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리미엄 생수 시장이 종류도 다양해지고 성장세도 무섭다. 일반 생수 시장이 매년 약 10% 성장하는 데 반해 프리미엄 생수 시장은 20~30% 성장하고 있다. 약 1500억 원 규모로 성장한 프리미엄 생수 시장을 취재했다.


올해 초 국내 생수 시장은 삼다수의 판매권을 두고 제주도개발공사와 농심 사이에 소송이 벌어지면서 일반인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연말에나 소송 결과가 나올 전망인 가운데 일반인은 예상보다 큰 생수 시장의 규모에 놀랐다.

십수 년 전만 하더라도 미미하던 생수 시장은 2010년 기준 6000억 원대로 성장했다. 매년 10% 이상 성장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1년 기준으로는 6600억 원대 시장이다. 생수 시장의 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삼다수다. 제주 삼다수는 2007년 69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에는 1616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페트병으로 판매되는 생수 시장에서 삼다수가 차지하는 비중만 약 50%다. 석수 & 퓨리스가 삼다수에 이어 전체 시장의 20%를 차지한다.

음식점, 사무실을 중심으로 판매되는 배달용 생수는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와 석수 & 퓨리스가 각각 18%, 17%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1, 2위를 다투고 있다. 11%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동원 샘물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프리미엄 생수 시장] 탄산수, 천연 암반수, 해양심층수 연 평균 20~30% 성장
세계 1위 에비앙에 이어 피지워터 추격

최근 생수 시장에서 급부상 중인 프리미엄 생수 시장은 전체 시장규모가 약 1500억 원에 이른다. 프리미엄 생수 시장은 크게 천연 암반수와 해양심층수, 탄산수 등으로 구분된다.

천연 암반수의 대표는 역시 세계 1위 생수업체 에비앙이다. 에비앙은 해발 4800m의 알프스 산맥에서 채취한 물로 칼슘과 마그네슘의 함량이 높다. 에비앙의 국내 매출액은 2011년 수입액 기준 100억 원 수준이다. 2010년 수입액 약 90억 원을 감안하면 약 17% 성장한 셈이다.

신세계 푸드에서 수입, 판매하는 피지워터는 최근 성장이 두드러지는 생수다. 피지워터는 그들의 홈페이지에 ‘모든 물이 똑같이 만들어지진 않는다(All waters are not created equal)’라는 문구로 자신들의 물에 대한 자부심을 표현하고 있다.

피지워터의 수원지는 남태평양 피지제도에서 환경 보존이 가장 잘 된 비티레부(Viti Levu) 섬이다. 피지워터의 최대 강점은 친환경이다. 수원지 반경 수백 마일 내에 어떠한 산업시설은 물론 수원지 계곡에 농장조차 없다. 적도의 구름이 만들어낸 비를 고스란히 담아 외부 침투가 안 되는 화산암에서 물을 뽑아내기까지 공기 접촉도 철저히 배제했다. 다시 말해 피지워터는 오랜 기간 서서히 자연 여과된 화산 암반수다.

이런 천혜의 환경에서 생성된 피지워터는 천연 무수규산(실리카)이 리터당 91mg으로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데, 이는 세계 1위 브랜드 에비앙의 6.5배에 해당한다. 피지워터는 독특한 미네랄 성분 구조로 달콤한 물맛이 특징이다.

최근 수입을 시작한 아쿠아 파나(Aqua Panna)는 가볍고 깔끔한 맛 때문에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제품이다. 1800년대 메디치가(家) 영지의 숲에서 처음 발견된 아쿠아 파나는 영지에 속한 유명한 사냥터인 빌라 파나로부터 그 이름이 유래했다.

소량의 나트륨과 중산탄염, 칼슘, 그리고 생리학상으로 확실한 효과가 있는 황산염 등이 아주 풍부하게 함유됐다. 무기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피부 미용과 미백 효과도 우수하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아쿠아 파나는 1940년 이탈리아 플로렌스대 약학협회의 6개월간 임상실험에서 일반 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뇨작용에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웰빙수로 각광받는 유명 탄산수

프리미엄 생수에서 또 하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탄산수다. 유럽의 레스토랑에 가면 어디를 가더라도 탄산수를 쉽게 찾을 정도로 유럽인들은 탄산수를 선호한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전체 생수 시장에서 탄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이른다.

유럽 등지에서 탄산수는 일명 ‘웰빙수’로 통한다. 특히 임산부의 소화 불량 해소와 위장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탄산수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가 소화효소를 자극해 침을 많이 발생시키고 위와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국내에 들어온 탄산수 중 대표적인 브랜드는 페리에다. ‘광천수계의 샴페인’으로 통하는 페리에는 내과 의사 루이 페리에(Louis Perrier) 박사가 천연자원인 광천수를 병에 담아 팔겠다는 생각으로, 1898년에 프랑스 남동부에 위치한 베르게제(Vergeze)의 광천 소유권을 확보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남다른 병 디자인으로 생수의 고급화를 선도한 페리에는 몸에 좋은 음료수라는 이미지로 마니아층이 폭넓다.

산 펠레그리노(S. Fellegrino)는 페리에에 이어 탄산수 시장 2위를 차지하는 브랜드로, 밀라노 북동쪽 알프스 언덕 700m 깊이에서 끌어 올린 온천수로 만든 천연 미네랄 탄산수다. 긴 천연의 여과 과정을 통해 고순도의 독특하고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산 펠레그리노는 가벼운 탄산과 양질의 미네랄이 골고루 함유돼 있어 약간의 산도와 신선함을 준다.

산 펠레그리노는 13세기에 발견돼 오늘날에 이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병 치료를 위해 이 수원지를 방문했다는 일화가 전해지며, 1899년 처음으로 수출을 시작했다. 현재 전 세계 115개국에 약 5억 병(750ml 기준)을 수출하고 있다.

산 펠레그리노는 전 세계 미식가들과 미슐랭 선정 레스토랑에서 가장 선호하는 이탈리아 천연 탄산수로도 이름 높다. 할리우드 배우 등 셀레브리티들이 가장 애용하는 물이며 특히 영화배우 톰 크루즈는 산 펠레그리노의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수입 프리미엄 생수들의 약진 속에 국내 업체들도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 속속 가세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해양심층수 ‘블루마린’을 출시했고, 올 초에는 탄산수 ‘트레비’를 선보였다. 앞선 2007년에는 CJ제일제당이 국내 최초로 해양심층수를 활용해 ‘울릉미네워터’를 출시하기도 했다.

프리미엄 생수 시장의 미래에 대해 김정윤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프리미엄 생수 시장은 성장률은 높지만 물류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서는 마진율이 5% 내외지만 시장 성장성이 좋기 때문에 유통망만 해결하면 수익률도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규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