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 대표명차 ‘캐딜락’의 전설

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는 두 주인공이 등장한다. 첫 번째 주인공은 물론 대통령 당선자, 또 다른 주인공은 의전을 맡을 공식 차량이다. 이때 단골로 등장하는 게 제너럴모터스(GM)의 최신형 캐딜락이다. 캐딜락 DTS가 첫 선을 보인 것도 2005년 1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취임식 때였다. 캐딜락은 부와 명예를 상징하는 미국의 대표적 럭셔리 자동차다. 캐딜락과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은 1928년 우드로 윌슨 대통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1차 세계대전 승리를 자축하는 축하 퍼레이드에 윌슨 대통령이 캐딜락을 타고 행진했다. 캐딜락은 미국 자동차 기술을 그대로 보여주는 바로미터 역할을 해 왔다. 1938년 개발된 퀸 메리와 퀸 엘리자베스에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쌍방향 라디오가 처음 설치됐고, 1953년 아이젠하워 대통령 취임식에는 광각 앞 유리(Wraparound windshield)가 장착된 ‘캐딜락 엘도라도’가 선보였다. 이후 캐딜락은 눈부신 기술혁신을 통해 세계 최고의 자동차로 성장하게 된다. 1956년에 선보인 캐딜락 컨버터블 ‘퀸메리II’와 ‘퀸 엘리자베스II’는 차량길이만 6m40cm였다. 이 차량의 타이어에는 금속으로 입힌 튜브를 넣어 타이어가 터지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말끔히 해결했다. 1912년 발표된 전자식 자동 시동 시스템과 1915년 개발된 나이트 비전시스템, 2000년 마그네틱 컨트롤 제동 시스템은 캐딜락의 기술혁신 계보를 잇는다. 캐딜락은 1902년 8월22일 미국 자동차 업계의 심장부인 디트로이트에서 만들어졌다. 캐딜락이라는 회사이름은 1701년 디트로이트시를 세운 프랑스 탐험가 앙트완 드 라 모드 카디약(Antonie de la Mothe Cadillac)의 이름에서 따왔다. 캐딜락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디자인을 과감하게 도입하는 자동차로 유명하다. 실제로 1927년 할리 얼이라는 스타일리스트에 의해 개발된 라살(LaSalle)은 미국 자동차 사상 최초로 스타일리스트에 의해 만들어진 자동차다. 물고기 꼬리지느러미에서 힌트를 얻은 라살은 캐딜락의 전설로 추앙받고 있다. 이후 캐딜락의 전설은 CTS로 이어졌다. 영화 매트릭스 2탄 리로디드에 나오는 캐딜락 CTS는 미국을 대표하는 중형 럭셔리 세단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CTS는 캐딜락 설립 100주년 기념 자동차로 캐딜락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예술과 과학(Art & Science)’을 처음 접목해 만든 자동차다. CTS의 후속작인 DTS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캐딜락 드빌의 중후함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드빌(Deville)은 지난 20년 동안 캐딜락이 선보인 자동차 중 50%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자동차다. 캐딜락 특유의 패밀리 룩(브랜드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디자인)이 적용됐지만 계기판과 헤드램프 등은 DTS 만의 개성이 물씬 배어 나온다. 캐딜락 DTS는 디트로이트 햄트랙 어셈블리 센터에서 제작된 자동차로 이곳은 지난 2005년 제이디 파워 앤드 어소시에이트 동상(JD Power & Associates Bronze Award)을 받을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자랑한다. 이 차는 캐딜락 특유의 화려함과 중후함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승차감과 안전성도 세계 최고 수준. 전륜 구동 최고급 세단으로 단일 외장과 인테리어에 다양한 옵션을 적용한 자동차다. 캐딜락 DTS를 보면 수직 모양의 헤드램프와 미등, 그릴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DTS의 헤드램프는 표준 고강도 제논 램프로 꾸며져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했다. 트렁크 덮개와 뒷자리 팔걸이 등도 세련된 느낌을 더해준다. 그러면서도 헤드램프와 미등 그릴은 전통적인 캐딜락 디자인을 그대로 따르도록 해 현대미와 전통미를 잘 융합했다. 계기판과 오디오, 에어컨 등이 위치해 있는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기존 CTS보다 앞으로 배치해 운전자 석이 한층 넓어진 느낌이다. 캐딜락 DTS에는 노스스타 4.6리터 V8 엔진과 하이드로매틱 4T80-E 자동 변속기를 탑재하고 있다. 노스스타 4.6리터 V8 엔진은 강력한 주행 성능을 가능하게 해주는 파워 엔진으로 290마력에 최고rpm이 5600이나 된다. 캐딜락 DTS에는 17~18인치 바퀴와 타이어가 장착돼 강력한 제동력을 더해준다. 캐딜락 DTS는 최첨단 구동 시스템이 적용됐다. 스타빌리트랙(StabiliTrak)이 설치돼 있다. 만약 차량이 미끄러지려 하면 스타빌리트랙이 전방 브레이크 한 개 또는 두 개 모두를 작동시켜 원래 주행상태로 돌아가도록 도와준다. 이들 시스템은 가속을 더해주는 트랙션 컨트롤과 ABS시스템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밖에도 캐딜락 DTS에는 6개의 CD가 들어가는 오디오와 MP3 플레이어, 듀얼 에어백, 커튼 에어백 등이 설치됐다. 특히 캐딜락 DTS는 통합 보디 프레임 구조로 설계해 사고 발생에 따른 강력한 충격으로부터 운전자를 최대한 보호해준다. DTS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프레지덴셜 리무진은 양산 모델과는 기본 디자인이 같지만 첨단 보안 장치와 통신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걸어 다니는 요새라고 불린다. 부시 대통령의 공식 의전차이기도 한 프레지덴셜 리무진은 6인승으로, 뒷자리에서 업무를 볼 수도 있다. 뒷좌석에 장착된 센서에는 탑승자에 따라 쿠션이 자동 조절된다. 이보다 한 단계 사양이 낮은 이그제큐티브 리무진은 22인치 LCD TV와 위성 라디오, 무선 인터넷 등이 마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