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리스크 관리 A to Z
거에 맞선 볼 때 필요한 것은 건강진단서였다고 한다. 얼마 전에 한 가지가 더 추가되었는데 부모의 연금수령 내역서라는 농담이 회자되었다. 상대방 부모가 공무원연금이나 교원연금 대상자라면 더 이상 따질 필요가 없고 그 자리에서 1차 관문 통과다. 공무원연금 대상자가 아니라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증거자료라도 제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능력 있는 상대방이라 해도 결혼 승낙이 쉽지 않다. 이처럼 부모의 연금수령 내역서가 중요해진 이유는 부모 부양에 따른 부담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다. 의사나 변호사와 같은 사자(字) 돌림 직업을 가졌다 해도 부모의 연금 규모가 변변치 않다면 결혼생활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자녀들 결혼을 잘 시키기 위해서라도 부모들이 연금 재테크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앞으로 닥쳐올 ‘脫 자녀의존 시대’의 생존비법이기도 하다.내 연금 설계에서 필요한 7가지 요소를 짚어 본다.무엇보다도 노후에 필요한 생활자금이 얼마인지를 스스로 계산해보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어디에서 살고 어떤 노년 생활을 꿈꾸느냐에 따라 노후 생활자금은 많이 달라진다. 월 200만 원이면 노후에 중산층 수준의 생활을 즐길 수 있고, 부유한 생활을 하려면 월 380만 원 이상은 필요하다. 월 200만 원의 노후 필요 자금을 장만하려면 35세부터 60세까지 매월 85만 원씩 10% 연복리 상품을 저축해야 한다. 내 집 마련과 자녀교육 비용 등을 감안하면 달마다 85만 원을 저축하기도 쉽지 않지만 섣불리 주식과 펀드 만으로 불안한 투자를 할 수 는 없다. 노후준비는 빠를수록 좋기 때문에 적은 금액이라도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게 좋다. 저축기간이 길수록 복리효과가 커지기 때문에 젊을 때부터 장기간 저축하는 게 연금 재테크의 핵심이다. 반대로 준비기간이 늦어질 때마다 추가로 준비해야 하는 금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니 서두르기를 바란다.공무원이나 사립학교 교원이 아니라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으로 노후 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주택연금(역모기지)은 최후 보루이기 때문에 집을 갖고 있다고 해서 노후준비에 소홀하면 큰코 다칠 수 있다. 주택만 믿고 안심하고 노후자금 준비를 하지 않다가 라이프사이클에서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런 이벤트가 발생하면 집을 처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택연금은 없다고 생각하고 은퇴준비를 위한 각오를 다지자. 직장인이라면 퇴직연금 가입 대상자다. 퇴직연금의 확정기여형(DC)과 확정급여형(DB) 그리고 개인퇴직계좌(IRA)를 놓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국민연금과 함께 종신형 플랜을 완성하는 데 있어 퇴직연금을 깨서는 내 연금 설계에서 중대한 실수를 하게 된다. 그리고 또한 추가로 노후 생활비를 마련할 목적이라면 개인연금 중 세제혜택이 주어지는 연금저축보험, 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펀드는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할 금융상품이다.통계상으로도 여자가 남자보다 7년 이상 더 산다. 그리고 결혼연령도 3~4살 차이가 난다. 남편 사별 이후 부인이 홀로 생존하는 기간은 10년에 달한다. 은퇴설계를 할 때 부인을 위한 재정설계가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개인연금보험에 가입할 때 수령인을 법정상속인에서 부인으로 변경하는 게 배우자를 위한 재정설계의 구체적인 실천이다. 적격연금의 경우 적은 금액으로 장기간 복리효과를 거두면 예상보다 큰 금액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배당금까지 고려하면 부동산 등기를 할 때도 부부 공동명의로 해 두는 게 좋다. 남편 이름으로만 등기를 해 두면 상속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부인을 위해 장기간병보험, 100세 실손 의료비 등도 가입해둬야 한다.연금 재테크는 안정성이 우선이지만 수익성도 고려해야 한다.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안정성을 추구하고 젊을수록 안정성보단 수익성에 비중을 두는 게 좋다. 특히 세제혜택과 함께 국민연금을 받기 전에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은 봉급생활자와 고소득 자영업자에게 좋다. 나이가 들수록 연금저축보험이 제격이다. 개인연금보험에 가입할 때도 젊을수록 적격연금으로 세제혜택을 받고 연금수령시 배당금을 노리는 것도 좋겠다. 반대로 은퇴 시점이 가까울수록 확정금리 또는 공시이율 상품으로 생활연금을 받는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선택할 때도 위험을 분산시키는 게 현명하다. 퇴직연금을 확정기여형(DC)에 가입했다면 개인연금은 공시이율형을 선택하는 투자가 바람직하다.출생률 저하로 2025년경엔 우리나라 총인구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인구 감소는 주택 가격 하락을 몰고 올 수 있다. 우리나라는 70년대 중반부터 출생률이 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70년대 초반만 해도 한 해 100만 명 이상이 태어났다. 그러나 요즘엔 40만 명 대로 뚝 떨어졌다. 주택을 구입해야 할 30대 후반 인구가 줄어들면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주택 가격이 장기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주택연금(역모기지)은 부부 나이가 모두 60세 이상이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주택만 소유한 경우라면 주택 가격 하락에 따른 위험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전체 자산 가운데 78% 이상을 부동산에 묻어 둔 우리나라 실정에선 더욱 그렇다.고령사회(Aged Society :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14% 이상)로 진입하면 주택과 금융자산 모두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금융자산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주식을 팔아 채권 같은 안정적인 금융자산을 선호하는 경향 때문이다. 인구와 소비가 늘어나는 이머징국가로 투자를 다변화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개인연금 가입은 빠를수록 좋다. 무엇보다도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연금 가운데 가입 1순위인 연금저축을 통해 가입이 빠를수록 좋은 이유를 실감해보자. 20세에 월 25만 원을 10년 동안 불입했다면 60세 이후 20년 동안 수령할 연금 총액은 1억9240만 원(경상가치)에 달한다.그러나 45세에 첫 가입해 10년 동안 불입했다면 6404만 원(경상가치)에 만족해야 한다.자녀교육은 노후준비와 함께 같은 비율로 준비한다. 40대 목돈소비의 절대비중은 사실 자녀교육비가 차지한다. 자녀교육에 집중하면 노후준비는 뒷전이 되고 만다. 현명한 노후대책의 우선순위는 자녀보다 본인이 되어야 한다. 자녀의 부모 봉양 의식이 떨어지는 현실에서 노후준비 없는 자녀의 성공은 일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노후자금과 자녀교육비는 최소한 50 대 50이 되도록 준비한다. 많은 분들이 동의하기 쉽지 않은 항목이지만 결국 지출을 저축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에는 자녀도 예외일 수 없다.김성률 삼성화재 FP센터 차장seongryul.kim@samsung.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