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 INTERVIEW

음료업계에서는 겨울에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는 게 관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역발상으로 신개념 음료가 론칭됐다. 바로 하이트진로음료의 무알코올 맥주 ‘하이트 제로 0.00’. 겨울철 음료 시장 비수기임에도 출시 100일 동안 200만 캔 판매를 돌파해 판매 목표량을 훌쩍 넘어섰다. 본격적인 맥주의 계절을 앞두고 있는 이때, 강영재 하이트진로음료 대표를 만나 독특한 맥주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영재 대표는…
1964년생.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미국 프린스턴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2009년 (구) 하이트맥주 경영관리실 부사장.2011년 하이트진로 연구소장. 2012년~현재 하이트진로음료 대표.


무알코올 맥주를 출시한 지 3개월이 지났다. 시장 반응은.

“할인 마트나 편의점 등 유통업계에서 음료 매출이 떨어지자 새로운 상품을 찾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개념의 무알코올 맥주를 출시했다. 생각보다 빠르게 시장에서 자리 잡은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출시 전 무알코올 맥주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 조사에서 5%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낮았다.

하지만 ‘마셔보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이가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무알코올 맥주에 대한 니즈는 충분했다고 본다. 하이트 제로 0.00을 접해 본 소비자들은 무알코올이 맞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맥주 맛은 거의 똑같지만, 칼로리 부담이 없고 가볍게 맥주를 즐길 수 있어 중장년층과 여성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얼마나 맥주의 맛과 목 넘김을 구현했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

“무알코올이란 기능성을 강조해도 맛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 하이트진로음료는 2011년부터 일본에 무알코올 맥주를 수출했다. 일본 소비자는 강한 향에 신맛을 좋아했으나 국내 소비자 테스트에서는 이런 맛을 원치 않았다.

그래서 맥주의 씁쓸한 맛을 최대한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맥주 제조공정을 모두 똑같이 거치지만 발효만 거치지 않는다. 유럽산 맥아 100%와 독일산 호프 100%를 사용해 씁쓸한 맛을 강조해 맥주와 거의 흡사하다. 알코올은 없지만 시원하게 갈증을 해소해주는 맥주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일본은 무알코올 맥주가 대중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 무알코올 맥주는 1990년대부터 이어져 역사가 꽤 오래됐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건강을 걱정하는 소비자 수요에 힘입어 시장이 성장해왔다. 초기의 무알코올 맥주는 발효를 약하게 해서 알코올을 뽑아내는 형식이었다.

무알코올 맥주에 대한 법적 기준이 알코올 1% 미만이어서 약간의 알코올이 함유됐었다. 그래서 음주 단속에 걸리곤 했다. 그러다 2010년 초 기린에서 발효를 전혀 하지 않아 0.0% 알코올의 맥주를 선보였고 이를 계기로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

현재 일본 전체 맥주 시장의 4%까지 차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알코올 제로, 당질 제로, 칼로리 제로의 맥주도 출시됐다. 일본의 소비자 조사에 의하면 앞으로 매출이 크게 성장할 제품으로 무알코올 맥주가 꼽혔다. 하이트진료음료도 일본 시장에 지난 2011년 9월부터 무알코올 맥주를 수출하기 시작해 2012년 20만 케이스(355ml 24입 기준)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

무알코올 맥주에 대한 인지도가 아직 낮은데 마케팅 계획은.

“1차 타깃층은 건강을 생각하는 중장년층이고 다음으로 칼로리에 민감한 여성을 공략할 계획이다. 제품 성격상 가정용으로 소비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무알코올 주류가 소비될 수 있는 특수한 장소들, 예를 들어 카지노, 대학교 매점,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판매를 시작하고 음용해 볼 기회를 만들어 마케팅을 할 계획이다. 특히 스포츠를 즐긴 후나 임산부도 즐길 수 있다는 점 등 기능성을 강조해 홍보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와 관련해 공동 마케팅을 할 생각이다. ”

곧 맥주의 계절이 돌아오는데 올해 판매 목표는.

“맥주는 계절에 따라 매출이 두 배 차이 난다. 6·7·8월이 성수기다. 올해 30만 케이스가 판매 목표다. 하이트 제로 0.00이란 재능 있는 아이를 키우는 기분이다. 무알코올 맥주는 다양한 상황에서 음용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아직 우리가 생각지 못한 필요에 의해서 마시는 음료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회의 중에도 딱딱한 분위기를 완화하는 데 무알코올 맥주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경쟁사에서도 곧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수입 맥주 중 일부 저알코올 맥주가 있다.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국내에서 초창기이므로 플레이어가 늘어나 시장을 키우는 것이 좋다고 본다. 당과 감미료가 많아 칼로리가 높은 일반 음료가 많은데, 무알코올 맥주는 성인 음료 시장에서 건강 음료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맥주 외에 무알코올 음료가 더 다양한 주종에 적용될 수 있나.

“현재 무알코올 매실주, 무알코올 막걸리를 개발 중이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은 아니다. 시장 수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에는 무알코올 와인도 나와 있다.”

소맥의 베이스로도 하이트 제로 0.00이 좋다고 들었다. 황금 비율을 알려 달라.

“참이슬 소주와 하이트 제로 0.00을 1대3의 비율로 섞는 것이 연하면서 맥주 탄산을 느끼며 마시기 편하고, 알코올 도수가 3~4도라 부드럽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