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은 미국에서 ‘대통령의 차’로 통하는 거대한 차체와 고풍스러운 외관을 특징으로 가진 브랜드다. 캐딜락 하면 떠오르는 독특한 이미지가 있다. 뾰족뾰족한 디자인, 빠른 속도에 번진 듯한 꼬리 날개, 긴 차체, 컴퍼터블 등등이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자주 보던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 캐딜락의 이미지는 엘도라도 모델로 미국인들에게는 지금도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의 모델이다.
과거 미국 사회의 부와 명예의 상징인 캐딜락 브랜드가 국내 도로를 활보하고 다니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과거 캐딜락 모델처럼 화려함과 독특함은 이제 좀 자제하고 모던함을 갖춰 둥글둥글해졌지만 캐딜락은 여전히 그 명성을 계승하고 있다.
미국의 자유로움을 담고 있는 캐딜락이지만 최근 국내 출시된 ATS 모델은 유럽 차가 지니는 강력한 퍼포먼스와 일본 차의 정숙성과 승차감을 살린 캐딜락 브랜드의 첫 콤팩트 고성능 스포츠 세단이다. 최근 나오는 신차들은 유럽 차건 일본 차건 국산 차건 외관이 비슷비슷한 데 비해 캐딜락은 도로에서 확연히 튄다.
앞면에서 뒷면으로 이어지기까지 거의 대부분 직선 라인을 사용해 역동성과 남자다움을 강조했다. 도로를 달리는 ATS를 보면 영화 ‘매트릭스’의 도로 격투신이 우선 떠오른다. 실내는 크롬 재질을 적절히 살려 스포츠 세단이면서도 화려함을 갖추고 있다. ATS의 시승 구간은 서울에서 양평에 이르는 왕복 100km. 올림픽대로를 타다 팔당대교를 거쳐 남한강을 따라가는 국도 등을 달렸다. ATS는 독특한 고강성 및 초경량 차체 구조 디자인을 기반으로 민첩하고 역동적이다. 노면에 잘 밀착하고 응답성도 뛰어나다. 가속 페달에 살짝 발을 올려도 섬세하게 가속된다.
설계 단계부터 그램(g) 단위까지 고려한 철저한 경량화 개발 과정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차체 중량 대비 출력과 완벽에 가까운 전후 하중 배분을 실현했다. 특히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은 노면 상태를 1000분의 1초 단위로 감지해 각 휠의 댐핑력을 조절함으로써 뛰어난 주행 안정성과 최적의 승차감을 선사한다. 특히 주행 중 USB로 재즈 음악을 틀어놨는데,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에서 흘러나오는 생생한 트럼펫과 스윙 리듬이 ATS의 부드러운 핸들링과 근사하게 조화를 이뤘다. 첨단 안전 시스템도 갖췄다. ATS는 전후방 카메라, 초음파 센서 등의 최신 능동 안전 기술을 기반으로 전방 추돌 경고, 차선 이탈 경고가 운전자를 긴장케 한다. 특히 이러한 경고는 시트에 진동으로 전해지기 때문에 운전자의 허벅지를 자극하는 경고는 각성 효과 면에서 100점이라고 할 수 있다.
ATS에 적용된 최첨단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큐(Cadillac User Experience·CUE)는 차량 정보와 엔터테인먼트를 심플하게 실행할 수 있다. 스마트폰, MP3 플레이어, USB 등 최대 10개의 엔터테인먼트 기기를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융합해 이용할 수 있다. 터치할 때마다 살짝의 진동으로 반응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운전 중에 터치 패드 조작은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아날로그적 버튼이나 다이얼이 운전 중에는 더 조작하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미국 차의 자존심 캐딜락의 명성을 잇기에는 ATS는 조금 소박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다. 전체적으로 큰 차체나 굵은 선에 비해 실내 공간이 보통 세단 정도다. 미국 차의 큼직큼직한 면을 기대했다면 조금 못 미칠 수 있다.
연비는 리터당 11.6km로 가솔린 엔진 중대형 세단치고 나쁜 편이 아니다.
가격: 프리미엄 5200만 원
연비: 리터당 11.6km
제원: 1998cc 4기통 직분사 터보 엔진, 272마력, 가속력(0~100km/h) 5.7초, 최대 토크 36kg·m
경쟁 차종: 렉서스 ES, 아우디 A6, 푸조 508, BMW 3시리즈
머니의 평가
디자인 ★★★★☆
연비 ★★★★☆
주행 성능 ★★★★★
편의성 ★★★☆☆
정숙성 ★★★★★
안정성 ★★★★☆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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