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수 태승플래닝 사장

근 디벨로퍼의 필수 견학코스인 일본 록폰기힐스를 다녀온 태승플래닝 강종수 사장은 당시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말로만 들었던 도쿄 록본기힐스를 실제로 봤을 때 그 웅장함 때문에도 입을 다물지 못했지만 세밀한 부분까지 기획한 디벨로퍼 모리타이 기치로의 능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기획 단계부터 입주 후 이용객들의 동선을 정확히 예측하고 곳곳에 필요한 공간을 배치한 것을 보면서 국내 부동산 개발기술은 아직 초보단계라는 것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 사장은 귀국 후 배운 걸 복기하기로 마음먹었다. 서울 도심권에 록폰기힐스와 견줄 만한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강 사장은 업계에서 ‘앙팡 테리블’로 통한다. 주상복합 등 상업용 건물에 대한 개발 노하우는 웬만한 베테랑 디벨로퍼를 뺨친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강 사장이 개발한 프로젝트는 역삼동 우정 에쉐르 I, II, 대치동 우정에쉐르, 종로4가 효성 쥬얼리시티 등 대부분이 주상복합건물이다. 태승플래닝을 설립하기 전에 개발에 참여한 상봉동 한일 써너스빌, 목동 동양파라곤 역시 주상복합 단지다. 강 사장은 “입주민의 입장에서 개발이후까지 무한책임을 다하는 게 디벨로퍼의 사명”이라고 밝혔다.지난 2001년 자본금 3억원에 설립된 태승플래닝은 연 매출 1200억원의 대형 개발업체로 급성장했다. 태승플래닝이 국민은행 소유의 현 쥬얼리시티부지를 매입한 것은 2003년 2월. 당초 소문에는 엄청난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작 입찰에 들어가자 900억원을 써낸 태승 외에는 한 곳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강 사장은 “운 좋게 낙찰받았다”며 “사업장을 보는 순간 ‘이건 된다’는 생각이 들어 끝까지 밀고나간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는 다른 부동산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검토는 철저히 해야 하지만 결정은 과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건 부동산대박 투자자들의 공통된 투자 자세이기도 하다. 주위에선 강 사장을 ‘현장을 중시하고 신용을 생명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CEO’라고 평가한다. 이러한 주위의 평가에 대해 강 사장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대우건설에서 현장에서만 10년 동안 일하다 보니 현장에 대한 감각은 남보다 빠른 편”이라며 “일반 시행업자와 제대로 된 디벨로퍼를 구분하는 것은 바로 ‘신용’이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입주한 우정에쉐르 입주민들에게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결정해 요구하는 부분이 비록 계약서에 없더라도 조치해주겠다’고 하는 등 기존 관행을 뛰어 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강 사장은 “이미 입주했더라도 지금까지 믿고 따라준 소비자들에게 무한 책임을 다하는 게 디벨로퍼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