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모든 것은 한 개인의 죄로 귀결될 수 없으며, 아버지인 루키페르의 죽음에 연루된 모든 이가 그 죄인임을 보여주며 인간 세계의 내부적 모순과 갈등을 집중 조명한다. 이 원작의 무대를 1990년대 후반, 자본주의의 중심 미국의 한 가정에 대입시켜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뮤지컬 <블루레인>은 관객들에게 진실과 거짓, 그리고 죄와 벌에 대한 참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묻는다.
명실공히 최상의 라인업
뮤지컬 <블루레인>은 뮤지컬 <인터뷰>, <스모크> 등 사상 초유의 흥행을 기록하며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 신드롬을 끌어낸 추정화 작연출, 허수현 음악, 김병진 안무 등 최고의 제작진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에서는 실력파 배우들의 치열한 연기 열전도 관전 포인트다. 친모가 남긴 신탁자금을 받기 위해 아버지를 찾아왔다가 살해사건의 용의자로 붙잡히는 테오 역에는 뮤지컬 <원스>, <바넘: 위대한 쇼맨> 등 화제작에 출연해 온 실력파 배우 이창희와 뮤지컬 <파리넬리>, <배니싱> 등에서 극중 캐릭터로 완벽히 분했던 이주광이 캐스팅됐다. 그간 선 굵은 연기와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보이스로 관객을 매료시킨 이창희와 이주광은 거칠지만 섬세한 면모를 지닌 테오 역을 맡아 서로 다른 매력으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공부에만 매달려 뉴욕 최고의 변호사가 된 루크 역에는 뮤지컬 <킹아더>, <더 데빌>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임병근과 뮤지컬 <더 픽션>, <아랑가> 등을 통해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인 박유덕이 열연한다.
임병근과 박유덕은 그동안 다채로운 작품에서 선보인 섬세한 완급 조절이 돋보이는 원숙한 연기로 성공한 삶을 살아가지만 과거의 상처를 지닌 루크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테오와 루크의 친부이자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살아온 남자 존 루키페르 역에는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 김주호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안나 카레니나> 등 대형 작품에서 활약을 펼치는 박송권이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불우한 어린 시절 속에서도 가수의 꿈을 키워 온 테오의 여자친구이자 아름다운 무명가수 헤이든 역에는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에서 흔들림 없는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은 김려원과 뮤지컬 <니진스키> 등 다양한 매력과 연기력을 보여준 최미소가 완벽하게 변신한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2호(2019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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