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폼 나는 저녁 한 끼 후 캐주얼한 바(bar)에서의 칵테일 한 잔을 이번 주말 저녁 코스로 결정했다면 당신의 머릿속에는 순서대로 두 곳의 장소가 떠오르게 마련이다. 하지만 주차 문제가 만만치 않은 강남이라면 움직이는 것도 일이다. 강남역 근처 ‘나무와’는 그럴 때 찾으면 안성맞춤인 곳이다.
◀ 보름 동안 냉장으로 부드럽게 숙성된 육질의 맛이 일품인 안심 스테이크. 허브, 마늘, 올리브오일 등으로 제조한 특제 소스가 고기 맛을 제대로 느끼도록 한다.
◀ 보름 동안 냉장으로 부드럽게 숙성된 육질의 맛이 일품인 안심 스테이크. 허브, 마늘, 올리브오일 등으로 제조한 특제 소스가 고기 맛을 제대로 느끼도록 한다.

자본주의 상업지구의 결정판이랄 수 있는 서울 강남역 근처에 나무와 자연을 벗 삼아 여유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다. ‘젊음의 거리’로 대변되는 지역인 만큼 톡톡 튀는 콘셉트의 레스토랑이 즐비한 그곳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 ‘나무와(TREE & ME)’는 오히려 튀는 공간이다. 자작나무를 리얼하게 활용한 심플하고도 모던한 인테리어와 아웃테리어가 눈길을 붙잡기에 충분하다.



‘나무와’=‘자연과 함께’

[맛집] ‘아듀 2011’, 자연과 함께 아쉬움을 달랠 곳
전체 3층으로 된 나무와는 층별로 ‘골라 가는’ 재미가 있다. 1층은 모던한 카페, 2층은 레스토랑, 3층은 옥외 테라스형 바(bar)로 콘셉트를 달리 했기 때문.

날씨가 따뜻하거나 하늘이 맑은 날이면 지붕을 열 수 있는 3층의 바는 저녁식사 후 남아 있는 여운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연말 가족 모임이나 지인들과의 작은 파티를 계획 중이라면 한번쯤 고려해 볼 만한 장소다.

20대 중반에서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찾는다는 나무와는 이탈리안 퀴진의 ‘기본’을 지키면서도 ‘펀(fun)’하고 ‘펑키(funky)’한 변형을 가미하는 요리를 콘셉트로 하고 있다.

너무 어렵지 않은 음식, 너무 무겁지 않은 이탈리안 요리를 선사한다는 셰프의 철학을 담고 있는 요리는, 그래서인지 이름부터 유니크하다. ‘광양 불고기 샐러드’가 그 예. 즉석에서 양념한 와규 갈빗살과 매실 장아찌를 넣은 광양 스타일의 샐러드는 연령을 초월해 인기를 모으고 있는 메뉴다. 장아찌의 등장(?)은 자칫 느끼하게 느껴질 수 있는 양식의 최대 ‘약점’을 극복시켰다고.
1 여성 고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다양한 칵테일들
1 여성 고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다양한 칵테일들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한 공학 전공의 주인장은 동서양을 넘나드는 개인적 경험과 아이디어를 메뉴에 유감없이 담아냈다. 그래서일까. 나무와의 요리는 이탈리안 퀴진의 클래식함과 더없이 실용적인 음식의 ‘기본’이 잘 어우러진 결과물로 다가온다.



‘펀’하고 ‘펑키’한 이탈리안 퀴진
2 나무와 마키 파스타. 주방장의 특제 와사비 김으로 파스타 면을 싸 먹으면 담백한 크림 파스타 맛에 톡 쏘는 와사비 김 맛이 더해져 독특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2 나무와 마키 파스타. 주방장의 특제 와사비 김으로 파스타 면을 싸 먹으면 담백한 크림 파스타 맛에 톡 쏘는 와사비 김 맛이 더해져 독특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어린 나뭇잎 토핑 하나까지 허투루 할 수 없다는 셰프의 고집(?) 덕분에 나무와 음식 촬영은 여느 때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거의 동시에 서너 가지 요리가 뚝딱 준비되는 레스토랑도 있었건만, 요리와 요리 사이 유난히 긴 시간 동안 기다렸다.

감질나는 요리 소개에 살짝 약이 오르지 않을 수 없던 차에 드디어 베일에 가려졌던 요리 접시가 하나씩 주방에서 나왔다. 첫 번째 주인공은 ‘나무와 마키 파스타’. 주방장의 특제 와사비 김에 크림 파스타를 싸서 먹으니 입 안에서는 동서양의 조우가 이뤄졌고, 지루함(?)에 시달린 혀는 유니크한 경험에 빠진다. 크리미한 면발과 톡 쏘는 와사비, 구수한 김의 만남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엔 역부족이다.
3 쫄깃한 아귀살만 바른 매콤한 토마토소스의 신사동 아귀 파스타. 파스타 면과 함께 씹히는 아귀살 맛이 재미 있다.
3 쫄깃한 아귀살만 바른 매콤한 토마토소스의 신사동 아귀 파스타. 파스타 면과 함께 씹히는 아귀살 맛이 재미 있다.
첫 번째 요리가 안겨준 강한 임팩트는 뒤이어 나오는 ‘신사동 아귀 파스타’가 한층 끌어올렸다. 뼈를 발라낸 쫄깃쫄깃한 아귀살은 씹는 맛이 일품. 크림 파스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호할 매콤한 한국적 파스타라 아니할 수 없다.

유난히 준비 시간이 길었던 안심 스테이크는 기다린 보람이 있었던 아이템. 15일간의 냉장 숙성을 통해 한껏 부드러워진 육질은 야들야들한 것이 새삼 ‘먹고 사는 즐거움’을 안겨줬다. 주방장 특제 소스도 좋지만 스테이크 접시 한쪽에 담아 낸 상급 3%의 신안산 토판염을 살짝 찍어 먹어도 제 맛이다. ‘스테이크+레드 와인’의 공식이 식상하다면 식사를 끝낸 뒤 쿠바 칵테일 ‘모히토(mojito)’를 주문해 보라. 보드카의 ‘펀’하고도 ‘펑키’한 변신에 보내는 한 해의 아쉬움을 잊을지도 모른다.
[맛집] ‘아듀 2011’, 자연과 함께 아쉬움을 달랠 곳
위치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617-6
문의 02-558-6882, www.tree-n.co.kr
영업시간 12:00~24:00

가격 타파스류 8000원~, 샐러드 9000원~, 파스타 1만6000~2만1000원, 리조토 1만7000~2만1000원, 피자 1만6000~2만 원, 메인 메뉴 3만3000원~, 코스 요리 2만8000원 & 6만 원

기타 발레파킹(2000원), 3층 연회 예약 시 케이터링 가능. 와인 50~60종 구비


글 장헌주 기자 chj@hankyung.com 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