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사태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마음은 두렵기만 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고민만 하며 시간을 보낼 수도 없는 일.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전략 수립이 절실하다.
지난 7월 6일 월요일 새벽, 금융시장에 몸을 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월드컵 축구 경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한정판 스마트폰을 사기 위한 기다림도 아니었다. 바로 채권단 제안에 찬반을 묻는 그리스의 국민투표 결과 때문이었다. 결과는 예상과 다르게 ‘반대’였다.

그리스 경제는 유로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그 자체로만 보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경제적인 영향이 극히 제한적이다. 그러나 그렉시트(Grexit)는 단순히 그리스의 붕괴가 아닌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공동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큰 두려움을 줄 수 있는 이벤트임에 분명하다.

그리스와 채권단 모두 유로존 시스템 유지를 원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그렉시트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된다. 특히, 주변국 국채 금리가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한다는 점은 그렉시트의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스 이외의 이슈에 주목하라
지금 우리가 실제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그리스 채무 협상 과정이 아닌, 그 이후의 일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리스 사태에서 조금 벗어나 글로벌 경제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유럽의 경우, 최근 그리스 사태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경기 회복세는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대부분의 기관 및 투자은행(IB)들은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3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ECB)도 더 큰 위기를 대비해 다양한 계획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특히 ECB는 올 3월부터 월 600억 유로의 채권을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어 유로존의 경기 회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역시 아베노믹스의 결과로 기업 투자가 증가하고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등 1분기에만 3.9%의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 엔 약세와 이에 따른 수출 경쟁력 강화에 따른 기업 이익 개선이 일본의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 증시는 6월 고점에서 30% 가까이 하락하며 투자 심리가 무너진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인 7% 달성을 위한 강력한 경기 부양과 증시 안정 정책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더 이어지겠지만 점차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역시 금융위기의 시작점이었던 주택 시장의 회복은 하반기에도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그리스 사태가 당분간 마찰적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세, 인플레이션 전망, 그리고 ECB를 비롯한 주요국 정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감안할 때 글로벌 경기 회복세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사실 하반기 그리스 이슈가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이벤트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 간단히 언급했지만 미국은 주택 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더불어 고용 시장도 개선되고 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빠르면 9월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작 시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금리 인상 속도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사실 0%에 가까운 기준금리가 0.25% 인상된다고 한들 시장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25bp(0.25%)씩 계속 올릴 것이다”라는 기대가 형성되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Fed는 올해 내 금리 인상 시작 시점보다 금리 인상이 주변 여건에 대한 고려 없이 빠르게 단행될 수 있다는 시장의 예상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Fed는 버블을 차단하기 위한 금리 인상은 시작하되, 그로 인해 경기 회복세가 꺾이는 건 반드시 차단하겠다는 양방의 의지를 명확하게 보여 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Fed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최소화할 것이고,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경제 회복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다시 시장에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달러·위안화 등 투자 포인트는
올 하반기 저성장·저금리의 뉴노멀 시대에 사는 일반 투자자들의 고민은 더욱 커졌다. 그렇다고 무조건 고민만 하며 결론 없이 시간을 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면서 변동성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달러 자산 미국의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에 가장 큰 배경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주식에 투자하는 달러표시 역외 펀드가 하나의 솔루션이 될 수 있다. 금융 자산 포트폴리오 내 달러 투자 자산을 일정 부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주식투자 수익을 기본적으로 추구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하는 구간에서는 신흥국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글로벌 주식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손실을 만회할 수 있으며 향후 수년간 지속될 수 있는 미국 금리 인상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위안화 채권 위안화 채권은 역사적으로 미국 금리와 낮은 상관관계를 보여 왔다. 이에 따라 미국 금리 인상기에도 기타 채권 대비 매력적인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 그리스 사태에서도 위안화 채권은 타 자산 대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기적으로 위안화 강세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점도 핵심 투자 포인트다.

주식·채권 혼합형 상품 대부분 주식을 사거나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는 것은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나 시장 변동성 확대 시 단기간에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주식·채권 혼합형 상품에 가입함으로써 이러한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주식의 변동성을 활용한 커버드 콜 전략 등을 활용하는 펀드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하반기에는 다시 정책 이벤트와 경기 회복 기대가 상존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이미 시작된 그리스 사태와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 그리고 미국의 금리 인상까지 시장의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는 많은 재료들이 남아 있다. 그러나 변동성이 자산 가격의 하락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시장의 기대에 부합했을 때에는 상승으로 화답한다. 즉, 변동성은 투자의 기회가 되는 것이다. 포트폴리오 내 자산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본다면, 지금이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한태희 스탠다드차타드은행 투자자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