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시대, 2013 자산시장 ‘지뢰’ 찾기

2013년 한국 경제는 그동안 성장제일주의의 논리에 밀렸던 많은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다.

양극화, 분배, 균형, 복지 등의 문제를 더 이상 무시하고 갈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012년 말 대선 공약에서 봤듯이 경제민주화와 복지 등이 주요 화두였고 새로 들어선 정부는 우선 재정 확보 노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요소에 변화를 가져오고 이는 기업과 자산가들에게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부유세 신설이나 증세 등 세금 인상이다.



경기 및 금리
저성장·저금리 시대 돌입

과거 고성장·고금리 시대에는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채권이든 웬만한 곳에 투자만 하면 10%대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저금리·저성장 시대에는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수준인 3%대 이상 수익을 낸다는 것이 쉽지 않다.

2012년 7월 이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2%대로 떨어짐에 따라 한국도 본격적인 저금리 시대에 들어섰다. 게다가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 등으로 수출 환경이 녹록지 않아 수출은 한 자릿수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대부분의 전망 기관들은 예측하고 있다.
[2013 자산시장 ‘지뢰’ 찾기] 한국경제 “새 정부 증세·경제민주화 정책 기업·자산가에게 부담 요인”
2012년 하반기에 한국 정부는 금융 완화와 경기 대책 등을 펼쳤다. 2013년에도 계속해 추가적인 경기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국도 미국, 유럽, 일본의 경우처럼 금리 인하로 인한 경기 부양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2011년부터 한국은행은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정책 금리를 단계적으로 인하하거나 동결해왔다. 한국의 주택 대출은 변동 금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가계의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서 소비가 촉진되고 대출 연체의 증가세를 둔화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한편 부동산 투자 열기가 되살아나고 있지 않기 때문에 2013년 한국은행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한다고 해도 가계 주택 대출 수요를 회복시키는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부채를 어느 정도 감수하면서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이들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이런 점에서 한국 역시 선진국 경제가 처한 딜레마와 같은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정책 금리 인하가 기업 부문의 대출을 필요 이상으로 촉진하면 인플레이션이나 부동산 가격 상승, 불량 채권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제
고소득자·대기업 세금 증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세제 개편의 방향이 정해졌다. 증세와 관련해 새 정부는 19.8%에 불과한 조세부담율을 21%까지 끌어올리려 할 것이다. 부가가치세 인상에서부터 소득세, 법인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증세가 거론되고 있다. 새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기업과 자산가들에게 있어 하나의 리스크로 다가올 수 있다.

이제까지 대기업이 각종 감면 혜택을 받더라도 최소한 납부해야 하는 ‘최저한세율’이 14%에서 15%로 상향 조정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은 낮아지고 대주주의 주식 양도차익 과세 대상은 확대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금액은 현행 4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낮아져 신고 대상자는 4만~5만 명 늘어날 전망이다. 대주주의 주식 양도차익 과세 범위도 넓어져 현행 ‘3% 지분, 시가총액 100억 원 이상’에서 ‘지분 2%, 시가총액 70억 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반면 부동산 세제는 그래도 다소 희망적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도를 폐지해 기본 세율인 6~38%로 과세하게 된다. 2012년 말까지는 취득, 양도하는 주택은 3주택 이상자 60%, 2주택자 50%의 중과세를 시행했다. 주택 시장 거래 활성화를 위해 1년 내 단기 양도는 50%에서 40%로, 2년 내 단기 양도는 40%에서 기본 세율로 인하된다.

다만 시장 여건을 감안해 2014년 말까지 취득한 주택에는 1년 내 단기 양도도 한시적으로 기본 세율로 과세한다. 단기 양도 세율의 인하는 주택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토지 및 기타 건축물의 경우 기존 1년 내 단기 양도 50%, 2년 내 단기 양도 40%가 계속 유지됨을 주의해야 한다. 투기지역 내 3주택 이상 다주택자,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10%포인트 추가 과세는 유지된다.

박현순 세무법인 KNP파트너 세무사는 “이는 참여정부 이전의 부동산 세제로 완전히 복귀함을 의미한다. 다만 정부에서 제출한 세제개편안의 내용이 국회 통과 시 수정될 수 있으므로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는 복지 예산을 확대할 것이라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복지의 확대는 필연적으로 재정 부담과 증세 논의로 귀결되게 마련이다.
새 정부는 복지 예산을 확대할 것이라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복지의 확대는 필연적으로 재정 부담과 증세 논의로 귀결되게 마련이다.
정치 정책
경제민주화 공약의 정책 운용

한국경제연구원(KERI)은 ‘KERI 경제 전망과 정책 과제’ 보고서를 통해 “2013년 국내 경제 성장률을 2.9%로 예상하지만, 대선 후보들의 경제민주화 공약대로 새 정부의 경제 정책이 운용되면 성장률이 2.4%로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제민주화 공약이 추진되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설비투자 위축이다. 경제민주화 정책의 골격인 순환출자 금지, 출자총액 제한,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등 출자 제한은 설비투자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변양규 KERI 연구위원은 “2013년 설비투자 증가율이 기본 전망치 3.4%에서 마이너스 4.5%로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나 순환출자 금지 등 경제민주화 정책이 현실화됐을 때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해 산출한 수치가 성장률 2.4%다.

또한 새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복지와 관련해 반값등록금, 무상 보육, 무상 의료 등 선심성 정책을 내세워왔던 만큼 새 정부는 복지 예산을 확대할 것이라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복지의 확대는 필연적으로 재정 부담과 증세 논의로 귀결되게 마련이다.




물가 및 고용
시중 유동성 과도하게 풍부

2013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소폭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경기가 2013년에도 저성장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경기 활력 약화를 초래하는 한편 물가 안정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중의 과도한 유동성은 물가 상승의 배경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금융과 실물의 연계가 미약해 풍부한 유동성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낮다. 그리고 물가 불안 심리라고 볼 수 있는 인플레 기대심리가 연평균 3% 중반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 압력은 여러 품목으로 전이되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따라 원자재에 대한 투기 수요가 증가해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2년 10월 기준, 옥수수의 투기 수요는 전년 동월 대비 58.3% 급증하고 금의 투기 수요는 84.3% 급증했다. 김민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단기적으로는 국제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유동성 확대로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고 이는 물가 불안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