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9일 평창동 서울옥션하우스에서는 ㈜서울옥션의 102회 근현대 및 고미술품 경매와 커팅 에지가 열렸다. 이날 경매에는 총 200여 점의 국내외 미술품 중 139점이 낙찰돼 70%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특별히 이번 경매는 커팅 에지로 열려 그 의의가 깊었다. 커팅 에지(Cutting Edge)란 ‘최첨단, 최선두’ 의 의미로 서울옥션이 매년 2차례씩 젊고 유망한 작가들을 미술 시장에 소개하는 현대미술품 경매다. 이번 경매에는 출품된 28점 모두 낙찰돼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둬 미술 시장의 성장세와 컬렉터 층의 다양화를 실감케 했다. 낙찰된 대표작을 소개한다.▶김환기 <드로잉 북 ‘비가 온다’>종이에 과슈 66점, 연필 드로잉 24점 (총90점), 24.5x19cm(2호), 1966~67 추정가 별도 문의 낙찰가 6억2000만 원김환기의 60년대 작품 세계가 집약돼 있다고 할 수 있는 작품집으로 종이에 과슈 66점, 연필 드로잉 24점 등 1966년에서 67년 사이에 그려진 총 90점의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매화, 달, 구름 등 한국적 정서를 담고 있는 소재들을 양식화함으로써 구상과 추상이 혼재하는 화면을 창조한 50년대에서 1964년 뉴욕으로 건너간 이후 구상적 이미지들이 자취를 감추고 점과 선 등 순수 조형 언어가 나타나게 되는 전환기, 김환기 작업의 변화상과 다양한 면모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100여 점에 달하는 다양한 작품 안에서 향후 그의 중요한 유화 작품의 근간을 찾아볼 수 있어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60년대 김환기 작업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아주 귀한 작품집이다.▲정명조
추정가 250만~350만 원 낙찰가 850만 원정명조의 작품에는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의 뒷모습이 등장한다. 정명조 작품의 여성 이미지는 아름다워지고 싶어 하는 여성 내면의 의식과 이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을 대변하는 상징물로 존재한다.◀김지혜 <책거리 그림>추정가 250만~350만 원 낙찰가 850만 원김지혜는 현대인의 기호화된 욕망을 상징하는 사물을 그려 넣음으로써 현대 사회의 관심사를 의미화하고 상징화하는 작업을 하는 작가이다. 작가의 관심사는 한국화라는 원본을 수많은 텍스트 중 하나로 차용해 현대적 요소와 조합하고 변용하며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유롭고도 개인적인 상황인 재료나 사물의 선택, 공간의 확장 등을 적극적으로 즐기고 수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