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멀티에셋투자부문 대표

최근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향후 3~4년간 인컴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 위험을 관리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중수익·중위험 상품’으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스권에 갇힌 증시, 저성장·저금리 국면에서 투자자들도 수익에 대한 눈높이가 많이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시중 금리+알파(α)’ 수준의 수익을 얻기가 그리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올해 투자자들은 장기 투자 관점에서 주식의 배당금, 부동산투자신탁(리츠)의 배당수익이나 채권의 이자수익처럼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있는 인컴(income) 자산에 주목해 볼 만합니다.”

‘인컴’은 연초부터 업계 화두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 운용사들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관련 상품들을 소개하기 시작했고, 올 들어 국내 운용사도 앞 다퉈 인컴형 펀드들을 내놓고 있다. 불확실한 시장이 지속되면서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끊이질 않고 있지만 채권 혼합형에 속하는 인컴펀드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추세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주식형 펀드에서 계속 자금 유출이 일어나고 있지만 지난해 1월 출시한 ‘미래에셋글로벌인컴펀드’의 수탁고는 최근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올 들어서만 400억 원 가량 늘었다.

인컴펀드는 채권이나 고배당주, 우선주, 리츠 등에 투자해서 꾸준한 배당·이자수익을 챙기는 상품을 말한다.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배당·이자수익에 목적을 두고 있으나 주식, 채권의 가격 변동에 따른 자본 차익도 추가로 누릴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적인 인컴 상품인 ‘미래에셋글로벌인컴’의 포트폴리오(지난해 말 기준)를 보면 국내 채권 35%, 해외 채권 22%, 국내 배당주 5%, 해외 배당주 6%, 글로벌 리츠 5%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펀드는 최근 1년간 7.87%의 수익률(3월 11일 기준)을 거뒀다. 또 다른 펀드인 ‘미래에셋하이브리드인컴월지급식자’도 최근 1년간 7.52%의 수익률을 냈다. 아직 운용 기간이 길지 않아 장기 성과를 가늠하긴 힘들지만 지금까지 성과를 보면 시중은행 금리 수준과 비교해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이 같은 양호한 성과에 힘입어 올 들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인컴펀드 2종을 추가로 설정했다.
저성장, 환율, 저금리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 주식,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를 해야 안정적인 ‘알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저성장, 환율, 저금리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 주식,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를 해야 안정적인 ‘알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자산 배분’이 투자업계 화두

인터뷰 중 이 대표가 ‘인컴’과 함께 빈번하게 사용한 단어가 ‘자산 배분’이다. 그는 “단순히 주식, 채권의 가격 변동에 의존적이던 금융시장이 복잡하게 변하면서 이제는 ‘주식이냐 채권이냐’ 식의 투자 논리는 사라지고 있다”며 “저성장, 환율, 저금리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 주식,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를 해야 안정적인 ‘알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멀티에셋투자부문을 맡고 있다. 그는 1994년 대우증권 장외파생상품 트레이딩 담당으로 투자업계에 입문, 2002년 당시 미래에셋투신운용에 금융공학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이후 2005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주식운용본부장(CIO)을 거쳐 지난 2011년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멀티에셋투자부문 대표를 맡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영국, 미국, 브라질 등 해외 법인 설립 및 정상화에 기여하며 글로벌 역량까지 갖추고 있는 투자업계 베테랑으로도 손꼽힌다.

현재 인덱스펀드, 상장지수펀드(ETF), 헤지펀드, 금융공학펀드, 자산배분펀드 등 그가 맡고 있는 운용 자산은 약 7조 원에 이른다. ‘멀티에셋’, ‘자산 배분’이 올해 투자업계 화두로 등장하면서 이 대표가 맡고 있는 분야는 미래에셋운용의 전략 상품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는 “최근 액티브 주식형 펀드들이 시장을 밑도는 성과를 내고 있는데 ‘성장형 펀드’를 두고 하는 말”이라며 “지금 같은 저성장 국면에서는 당연히 수익이 제대로 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동안 운용업계가 주식형 펀드 위주로 성장해 오다 보니 대부분 인력들이 주식 업무에만 쏠려 있었다”며 “최근 펀드 매니저들도 자산 배분 역량을 강화하는 쪽으로 이동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불확실한 시장을 활용해 자산 배분을 통한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올해 투자자들이 주목해 볼 만한 ‘알파의 투자 상품’에는 뭐가 있을까. 이 대표는 채권, 고배당주, 리츠 등 인컴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을 적극 추천했다. 우선 글로벌 지역에 분산투자하는 해외 채권형 펀드도 인컴형 상품에 포함된다고 귀띔했다. 그는 “금리도 내려갈 만큼 내려간 데다 올해 주식시장은 크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예상하는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10% 수준인데 하방 리스크(하락 위험)를 지고 주식에 투자하느니 차라리 7% 내외의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되는 해외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다른 인컴 자산인 배당주 투자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국내 주식보다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배당주가 유망하다는 진단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현금 보유량은 엄청난데 성장이 정체되면서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당연히 주주 배당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다만 “배당주는 주가 하락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직접투자보다 채권과 일부 배당주로 분산투자하는 상품으로 접근하는 게 수익률 방어 차원에서 더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헤지펀드 분산투자로 위험 관리

시황에 관계없이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도 올해 주목해 볼 ‘알파 상품’으로 꼽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출시된 한국형 헤지펀드는 대부분 저조한 성과로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이 우세하다. 현재 운용 중인 20여 개 펀드 중 플러스 수익을 내는 상품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 중 플러스 수익을 내며 선전하는 운용사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브레인자산운용 정도다. 현재 이 대표가 총괄 지휘하는 헤지펀드 3개는 4000억 원 규모다. 대부분 펀드들이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롱숏전략을 활용하는 주식형 상품인 ‘미래에셋스마트Q오퍼튜니티’는 최근 1년 수익률(3월 5일 기준)이 7.64%를 기록, 업계 최상위권에 든다.

그는 “지금 같은 박스권 장세에서 주식의 롱숏전략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나 헤지펀드도 투자 자산 분산, 매니저 분산으로 위험을 관리하면 우상향의 수익률 곡선을 그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시적으로 반짝 수익률을 올린 뒤 주춤하는 것보다 매달 1%씩의 수익을 꾸준히 축적하는 게 운용 목표”라며 “미래에셋의 헤지펀드 투자 철학과도 부합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헤지펀드가 위험한 상품으로 인식되면서 고액자산가들은 주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를 선호하는 편”이라며 “헤지펀드도 주식롱숏형과 채권형, 투자 지역 등으로 분산투자하면 기대 수익률은 ELS보다 높고, 덜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ETF 또한 그가 알파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유망 상품군으로 지목했다. 그는 “방향성 없는 증시가 펼쳐지면서 기관 투자자들도 주식형 상품으로 ETF, 인덱스펀드를 선호하고 있다”며 “섹터 ETF를 활용해 추가 수익을 노리는 기관들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이준용 대표는…
1969년생 서울대 경영학 학사, 서울대 경영대학원 석사
1994~2000년 대우증권 장외파생상품 트레이딩 담당
2000~2002년 메리츠증권 프랍트레이딩(고유자산운용) 담당
2002~2005년 미래에셋투신운용 금융공학본부장
2005~2007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CIO
2007~2008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영국법인 대표 및 CIO
2008~2010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법인 CIO
2010~2011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브라질법인 CIO 및 헤지펀드운용
2011~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부문 대표




안상미 한국경제 기자 saramin@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