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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한 방울 없이 수십 km를 달릴 수 있는 ‘꿈의 차’가 현실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3월 말 시속 60km 이하 저속 전기차의 도시 주행 허용을 내용으로 하는 자동차관리법이 시행됨에 따라 국내에도 4월 전기차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와 제네바 모터쇼 등 세계 유명 모터쇼를 점령했던 친환경차, 그중에서도 특히 전기차 시장이 활짝 열릴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기차, 모터쇼를 점령하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나면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 중 하나로 친환경차 개발과 출시 등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열린 세계 유명 모터쇼에서도 친환경차는 단연 화두를 장식하고 있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올 1월 개최된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친환경 자동차는 최고 화제였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친환경 자동차의 대표 격인 하이브리드차의 새로운 차종들을 선보였다.
그러나 내연기관에 부분적으로 의존하는 하이브리드차와 달리 석유를 전혀 필요하지 않는 전기차야말로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진정한 주역이었다. 아우디 스포츠카인 E-트론(E-tron), 닛산 리프(LEAF), 볼보 C30 전기차형, BMW 콘셉트카 액티브-E(Active-E) 등이 바로 그들이다.
3월 초 개막한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2010년 3월 4~14일)에 참가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 역시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지 않는 자동차 모델들을 대거 선보였다. 친환경 자동차가 향후 시장을 주도할 차세대 주력 차종임을 시사하고 있는 것.
특히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시작됐던 각국 업체들의 전기차 각축전이 보다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플러그를 꽂아 자동차를 충전할 수 있는 간이충전소까지 설치되는 등 미래의 콘셉트카뿐만 아니라 현실로 다가온 양산형 전기차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전기차로 진화하는 자동차
세계 환경규제 강화 문제와 함께 고유가 부담, 소비자의 고효율 차량 선호 현상 등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시장선점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 이는 기존 내연기관과는 다른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요구하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선진 각국의 연비와 배기가스 정책, 기술발전 속도, 자동차 업체들의 개발 동향 등을 고려할 때 2020년께에는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전기차의 주요 전장부품은 배터리, 전기모터, 인버터, 컨버터, 배터리 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배터리는 재충전이 가능한 2차 전지가 사용되며 전기차 품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전기자동차의 주행시간을 늘릴 수 있는 배터리 제조기술이 전기차 성능 향상의 관건인 셈.
그러나 탑재되는 2차전지의 비용과 무게 등을 고려하면 적정규모의 2차전치 탑재와 적절한 충전 인프라 구축이 전기차 가격 하락과 보급 확대에 있어 중요한 구비 조건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1990년 1월 석유자원 고갈과 지구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무공해 자동차 개발에 착수, 다음해 12월 쏘나타를 기본으로 납축전지를 내장한 1호 전기차가 탄생했다. 1992년 5월 엑셀을 기본 모델로 납축전지와 컴퓨터 제어장치를 적용, 2호 전기차가 개발됐으며 첨단 배터리와 모터를 적용한 3호 차와 특수합금 제작으로 차량 중량을 줄인 4호 차가 이듬해 잇따라 개발됐다.
1990년대 중반으로 2000년대 후반은 싼타페, 클릭을 기본 모델로 수소연료 전지 차가 개발됐고 작년 국산 핵심 전기동력부품(전기모터, 인버터, 컨버터, 배터리)을 장착한 아반떼 LPI하이브리드가 출시됐다. 2011년 i10을 기본 모델로 1회 충전으로 16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양산체제 구축이 예정돼 있다.
전기차는 연비와 이산화탄소(CO₂) 저감 측면에서 다른 그린카 대비 우수함에도 배터리 가격과 성능, 충전 인프라 등의 문제로 아직 국내 상용화는 미흡한 상황이다. 그러나 개정된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이 최근 발효되면서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개조할 수 있게 됐다.
또 저속 전기차에 대해서는 일반 자동차와 다른 안전기준이 부여되도록 자동차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등이 개정됨에 따라 오는 2분기부터는 점진적으로 저속 전기차 운행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일본, 미국 등 전기차 선진국 대비 최소 3년 이상 전기차 상용화에 뒤처져 있지만 우리나라가 앞으로 전기차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박상원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30~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데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배터리 회사들과의 유기적인 협조를 진행한다면 경쟁력 있는 전기차 개발에 훨씬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 약 2000만 명이 거주하고 있어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전기차 충전소를 효과적으로 설치할 수 있다는 지형적 특성도 전기차 선진화에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전기차 시장…이들이 달리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전기차 관련 이슈들이 대기 중이므로 실적호전 전기차 관련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우선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 하반기 전기차를 시범 공급할 예정이다. 엑스콘이 에이디텍스로부터 전기차 사업을 양수해 사명을 변경한 AD모터스는 올해 2분기부터 저속 전기차를 양산할 계획이다.
미국 전기차 업체 잽(ZAP)사의 2대 주주인 삼양옵틱스는 올해 2분기부터 전기차를 수입, 판매할 예정이다. CT&T와 레오모터스 등도 전기차 개발과 전기오토바이 생산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차전지 관련주로는 LG화학, 삼성SDI, SK에너지, 앨엔에프, 에코프로, 상신이디피, 휘닉스피디이, 소디프신소재 등이 꼽히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 공급하는 업체로는 넥스콘테크, 파워로직스가 있다.
2008년 하반기 현대로템의 모터사업부를 인수한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모터 관련주로 주목받고 있으며, 에스피지는 전기스쿠터용 모터 생산으로 전기차 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기차 충전소·충전기 관련주로는 코디에스와 에듀패스가 주목받고 있다.
코디에스는 월드컵 상암경기장, 서울대공원, CT&T 등에 전기차 급속충전기를 공급하고 있고 에듀패스는 충전기 업체인 시그넷시스템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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