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들어 주가를 비롯한 각종 금융 변수가 급등락을 반복함에 따라 재테크 생활자들이 느끼는 금융스트레스지수(FSI:Financial Stress Index)가 높아지고 있다. FSI란 ‘금융시장과 정책당국의 불확실한 요인에 따라 경제 주체들이 느끼는 피로(疲勞)’다. 주가와 같은 금융 변수에 대한 기대치가 변하거나 분산이나 표준편차로 표현되는 리스크가 커질 경우 금융스트레스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왜 FSI가 다시 상승하고 있는 것일까. 여러 요인 가운데 ‘버냉키 리스크’와 쌍둥이 적자로 대변되는 ‘그린스펀 유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국제금융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해 왔던 주도권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내외 금융시장에서 스트레스지수가 높아짐에 따라 재테크 자금들이 빠르게 대안 투자 수단에 몰리고 있다. 대안 투자란 주식, 채권, 부동산과 같은 전통적 투자 수단과 관련 상품을 대신하는 것으로 기대수익률은 높지만 그만큼 위험도 따르는 재테크 수단을 말한다.지난해 말까지 주식, 채권, 부동산과 관련 상품에 투자했던 글로벌 재테크 자금이 최근 들어서는 개도국 통화까지 사들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원화 가치가 가장 많이 오르고 있다. 이는 그동안 달러 가치를 받쳐 왔던 ‘미국의 금리인상’이라는 큰 틀이 흔들림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의 혼란을 겨냥한 투자 전략이다. 또 예술품, 골동품 시장에도 뉴욕 월가의 증시 자금과 한국 부유층의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기성이 강한 일부 글로벌 재테크 자금은 1970년대 중반 이후 거의 거래가 중단됐던 북한 채권에까지 손을 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국내 재테크 자금도 동유럽과 친디아 펀드를 중심으로 한 개도국 펀드와 일본 펀드 쪽에 몰리고 있다. 더욱이 가격 변동이 심해 개인들이 접근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금, 아연 등 광업 관련 펀드들에도 자금 유입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 금값이 25년 만에 최고치인 온스당 570달러를 넘으면서 골드 뱅킹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이처럼 대내외 글로벌 재테크 자금이 대안 투자에 몰리고 있는 것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전통적인 투자 수단과 펀드 등 관련 상품들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대신 목표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개도국 통화, 골동품, 예술품, 북한 채권과 같은 위험이 높은 투자 수단까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재테크 자금들이 대안 투자 수단을 선호하는 것은 올해 실적 위주로 공격적인 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금융사의 영업 전략과 지난해 높은 투자 성과로 기대수익률이 높아진 투자자들의 요구와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은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문제는 앞으로 투자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다. 글로벌 재테크 자금이 원금을 까먹을 정도로 손실이 발생하면 자신들의 고객으로부터 이를 보전하라는 ‘최후의 통첩(margin call)’을 받게 된다. 만약 이런 요구에 응하지 못하면 펀드 형태의 글로벌 재테크 자금은 시장에서 퇴출당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투자 손실을 보전하는 과정에 들어간다. 이때 대내외 금융시장에서 유동성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경우 신용 경색 현상이 발생되면서 일대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 다행인 것은 대내외 금리가 오르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절대 수준이 낮아 유동성이 여전히 풍족한 상태라는 것이다. 또 위기가 반복될 때마다 학습효과로 금융사와 재테크 생활자들의 대응 능력이 높아져 종전처럼 커다란 혼란을 겪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대내외 재테크 자금이 위험이 높은 대안 투자까지 선호한다는 것은 그만큼 재테크 환경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예방적·선제적 차원에서 재테크 생활자들은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