퇴직할 때까지 장기간에 걸쳐 형성한 소득으로 근무 기간이 늘어날수록 그 금액이 커진다. 그런데 퇴직급여를 퇴직하는 해 다른 소득과 합산해 과세하면, 장기근속자는 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퇴직소득은 다른 소득과 분류해 과세한다. 분류과세 한다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한 직장에서 장기간 일하면 퇴직급여가 커지고, 여기에 누진세율(6~42%)을 적용하면 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퇴직소득에는 각종 공제 혜택도 많이 주어진다. 근속연수에 비례해 퇴직급여 중 일부를 공제해 주는 ‘근속연수공제’가 대표적이고, ‘환산급여차등공제’도 있다. 과거에는 퇴직급여의 40%를 일괄공제 해 줬지만, 고소득자에게 과도한 혜택이 돌아간다는 지적이 있어 폐지하고, 퇴직급여 크기에 비례해 공제 비율을 달리 적용하는 ‘환산급여차등공제’를 도입했다. 이처럼 분류과세, 연분연승, 그리고 각종 공제 혜택이 있기 때문에 퇴직소득은 근로소득이나 퇴직소득에 비해 세 부담이 가볍다고 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다. 퇴직급여를 일시에 수령하지 않고 연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 부담을 30~40% 줄일 수 있다.


근무 기간에 따라 달라지는 퇴직소득 한도


급여와 배당보다는 퇴직급여에 대한 세 부담이 적다면, 퇴직급여를 많이 받는 형태로 임금제도를 바꾸면 될 것이다. 그런데 대표이사나 임원이라고 해서 별다른 제한 없이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는 걸까. 이와 관련해서는 법인과 개인 입장에서 모두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법인 입장에서는 임원에게 지급한 퇴직급여 중 얼마나 손금산입을 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 해당 법인의 정관에 임원 퇴직급여에 대한 지급 규정이 있으면, 규정에 따라 지급한 금액을 전부 손금에 산입할 수 있다. 정관에서 위임한 임원 퇴직급여 지급 규정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임원 퇴직급여 지급 규정이 없으면, 임원이 퇴직한 날로부터 소급해 1년 동안 해당 임원에게 지급한 급여의 10%에 근속연수를 곱해 나온 금액만큼만 손금으로 산입할 수 있다. 이렇게 산출된 금액보다 많은 돈을 임원에게 퇴직급여로 지급하려는 법인은 정관에 임원 퇴직급여에 대한 지급 규정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퇴직 임원 입장에서 살펴보자. 퇴직급여로 받았다고 해서 전부 퇴직소득세 부과 대상은 아니다. 퇴직급여라고 해도 정해진 한도를 초과해 수령한 금액은 근로소득으로 과세한다. 퇴직소득 인정 기준은 시기에 따라 다르다. 2011년 12월 31일 이전에는 임원 퇴직급여 지급 규정에 따라 수령한 퇴직급여는 별다른 한도 없이 전부 퇴직소득으로 인정받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아직 지급 규정이 없는 법인은 서둘러 규정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미 만들어 둔 규정이 있는 회사에서도 지급 한도로 높이려고 지급 규정을 개정하기 시작했다.


이런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과세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임원 퇴직급여 지급 규정과 무관한 퇴직소득 인정 기준을 만들어 2012년 1월 1일 이후 퇴직한 임원에게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부터 그 기준을 한층 강화해 적용하고 있다. 근무 기간에 따라 퇴직소득 인정 한도를 계산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2011년 12월 31일 이전 근무 기간에 대한 퇴직소득 한도
2011년 12월 31일에 해당 법인에 임원 퇴직급여 지급 규정이 있었느냐 없었느냐에 따라 퇴직소득 인정 금액을 계산하는 방법이 다르다. 지급 규정이 있었다면, 해당 임원이 2011년 12월 31일에 퇴직한 것으로 보고 규정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전부 퇴직소득으로 인정해 줬다. 지급 규정이 없었다면 어떻게 될까. 이때는 해당 임원이 퇴직할 때 받은 퇴직소득을 근무 기간에 따라 안분해 2011년 12월 31일 이전 근무 기간에 대한 퇴직소득을 계산한다.

② 2012년 1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 사이 근무 기간에 대한 퇴직소득 한도
2012년 1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 이전 근무 기간에는 총 급여의 3배수에 해당하는 금액만 퇴직소득으로 보는데, 구체적인 계산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2019년 12월 31일 직전 3년 동안 지급받은 급여를 전부 더한 다음 3으로 나눠서 연평균 급여를 구한다. 이때 2012년 1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 사이에 근무한 기간이 3년이 안 되면, 해당 근무 기간 동안 수령한 급여를 가지고 연평균 급여를 구한다. 이렇게 계산한 연평균 급여의 10%에 근무 기간(년)을 곱해 나온 금액의 3배를 퇴직소득으로 인정한다.

③ 2020년 1월 1일 이후 근무 기간에 대한 퇴직소득 한도
지난해 정부는 ‘소득세법’을 개정해 임원의 퇴직소득 인정 한도를 다시 축소했다. 지난해까지 3배수까지 인정해 주던 것을 올해 이후 근무 기간에는 2배수만 인정해 주기로 한 것이다. 먼저 임원이 실제 퇴직한 날로부터 소급해 3년 동안 지급받은 급여를 전부 더한 다음 3으로 나눠 연평균 급여를 구한다. 이때 2020년 1월 1일 이후 근무 기간이 3년이 안 되면, 2020년 1월 1일 이후 수령한 급여만 가지고 연평균 급여를 구한다. 이렇게 계산한 연평균 급여의 10%에 근무 기간(년)을 곱해 나온 금액의 2배를 퇴직소득으로 인정한다.

