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역세권이 투자가치 높나

하철 역세권은 집값을 움직이는 가장 큰 변수다. 그렇지만 역세권도 역세권 나름이다. 역까지의 거리가 가까워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해당 역이 어느 지역에 위치해 있느냐, 즉 지역성도 함께 갖춰야 역세권의 후광을 제대로 입을 수 있다. 이를테면 같은 역세권이라고 하더라도 강북 역세권 아파트와 강남 역세권 아파트의 가격 상승 격차가 크게 나는 것은 역세권과 지역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통계로 보는 역세권 아파트의 집값 변동은 어떨까.한국부동산정보협회가 2004년 12월 대비 2006년 9월 기준으로 서울시내 1~8호선 주변 지역(해당 역에서 도로 10분 이내)의 집값 변동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에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상승률 기준)은 8호선 암사~장지 구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8호선 주변의 집값은 이 기간 평당 1513만 원에서 2179만 원으로 무려 평당 666만 원 올라 상승률이 44%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8호선 주변 지역이 이처럼 높은 가격 상승을 기록한 데에는 정부가 8·31 종합대책 당시 강남권 수요를 분산하기 위한 의도로 발표한 총 205만 평 규모의 송파신도시 예정지와 서울시가 지정한 거여, 마천뉴타운 등 개발 호재가 많다는 점이 요인으로 작용했다.8호선 주변 지역과 함께 집값 상승이 두드러진 지역은 구파발~수서를 연결하는 3호선 주변 지역이다. 2004년 12월 당시 평당 1701만 원이었던 3호선 인근 아파트 값은 지난 9월 현재 평당 2434만 원으로 집계됐다. 상승액은 8호선 주변보다 높은 평당 733만 원이었으며 상승률은 43%를 기록했다.3호선의 경우 특히 타워팰리스와 동부센트레빌, 선경, 개포우성 등이 있는 도곡역과 서울시로부터 ‘35층 재건축 사업승인을 얻은 한신 신반포5차가 있는 잠원역 주변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다. 이들 8호선과 3호선 주변 지역의 집값은 같은 기간 서울시의 평균 집값 상승액(1132만 원→1393만 원)인 261만 원에 비해 2.5배 이상 높은 셈이다.이 밖에 각 지하철 노선별 주변 지역 집값 변동은 1호선 778만 원→882만 원(상승액 104만 원), 2호선 1257만 원→1622만 원(〃365만 원), 4호선 837만 원→985만 원(〃148만 원), 5호선 1202만 원→1566만 원(〃364만 원), 6호선 843만 원→929만 원(〃86만 원), 7호선 918만 원→1086만 원(〃168만 원)으로 조사됐다. 물론 역세권 중에서도 단연 가격 상승률이 높았던 곳은 강남권이다.30평형대 아파트를 기준으로 2호선 서초~교대역 사이에 걸쳐 있는 서초동의 경우 2004년 12월 당시 평당 1614만 원이던 매매가가 지난 9월 현재 평당 2440만 원으로 51% 올랐고, 같은 강남권인 잠실동은 1890만 원→3055만 원으로 무려 62%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같은 2호선 역세권이라도 봉천역과 신림역 주변의 봉천동 아파트들은 891만 원→ 1021만 원으로 15% 상승하는 데 그쳤다. 5호선은 올림픽공원역이 위치한 송파구 오륜동은 1676만 원→2008만 원으로 상승한 반면 화곡역이 있는 강서구 화곡동은 989만 원→1035만 원으로 소폭 올랐다.이와 함께 강남지역 역세권 아파트 밀집지역인 3호선 대치역이 있는 대치동은 같은 기간 평당 2035만 원에서 2549만 원으로 2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강북지역에 역세권 아파트가 밀집돼 있는 7호선 상계역 주변의 상계동은 평당 687만 원→728만 원으로 1년 9개월 동안 평당 41만 원 오르는데 그쳤으며 하계역 주변의 하계동은 896만 원→900만 원으로 고작 평당 4만 원 올랐다.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리서치팀장은 “역세권도 어떤 지역에 위치해 있느냐가 집값 상승을 크게 좌우하고 있다.”며 “기존 역세권이라면 재건축이나 뉴타운, 택지지구 예정지역 등 발전가능성이 높은 곳, 유망 학군 밀집지역 등이 향후 가격 상승 여력이 높다.”고 말했다.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느 노선을 주목해야 할까. 송파뉴타운 개발과 연관이 있는 8호선의 상승세는 계속되며 4호선 신용산~이촌 구간과 2, 7호선이 환승하는 건대입구역과 2호선 뚝섬역 일대가 주택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강남권과 연결되는 9호선 강서구 일대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한편 현재 서울지역에서 새로 개통되거나 연장될 예정인 지하철 노선은 9호선, 3호선(연장), 분당선(연장), 신분당선, 7호선(연장) 등이다. 지난해 착공에 들어간 강남~양재~판교신도시~분당 정자 구간의 신분당선(18.5km)도 2010년께 개통될 예정이다.이 외에도 현재 강남 수서까지 연결돼 있는 3호선은 가락시장과 경찰병원을 거쳐 송파 오금동까지 총 3km 구간이, 2호선 선릉역까지 개통돼 있는 분당선은 강남구청을 거쳐 성동구 성수동~왕십리역까지 총 6.6km 구간이, 온수역까지 연결돼 있는 7호선은 부천 여월택지지구~부천시청~상동택지지구~인천 삼산택지지구까지 총 10.2km 구간이 각각 연장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