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주위에는 흔하디흔한 게 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것 같다. 물론 물의 소중함을 진정으로 깨닫고 한 방울의 물이라도 아끼고 절약하려는 사람들 또한 많기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의 밑바탕에는 물의 가치를 경시하는 경향이 분명히 자리 잡고 있다.좋은 예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 가운데 ‘물 쓰듯이 한다’ ‘물 먹었다’ ‘물 좋다’는 말을 한 번 떠올려 보자. 이런 표현들은 그야말로 물의 소중함을 비웃는 대표적인 표현들이 아닐까 싶다.하지만 물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의 가치를 분명히 지니고 있다. 물이 만물의 근원이자 경제적으로도 절대적인 필수자원이라는 얘기만은 아니다. 나는 물이 지닌 참되고 진실한 속성을 통해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소중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특히 물의 소중함을 더욱 뼈저리게 느끼는 이유는 곧 물의 가치 속에 기업을 경영하는 데 자칫 소홀히 하기 쉬운 가장 소중한 기본 원칙들이 담겨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첫째,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는 속성을 지녔다. 물은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한 줄기 비처럼 모든 동식물이 살아가는데 생명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우리 기업들도 소비자와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커다란 비전을 제시하고 골고루 혜택을 안겨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 물을 닮고자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이 말은 기업이 끊임없는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사회 구성원들에게는 자신의 능력을 무한하게 발휘할 수 있는 삶의 터전을 제공해 주어야 할 짐을 어깨 위에 지고 있다는 걸 뜻한다.둘째, 물은 형태가 변하더라도 근본 속성을 바꾸지는 않는다. 이 말은 기업들이 지식 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영혁신과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지만 결코 기업의 목표를 망각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셋째, 물은 항상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속성을 지녔다. 나는 여기에서 불확실성의 시대에 그 흐름을 정확히 파악한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언제나 고객을 섬겨야 하고 겸손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찾고 싶다. 다시 말해 이제는 우리 기업들도 문어발식 경영보다는 특성화한 기술력과 제품으로 무장해 업계에서 1위가 될 수 있는 튼튼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넷째, 물은 만물을 포용한다. 물은 아름답고 큰 그릇에 담겨 자신을 뽐내기도 하지만, 작고 보잘것없는 그릇에 담겨 자신을 낮추기도 한다. 이는 기업의 영원한 발전과 고객만족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 어떤 상황이든 잘 이해하고 포용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물의 속성은 기본에 충실한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교훈을 전해주고 있다. 기업을 경영하는 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거창한 구호를 앞세우기보다는 고객 하나하나에 실질적인 편익을 제공하고 기업 경영에서 얻은 수익을 다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게 곧 물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소중한 가르침이 아닐까 싶다.마지막으로, 아이들의 눈에 비치듯 맑고 투명한 물이 가진 의미를 되새기면서 기업 경영자로서의 바른 자세와 함께, 사회 구성원으로서 더불어 생활하고, 호흡하는 동반자로서의 마음도 가져야 하겠다. 바로 작은 실천들이 모여 우리 사회를 움직일 수 있는 희망과 기쁨을 줄 수 있다는 물의 정신을 생각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