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김수정 기자]탄탄한 스토리와 수려한 음악의 절묘한 조화로 지난해 DIMF 창작 뮤지컬상을 거머쥔 뮤지컬 <블루레인>이 8월 9일부터 9월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관객들을 찾는다. 작품성과 재미, 배우들의 소름 끼치는 연기력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다면 이 공연을 눈여겨보자.
선과 악의 경계를 묻다 뮤지컬 <블루레인>
뮤지컬 <블루레인>은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명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으로 ‘선(善)과 악(惡)의 경계’라는 묵직한 주제를 친부 살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차용해 흥미롭게 풀어낸 수작이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모든 것은 한 개인의 죄로 귀결될 수 없으며, 아버지인 루키페르의 죽음에 연루된 모든 이가 그 죄인임을 보여주며 인간 세계의 내부적 모순과 갈등을 집중 조명한다. 이 원작의 무대를 1990년대 후반, 자본주의의 중심 미국의 한 가정에 대입시켜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뮤지컬 <블루레인>은 관객들에게 진실과 거짓, 그리고 죄와 벌에 대한 참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묻는다.

명실공히 최상의 라인업
뮤지컬 <블루레인>은 뮤지컬 <인터뷰>, <스모크> 등 사상 초유의 흥행을 기록하며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 신드롬을 끌어낸 추정화 작연출, 허수현 음악, 김병진 안무 등 최고의 제작진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에서는 실력파 배우들의 치열한 연기 열전도 관전 포인트다. 친모가 남긴 신탁자금을 받기 위해 아버지를 찾아왔다가 살해사건의 용의자로 붙잡히는 테오 역에는 뮤지컬 <원스>, <바넘: 위대한 쇼맨> 등 화제작에 출연해 온 실력파 배우 이창희와 뮤지컬 <파리넬리>, <배니싱> 등에서 극중 캐릭터로 완벽히 분했던 이주광이 캐스팅됐다. 그간 선 굵은 연기와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보이스로 관객을 매료시킨 이창희와 이주광은 거칠지만 섬세한 면모를 지닌 테오 역을 맡아 서로 다른 매력으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선과 악의 경계를 묻다 뮤지컬 <블루레인>
배우들의 호연 화제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공부에만 매달려 뉴욕 최고의 변호사가 된 루크 역에는 뮤지컬 <킹아더>, <더 데빌>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임병근과 뮤지컬 <더 픽션>, <아랑가> 등을 통해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인 박유덕이 열연한다.

임병근과 박유덕은 그동안 다채로운 작품에서 선보인 섬세한 완급 조절이 돋보이는 원숙한 연기로 성공한 삶을 살아가지만 과거의 상처를 지닌 루크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테오와 루크의 친부이자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살아온 남자 존 루키페르 역에는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 김주호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안나 카레니나> 등 대형 작품에서 활약을 펼치는 박송권이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불우한 어린 시절 속에서도 가수의 꿈을 키워 온 테오의 여자친구이자 아름다운 무명가수 헤이든 역에는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에서 흔들림 없는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은 김려원과 뮤지컬 <니진스키> 등 다양한 매력과 연기력을 보여준 최미소가 완벽하게 변신한다.
선과 악의 경계를 묻다 뮤지컬 <블루레인>
마지막으로 루키페르 저택의 가정부 엠마 역에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엘리자벳>에서 카리스마를 보여준 한지연과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뛰어난 가창력을 입증한 한유란이, 루키페르 저택의 하인 사일러스 역에는 무대와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안정적인 연기를 펼친 임강성과 제1회 DIMF 뮤지컬 스타 대상을 수상한 조환지가 출연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2호(2019년 09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