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폼 나는 저녁 한 끼 후 캐주얼한 바(bar)에서의 칵테일 한 잔을 이번 주말 저녁 코스로 결정했다면 당신의 머릿속에는 순서대로 두 곳의 장소가 떠오르게 마련이다. 하지만 주차 문제가 만만치 않은 강남이라면 움직이는 것도 일이다. 강남역 근처 ‘나무와’는 그럴 때 찾으면 안성맞춤인 곳이다.

자본주의 상업지구의 결정판이랄 수 있는 서울 강남역 근처에 나무와 자연을 벗 삼아 여유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다. ‘젊음의 거리’로 대변되는 지역인 만큼 톡톡 튀는 콘셉트의 레스토랑이 즐비한 그곳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 ‘나무와(TREE & ME)’는 오히려 튀는 공간이다. 자작나무를 리얼하게 활용한 심플하고도 모던한 인테리어와 아웃테리어가 눈길을 붙잡기에 충분하다.
‘나무와’=‘자연과 함께’
![[맛집] ‘아듀 2011’, 자연과 함께 아쉬움을 달랠 곳](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D.25103657.1.jpg)
날씨가 따뜻하거나 하늘이 맑은 날이면 지붕을 열 수 있는 3층의 바는 저녁식사 후 남아 있는 여운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연말 가족 모임이나 지인들과의 작은 파티를 계획 중이라면 한번쯤 고려해 볼 만한 장소다.
20대 중반에서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찾는다는 나무와는 이탈리안 퀴진의 ‘기본’을 지키면서도 ‘펀(fun)’하고 ‘펑키(funky)’한 변형을 가미하는 요리를 콘셉트로 하고 있다.
너무 어렵지 않은 음식, 너무 무겁지 않은 이탈리안 요리를 선사한다는 셰프의 철학을 담고 있는 요리는, 그래서인지 이름부터 유니크하다. ‘광양 불고기 샐러드’가 그 예. 즉석에서 양념한 와규 갈빗살과 매실 장아찌를 넣은 광양 스타일의 샐러드는 연령을 초월해 인기를 모으고 있는 메뉴다. 장아찌의 등장(?)은 자칫 느끼하게 느껴질 수 있는 양식의 최대 ‘약점’을 극복시켰다고.

‘펀’하고 ‘펑키’한 이탈리안 퀴진

감질나는 요리 소개에 살짝 약이 오르지 않을 수 없던 차에 드디어 베일에 가려졌던 요리 접시가 하나씩 주방에서 나왔다. 첫 번째 주인공은 ‘나무와 마키 파스타’. 주방장의 특제 와사비 김에 크림 파스타를 싸서 먹으니 입 안에서는 동서양의 조우가 이뤄졌고, 지루함(?)에 시달린 혀는 유니크한 경험에 빠진다. 크리미한 면발과 톡 쏘는 와사비, 구수한 김의 만남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엔 역부족이다.

유난히 준비 시간이 길었던 안심 스테이크는 기다린 보람이 있었던 아이템. 15일간의 냉장 숙성을 통해 한껏 부드러워진 육질은 야들야들한 것이 새삼 ‘먹고 사는 즐거움’을 안겨줬다. 주방장 특제 소스도 좋지만 스테이크 접시 한쪽에 담아 낸 상급 3%의 신안산 토판염을 살짝 찍어 먹어도 제 맛이다. ‘스테이크+레드 와인’의 공식이 식상하다면 식사를 끝낸 뒤 쿠바 칵테일 ‘모히토(mojito)’를 주문해 보라. 보드카의 ‘펀’하고도 ‘펑키’한 변신에 보내는 한 해의 아쉬움을 잊을지도 모른다.
![[맛집] ‘아듀 2011’, 자연과 함께 아쉬움을 달랠 곳](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D.25103661.1.jpg)
문의 02-558-6882, www.tree-n.co.kr
영업시간 12:00~24:00
가격 타파스류 8000원~, 샐러드 9000원~, 파스타 1만6000~2만1000원, 리조토 1만7000~2만1000원, 피자 1만6000~2만 원, 메인 메뉴 3만3000원~, 코스 요리 2만8000원 & 6만 원
기타 발레파킹(2000원), 3층 연회 예약 시 케이터링 가능. 와인 50~60종 구비
글 장헌주 기자 chj@hankyung.com 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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