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엔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밴 버냉키 시대로 새 출발한다. 그가 지난 18년 동안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앨런 그린스펀의 위상을 계속 지켜 나갈 수 있을 것인지에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버냉키 신임 의장이 2004년 6월말 이후 지속적으로 단행해 온 금리인상 국면을 언제 끝낼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다. 비록 버냉키가 금리인상에 보수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부동산 등 자산 부문에 낀 거품을 해소해야 하는 만큼 취임 이후에도 한두 차례 정도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또 하나의 관심사는 버냉키 의장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 타기팅 정책을 언제 도입하느냐 하는 점이다. 인플레 타기팅 정책이란 물가 안정에 책임을 지고 있는 중앙은행이 물가 목표치를 정해 물가가 목표치보다 낮을 경우 금리를 올리고 반대로 물가가 목표치보다 높을 경우 금리를 내리는 정책을 의미한다. 중앙은행의 재량적인 금리조정 여지마저 줄이겠다는 것이 이 정책의 핵심이다. 앞으로 인플레 타기팅 정책이 도입되면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결정 방식도 그린스펀 시절과는 달라지고 다른 중앙은행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인플레 타기팅 정책이 미국 이외에 일본, 유럽에서도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대부분 예측기관들이 올해 ‘하이퍼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과잉공급 시대에 있어서는 성장 둔화에 따라 상품 수요가 조금만 줄어들 경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격 인하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하이퍼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실제로 최근 몇 년 간 선진국의 물가는 같은 성장률 대에서 종전에 비해 평균 1%포인트 이상 낮다. 개도국의 물가도 6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이다. 2004년 6월말 이후 미국 등 주요 국가가 금리를 올리는 것도 인플레에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부동산 등 자산 부문에 낀 거품을 해소하는 목적이 짙다.인플레 타기팅 정책을 도입하면 중앙은행의 신뢰성뿐만 아니라 통화정책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인플레를 타기팅할 경우 인플레 위험을 미리 차단하기도 하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 아래로 내려갈 경우 통화정책 완화를 통해 디플레 위험을 막을 수도 있어 인플레 안정이라는 중앙은행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디플레이션 타개책으로 인플레 타기팅 제도가 급부상하고 있으나 당장 도입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설령 버냉키 취임 이후 도입된다 하더라도 많은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종전처럼 중앙은행 총재와 금리결정기구의 재량에 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방식이 최선책으로 여겨진다. 새마을금고 등 금융사 입장에서 또 하나 관심이 되는 것은 버냉키 취임 이후 대내외 금융 시장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인가 하는 점이다. 무엇보다 달러 가치의 강세 국면이 누그러질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막대한 규모의 무역적자 속에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인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 때문이다. 앞으로 미국의 금리인상이 동결될 경우 그동안 잠복돼 있던 무역적자가 불거지면서 달러 가치가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물론 우리 내부적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점과 재정적자를 감안하면 금리가 상승될 요인이 있으나 미국의 금리인상이 동결될 경우 콜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 때문에 한동안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잃었던 채권과 채권형 상품에 대한 관심은 서서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 타기팅 도입 국가 현황(IMF 전망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