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su & Hunza, Pakistan
파키스탄의 산골마을 훈자(Hunza)는 세계적인 장수촌으로 유명하다. 푸른 물이 뚝뚝 듣는 하늘 아래 새하얀 설산이 병풍처럼 둘러싼 훈자의 계곡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만화영화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훈자 인근의 작은 마을 파수(passu)는 ‘인디아나 존스 다리’로 여행자들의 발길을 끈다.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그림 같은 풍광을 즐기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때로 인생의 교훈을 얻기도 한다.
사막의 더위에 허덕이며 실크로드를 달린 지 한 달여. 세상에서 가장 높고, 위험하고, 아름다운 길이라는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넘어 파키스탄에 들어섰다. 이 나라의 첫 목적지는 국경 근처 파수라는 작은 마을. ‘뒷산’의 빙하와 두 개의 ‘인디아나 존스 다리’로 유명한 트래킹 명소다. 우연히 동행하게 된 한국인 남자 친구와 함께 맑은 날 기분 좋게 길을 나섰다.
아무리 봐도 길을 잘못 든 것이 분명했다. ‘음, 이 일을 어쩐다? 할머니를 만났던 곳까지 되짚어 돌아갈까 아니면 조금만 더 앞으로 가볼까’ 하고 고민하던 중 다행히도 맞는 길을 찾았다. ‘그럼 그렇지, 우리의 운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하지만 두 번째 다리를 건너자마자 완전히 녹초가 돼 도저히 다음 코스를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돌아가는 길 또한 만만치 않게 멀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물통은 점점 바닥을 드러내는데, 마침 지나가던 미니 트럭 한 대가 숙소까지 태워주겠단다. ‘오호, 이렇게 고마울 때가.’ 룰루랄라 휘파람 불며 파키스탄 사람들의 친절에 감사하며 숙소까지 잘 왔는데, 이게 웬일인가. 방 열쇠를 넣어 두었던 윈드재킷을 트럭 짐칸에 두고 내렸다. 트럭은 이미 한참 전에 제 갈 길로 가버렸는데. 열쇠야 얼마간의 돈으로 해결할 수 있겠지만, 나름 비싼 돈을 주고 한국에서 샀던 기능성 윈드재킷이 문제였다.
직장을 그만두고 긴 여행을 떠나오기 전 친한 선배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너 지금 잘못된 길을 가려고 하는 거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봐라.” 그때 언제가 책에서 읽었던 문구가 떠올랐다. ‘틀린 길은 없다, 풍경이 다를 뿐.’ 우여곡절 끝에 찾아온 카라코람의 꽃, 훈자의 별투성이 밤하늘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How to Get There
파키스탄의 장수마을 훈자로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중국 신장의 카슈에서 출발하는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로 신장의 수도 우루무치까지 간 다음(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항 운행), 중국 국내선 비행기로 카슈까지 갈 수 있다. 캬슈에서 버스나 랜드크루저를 이용해 2박 3일 천천히 주변의 풍광을 즐기다 보면 파수와 훈자에 닿는다. 훈자로 바로 가고 싶다면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까지 간 다음(직항 편은 아직 없다), 길깃까지 국내선으로 가서 다시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Where to Stay
작은 마을 파수의 호텔은 소박하기 그지없다. 그 대신 훈자에는 제법 시설을 갖춘 호텔들이 몇 있는데, 훈자의 그림 같은 풍광을 제대로 즐기려 한다면 이글네스트 호텔(eaglesnesthotel.com)이 좋다.
Another Site
훈자에서 출발하는 라카포시 베이스캠프 트래킹이 환상적이다. 해발 7788m의 라카포시 베이스캠프(3261m)까지는 1박 2일 코스다. 여러 시간 땀 흘리며 오른 후 마주치게 되는 빙하의 장관은 보는 이의 가슴을 철렁 쓸어 내리게 만든다.
글·사진 구완회
© 한경매거진&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