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Pravite Banking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삼성생명 FP(Financial Planning)센터. 이곳에 들어서면 보험사에 왔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왠지 집에 온 것처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인테리어.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상담실. 고객이 상담실에 들어서면 국제공인자격증인 CFP(Certified Financial Planner)를 가진 직원이 상담에 임한다. 노트북 컴퓨터를 켜고 재무상담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필요하면 프레젠테이션도 마다하지 않는다. 은행이나 증권사의 PB(Private Banking)센터에 비교해도 나으면 나았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곳을 이용해본 사람들의 한결같은 얘기다.보험사들이 PB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얼핏 보면 보험사와 PB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 중 상당수는 은행의 거액고객을 뺨칠 정도로 거액 자산가다. 보험사 PB들의 업무도 단순히 보험에 한정되지 않는다. 종합적인 재무설계, 즉 큰 그림을 그려주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부동산 주식 예금 해외자산 투자와 절세, 상속 및 증여 등 다루지 않는 게 없다. 오히려 은행예금에 연연해하지 않기 때문에 보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재무설계를 할 수 있다고 보험사 PB들은 입을 모은다.보험사 PB영업의 선두 주자는 업계 1위인 삼성생명. 지난 2002년 10월 보험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강남구 삼성동에 FP센터 문을 열었다. 그 뒤 서울 강북과 부산에 FP센터를 개설, 은행 및 증권사에 맞서 PB영업을 활성화하고 있다. 지금은 아예 ‘Samsung Advisors’라는 고유 브랜드로 PB영업을 특화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에는 대구 광주 대전 등 광역시에 FP센터를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삼성생명 PB영업의 특징은 철저한 재무분석을 바탕으로 종합재무 컨설팅을 수행한다는 점. 따라서 보험사의 PF센터지만 보험은 물론 부동산 투자, 다른 금융 상품에 대한 투자, 세무 등 종합적인 재무 분석과 이에 대한 대안 제시를 종합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외 경제동향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녀교육 여행 의료·건강 등과 관련한 생활자문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말 그대로 ‘토털 재무컨설팅’인 셈이다.삼성생명은 이를 위해 자체 개발한 ‘SAPS(Samsung Advisors Planning Service)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고객과의 상담 데이터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종합 재무설계. 인생주기(Life-Cycle)에 맞는 장기적인 재무 분석이 가능해 다른 금융권 PB의 단기적 재무 분석의 한계를 뛰어넘는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양한 전문가가 컨설팅에 참여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강남 강북 부산 등 3개의 FP센터에서는 지원인력을 제외하고도 22명의 FP가 활동하고 있다. FP 중 19명은 국제적으로 공인받고 있는 재무설계 자격인 CFP를 보유하고 있다. 또 공인중개사 선물거래사 투자상담사 등 각종 금융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세무 관련 서적을 직접 편찬한 경력의 세무 전문가도 있다. 이러다 보니 이들은 언제든지 고객들이 원하는 재무상담을 해줄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교보생명도 PB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교보생명은 현재 ‘재무설계센터’라는 이름으로 서울 광화문과 강남교보타워 등 2곳에서 PB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재무설계센터에는 국제공인 CFP 자격을 갖춘 13명의 웰스매니저(WM)를 비롯 변호사 세무사 부동산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이 활동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마찬가지로 자체 개발한 종합재무관리 시스템인 ‘노블리에시스템’도 가동하고 있다. 교보생명 PB영업의 특징은 서비스 퀄리티를 확보하기 위해 고객 수를 최대한 줄이고 철저한 예약제로 운영한다는 점. 그만큼 특정 고객에게 충실하겠다는 의지가 배어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교보생명 광화문 재무설계센터에서 6명의 WM으로부터 재무 서비스를 받은 고객은 680여명. 한 명의 매니저가 고객 한 명에게 약 3일간의 시간을 쏟은 셈이다. 교보생명은 이를 위해 설계사(FP)로부터 재무설계센터 고객을 추천받고 있다. 교보생명 재무설계센터 관계자는 “재무컨설팅 결과 고객에게 금융상품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은행 증권 보험 등 전 금융권 상품 중 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제안함으로써 고객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PB가 자사 상품 위주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마케팅 조직이라면, 교보생명 재무설계센터는 VIP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상속 증여 은퇴 교육 부동산 법률 등에 관한 종합적인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이라는 것이 교보생명의 설명이다. 교보생명은 PB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안에 부산 대구 광주 등 주요 도시에 재무설계센터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대한생명도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63빌딩 7층에 ‘대한생명 FA(종합재무설계)센터’를 오픈하고 PB영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곳에서는 세무사, 포트폴리오 매니저,감정평가사 등 11명의 분야별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이와 함께 ‘K-TOPS 종합 재무설계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것은 VIP 고객의 자산현황과 수입지출 및 향후 재무목표 등의 자료를 토대로 활동기, 은퇴 후 노후설계, 재해질병 보장, 투자수익, 상속, 세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최첨단 시스템이다. 또 현재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리스크를 사전에 예측하고 이에 따른 최적의 해결책을 가상으로 적용, 그 결과를 상호 비교해 볼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일단 FA서비스를 받을 의향이 있는 VIP 고객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전문가들이 고객을 1 대 1로 만나 고객의 동의 아래 각종 정보를 K-TOPS 프로그램에 직접 입력한다.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FA센터의 전문가들은 은퇴 상속 투자 보장 등 각각의 전문 분야에 따라 내용을 분석하고 재정설계를 하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안서는 많게는 200여페이지에 이른다. 대한생명은 이 밖에 VIP 고객을 대상으로 각종 부가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VIP 고객의 관심사항일 수 있는 ‘경매, 오페라 관람, 골프, 골동품 감상’ 등의 고품격 이벤트를 수시로 개최한다. 아울러 생명보험사 특유의 ‘무료 건강검진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대한생명은 올해 안에 강남과 부산지역에 추가로 FA센터를 개설할 계획이다. ☞ 보험사 FP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