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유엔 콜러 아태지역 대표

세계 최고의 명품 욕실 및 주방 브랜드 콜러(KOHLER)가 9월 2일 브랜드 론칭과 함께 비데 일체형 위생도기 누미(NUMI)를 국내에 출시했다. 론칭 행사를 위해 방한한 래리 유엔(Larry Yuen) 콜러 아태지역 대표를 만나 콜러와 누미의 특별함에 대해 물었다.

콜러가 생소한 독자를 위해 소개를 부탁한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와 큰 규모를 자랑하는 비상장 기업 중 하나다. 1873년 세계 최초로 주철 욕조를 생산했고, 욕실용품에 색감을 입힌 최초의 회사로, 주방과 욕실 부문 글로벌 리더다.”

이번에 출시한 누미의 특징은 무엇인가.
“욕실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역사에 기록될 것”
“누미 개발은 5년 전 ‘세계 최고의 위생도기를 만들어보자’는 얘기에서 시작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각지의 전문가들로 글로벌 팀을 꾸려 세계인의 욕실 행동 패턴을 연구했다.

예를 들어 중국인은 변기 뚜껑을 본인 손으로 올리기 싫어한다. 미국에서는 남편이 변기 시트를 열어두는 것이 주요 이혼 사유라는 조사도 있다.

동양에서는 겨울철 화장실에서 발이 시리다는 문제점도 있었고, 양변기의 절수에 초점을 맞춘 나라도 있었다. 최첨단 기술로 이런 모든 니즈를 반영한 제품이 누미다.”

어떤 특별한 기능이 있는가.

“센서를 이용한 자동 개폐식 시트를 고안했다. 뚜껑만 열리게 할 것인지 시트까지도 올릴 것인지 본인 필요에 따라 사용하면 된다. 아래쪽에는 발을 따뜻하게 해주는 온풍 장치가 마련돼 있고, 이용 시간에 따라 필요한 물을 자동으로 계산한다. 조명과 음악 플레이어 기능도 있다.”

굉장히 다양한 기능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점은.

“기능도 좋지만 나는 디자인이 매우 맘에 든다. 특히 발레 동작을 연상케 하는 뚜껑 자동 열림 동작이 좋다. 집에서 쓸 일이 없는데도 그걸 구경하려고 열었다 닫았다 하기도 한다.(웃음)”

디자인의 어떤 부분에 신경을 가장 많이 썼나.

“딱 봤을 때 변기 같지 않은 변기를 만들고 싶었다. 전반적으로는 콜러의 볼드(BOLD) 콘셉트를 적용하고 대담한 감각의 디자인과 최첨단 기술을 접목시켰다. 형태와 기능적 측면에서 누미가 욕실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 믿는다.”

10년 넘게 주방 및 욕실 사업부에서 일하다 보면, 화장실을 항상 유심히 관찰하는 습관 같은 것이 생길 것 같은데.

“물론이다. 휴가 중에도 호텔이나 식당에 가면 볼일이 없어도 항상 화장실을 일부러 찾아간다. 욕실이나 화장실의 제품도 보지만 디자인을 중시하기 때문에 전체 공간과 어울리는지를 주로 본다. ”

누미는 한국 출시에 앞서 미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먼저 출시가 됐는데 반응은 어땠는가.

“놀라울 정도다. 미국에서 처음 출시했다. 사실 미국은 비데를 사용한 경험이 비교적 적어서 걱정했는데 반응은 대단했다. 누미의 유투브 동영상은 일주일 만에 조회건 수가 50만 건을 넘는 등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홍콩과 대만 등 비데에 좀 더 익숙한 아시아 시장에서도 ‘비데의 디자인과 기능이 이 정도까지 가능할지 몰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콜러의 전체 시장에서 아시아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대로 아직까지는 작다. 그러나 항상 팀원들한테 ‘인구로 보면 세계 인구의 반은 아시아에 있다’고 얘기한다.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이 개발 중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잠재성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본다.”

한국 시장에서 어디에 마케팅 중점을 두고 국내의 다른 업체와 차별화할 계획인가.

“한국에서의 전략은 하이엔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롯데, 신라, 인터콘티넨탈, W, 반얀트리 등 고급 호텔에 들어가 있다. 고가 시장에서는 사실 경쟁사 수가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 일단 고가 시장 부문에 주력하고 이후 더 많은 소비층에게 다가설 계획이다.”

글 함승민 기자 hamquixote@hankyung.com 사진 제공 콜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