퇴직소득 한도 이내는 퇴직소득세, 초과 부분은 근로소득세 부과
앞서 설명한 내용이 잘 이해가 안 된다면, 오 대표 사례를 살펴보자. 2007년 1월 1일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대표이사로 취임한 그는 2024년 12월 31일에 퇴직할 예정이다. 그가 처음 법인을 설립할 때만 하더라도 법인 정관에 임원 퇴직급여 지급 규정 같은 것은 없었다. 오 대표 회사에서 임원 퇴직급여 지급 규정을 도입한 때는 2012년 봄 무렵이다. 당시 세무사에게 도움을 받아 지급 규정을 만들면서, 퇴직하는 임원의 연평균 급여의 10%에 근속연수를 곱해서 나온 금액의 3배를 퇴직급여로 지급하기로 했다. 2019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오 대표가 직전 3년간 수령한 급여는 3억6000만 원이고, 2024년 12월 31일 이전 3년간 수령한 급여를 전부 합치면 4억2000만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 대표가 2024년 퇴직할 때 퇴직급여로 받을 수 있는 돈은 얼마이고, 퇴직급여 중 퇴직소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금액은 얼마인가.


먼저 그가 2024년 연말에 퇴직하면서 받을 수 있는 퇴직급여부터 계산해 보자. 오 대표가 2024년 12월 31일 이전 3년간 받은 급여가 4억2000만 원이므로, 연평균 급여는 1억4000만 원(=4억2000만 원÷3년)이다. 그는 해당 회사에 18년간 근무했다.


따라서 1억4000만 원의 10%에 18을 곱하면 2억5200만 원(=1억4000만 원×10%×18년)이다. 오 대표는 이 금액의 3배에 해당하는 7억5600만 원을 퇴직급여로 수령하게 된다.

그러면 오 대표는 7억5600만 원을 전부 퇴직소득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그의 퇴직소득 한도를 계산하려면 그의 근무 기간을 ① 2011년 12월 31일 이전, ② 2012년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 ③ 2020년 1월 1일 이후로 나누어서 살펴야 한다.


① 2011년 12월 31일 이전
먼저 2011년 12월 31일 이전 근무 기간에 대한 퇴직소득 한도부터 계산해 보자. 당시 오 대표 회사에는 임원 퇴직급여 지급 규정이 없었다. 이때는 오 대표가 퇴직할 때 받은 퇴직급여를 근무 기간에 따라 안분해 퇴직소득 한도를 계산한다. 그가 2011년 12월 31일에 회사에 근무한 기간은 5년이고 전체 근무 기간은 18년이다. 따라서 그가 수령한 퇴직급여의 7억5600만 원의 18분의 5에 해당하는 2억1000만 원을 2011년 12월 31일 이전 근무 기간에 대한 퇴직소득으로 본다.


② 2012년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
이번에는 2012년부터 2019년 사이 퇴직소득 한도를 계산해 보자. 2019년 12월 31일 당시 오 대표가 직전 3년 동안 회사로부터 받은 3억6000만 원이므로, 이를 연평균 급여로 환산하면 1억2000만 원이 된다. 그리고 연평균 급여의 10%에 해당 근무 기간 8년을 곱하면 9600만 원이 된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렇게 계산해서 나온 금액의 3배에 해당하는 2억8800만 원까지를 퇴직소득으로 인정했다.


③ 2020년 1월 1일 이후
마지막으로 2020년 이후 퇴직소득 한도를 계산해 보자. 오 대표가 2024년 12월 31일 퇴직할 때의 연평균 급여는 1억4000만 원이고, 2020년 1월 1일 이후부터 퇴직할 때까지 근무 기간이 5년이다. 따라서 1억4000만 원의 10%에 5년을 곱하면 7000만 원이 된다. 그리고 이 금액의 2배에 해당하는 1억4000만 원을 퇴직소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전체 근무 기간을 통틀어 오 대표가 퇴직소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금액은 6억3800만 원(=①2억1000만 원+②2억8800만 원+③1억4000만 원)이다. 그의 퇴직급여 7억5600만 원 중에서 6억3800만 원은 퇴직소득으로 보고, 나머지 1억1800만 원은 근로소득으로 간주한다.


퇴직급여에 대한 세 부담을 덜려면
임원들이 퇴직급여를 수령하는 과정에선 세무상 문제를 없애려면, 정관에 임원 퇴직급여 지급 규정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법인에서는 규정에 따라 지급한 퇴직급여는 전부 손금산입 할 수 있지만, 지급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연평균 급여의 10%에 근속연수를 곱해서 나온 금액까지 손금에 산입할 수 있다. 대표이사나 임원 입장에서 퇴직 직전 3년간 급여가 많으면 퇴직급여도 더 많이 받고, 퇴직소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금액이 늘어나 세 부담도 줄어든다. 물론 급여가 늘어난 만큼 재직 기간 동안 근로소득세 부담이 늘어나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7호(2020년 0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