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부인이란 저금리를 피해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의 개인투자자를 일컫는다. 최근 우리나라도 저성장·저금리로 인해 해외 고금리 채권 등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김 여사란 용어가 생겨났다.

2012년 금융 시장의 화두는 채권 시장이었다. 채권 중개와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증권사는 물론이거니와 개인투자자들도 포트폴리오에서 채권 상품의 비중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현격히 높아졌음을 실감한 한 해였다. 안정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은 예금,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은 주식이라는 과거의 이분법적 투자 패턴 사이에 채권이라는 자산이 중요한 투자처로 자리한 것이다. 이렇게 채권 열풍이 불고 있는 한국 금융 시장의 현 위치에서 우리나라보다 이른 경제성장과 불황을 경험한 일본의 사례를 점검해 봄으로써 향후 투자자들의 의사 결정에 있어 중요한 나침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2013년 현재 국내 증권사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채권과 채권 상품의 종류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다양해졌다. 고액자산가들의 절세 상품으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물가연동국채를 비롯해 이머징마켓 채권인 브라질 국채, 브라질 물가연동국채, 터키, 멕시코 국채, 그리고 일반 국채 및 회사채까지 그 종류를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을 만큼 다양한 상품들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큰 틀에서 보면 국내 투자자들의 전체 가계 자산 중 너무 많은 포지션이 부동산 쪽에 치우쳐 있는 상황이고, 향후 부동산 시장에 과거의 투자 개념을 적용하기에는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가계 자산의 일정 부분이 금융 자산으로 전환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의 사례를 보면, 투자자들이 몰렸던 상품에는 버블이 형성되게 마련이고 투자를 결정하기에 앞서 유심히 해당 상품의 상황을 점검해 볼 필요성이 있다.

일본 투자자의 경우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위험 자산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부동산과 주식 비중을 크게 줄이는 대신 수시입출금 상품과 해외 채권, 대외 자산 투자를 급격히 늘려나갔다. 또한 일본의 금융기관들은 정기예금으로 유입된 자금을 대거 채권에 투자했다. 일본 금융기관들의 전체 자산 중 채권 비중은 1980년대 11%에서 2010년 31%까지 증가했다.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저성장·저금리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한다면, 일본의 채권 투자 전례를 통해 시사점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저성장·저금리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한다면, 일본의 채권 투자 전례를 통해 시사점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채권 비중이 늘어났음은 무엇을 시사하는 것일까. 일본의 경우 금리는 제로(0) 금리까지 떨어졌지만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실질금리는 플러스(+)로 채권 투자의 메리트가 유지됐다.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하에서는 이자가 붙지 않아도 예금자들은 화폐의 실질 구매력을 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저성장·저금리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한다면, 일본의 채권 투자 전례를 통해 시사점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고령화와 출산율 감소에 따른 인구 감소, 그리고 이어지는 저성장·저금리가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개인의 자산을 안정적으로 증식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채권과 채권 상품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싶다. 채권은 주식과 달리 확정금리부 상품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리스크 대비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한다.

현재 시중은행 1년 정기예금 수준이 3% 하회하는 시점에서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투자의 기본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risk high return)의 관점에서 채권도 국채와 우량채는 낮은 표면이자를 제공하고 위험도가 높아질수록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또한 채권은 만기 이전에 매매 시 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 매매차익 부분도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목표로 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김지숙 미래에셋증권 WM센터원 수석웰스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