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미국처럼 부동산 융자가 보편화돼 있는 환경에서는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조금만 상승해도 실제 수익률은 주식보다 월등히 높아진다.
예를 들어 50만 달러 상당의 주택을 구입하며 구입가의 20%인 10만 달러를 다운페이하고 40만 달러를 융자로 받는다면 집값이 60만 달러로 상승했을 때 투자수익은 100%에 달하게 된다.
물론 거래에 들어가는 비용은 계산에 넣지 않았지만, 적절한 시기를 맞춘 부동산 투자 효과는 상승과 하락 주기가 긴 부동산 가격의 움직임으로 하락 말기나 상승 초기의 작은 투자가 부동산 융자 시스템의 이용과 레버리지 효과로 짧은 기간 안에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케이스 실러(Case-Shiller) 부동산 지수에 따르면, 미국 부동산 시장은 2010년 6월까지 부동산 가격이 최고치였던 2007년에 비해 20개 주요 도시의 주택 가격 지수가 2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융자에 따른 레버리지의 역효과로 인해 실제 가격 하락보다 훨씬 큰 손해를 입은 투자자들도 많지만, 어떤 날엔 주식에 대한 질문보다 매물로 나온 부동산을 검토해 달라는 요청이 더 많이 들어올 만큼 부동산 시장의 바닥을 기다리며 대기하는 투자자들도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최고치에 비하면 아직 많이 하락해 있지만 2009년과 비교하면 올해 6월까지 20개 도시의 주택 가격 지수는 전년에 비해 5개월 동안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으며 작년 6월에 비하면 지수가 4.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상승세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찾기 위한 미국 정부의 세금 혜택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이를 반영하듯 7월 기존 주택 판매는 주택 구입에 대한 세금 혜택이 실질적으로 마감한 6월에 비해 사상 최대 폭인 27.2% 감소했다. 주택 재고 역시 정상적인 시장에서의 6개월 재고분의 두 배가 넘는 12.5개월로 늘어났다. 이렇듯 부동산 시장의 바닥을 가늠하기란 어렵지만 투자자 나름대로 적정가의 인식은 바로 하고 있는 게 좋을 듯싶다.
적정가를 가늠하기에 좋은 자료 중 하나는 미 부동산 및 부동산중개인협회(National Realtors Association)에서 중간 소득, 주택 가격, 모기지 이자율 등을 토대로 발표하는 주택 구입가능 지수(Housing Affordability Index) 및 모기지 비용과 렌트비를 비교하는 모기지 페이먼트-렌트 비율(Mortgage Payment-Rent Ratio)이 있다. 집을 장만할 때 매달 내야 하는 융자 상환 비용과 아파트 월세를 비교한 것이다.
도시마다 다르지만 주택 가격이 최고치였을 때 로스앤젤레스(LA)는 이 비율이 2.1이었다. 집을 구입했을 때 한 달에 들어가는 모기지 비용이 렌트를 했을 때보다 2.1배가 더 높았다는 얘기다. 지금은 이 비율이 1.0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집을 구입하거나 렌트를 하나 비용이 같다는 얘기로 가능하면 렌트보다 집을 구입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시장도 공급과 수요로 가격이 형성되므로 지금과 같이 매물이 많고 경기침체로 인한 높은 실업률로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적정가란 큰 의미가 없다고는 볼 수 있다.
바닥을 아는 방법은 지나가 볼 수밖에 없고, 부동산 시장의 성격상 어떤 전환점을 정확하게 잡아내지 않아도 충분한 기회를 주리라 믿는다. 더군다나 주식과는 달리 유지비가 필요한 투자이기 때문에 성급하게 너무 빨리 들어가면 유지비를 감당하기가 힘들 수도 있다.
미국의 부동산 버블의 붕괴가 좋은 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는 데는 별 이견이 없지만 투자의 성공을 위해선 무한한 인내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Up-Front in US] 미국 부동산 시장의 현주소](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D.25107791.1.jpg)
베어스턴스(Bear Stearns) 투자 컨설턴트
찰스슈왑 (Charles Schwab) LA 한인타운점 지점장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투자 컨설턴트
현재 Excellence Asset Management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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