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토리

빅스토리/ 암호화폐 투자의 정석

디지털 네트워크는 끊임없이 연결의 힘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연결의 힘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비트코인 블록체인. 누군가에게는 흥분되는 변화이지만 다수의 중·노년층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디지털 연결에 기초해 만들어가는 메타버스(Metaverse)는 현실세계의 확장이다. 여기서 작동하는 시스템은 기존의 것보다 탈중앙화와 분산화의 특징을 수용해서 더욱 다양하고 포용적이며 개방적이다.
암호화폐, 즉 증권형이나 보상형 토큰이 지지하는 활동공간은 기존 방식이 아닌 자체적 규율과 공감대 위에서 커나간다.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으로 희소성을 갖는 디지털 자산을 대표하는 토큰)는 거의 모든 가치가 자산화될 수 있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필수템으로 자리 잡게 된다.
폭넓은 가치를 인정하는 세상에서의 활동은 분절화된 현실의 확장판이지만 프라이버시와 자유를 지켜내려면 개개인의 주인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Metaverse: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빅스토리]초연결의 블록체인, 패러다임이 바뀐다
블록체인 등 P2P 혁명, 모든 분야 변화 자극
우리 모두에게 디지털 네트워크 기반 위에서 만들어지는 연결의 힘은 전례 없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에 이르면서 역할 분담이 뚜렷했던 이전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생각과 행동방식이 현실에 자리 잡고 있다.
무엇보다도 연결의 힘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지불 분야의 P2P(온라인상에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돼 파일을 공유하는 것) 혁명을 통해 다른 모든 분야의 변화를 자극하고 있다.
이미 1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생산과 분배, 유통의 모든 분야에 걸쳐 모든 경제주체들은 실제 생활에서 방식 자체의 변화를 체험하게 됐다. 유통뿐 아니라 금융 분야에서도 중간 단계가 점차 줄어들면서 모든 서비스의 전달 체계는 직거래의 형태를 취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이제 물리적으로 폐쇄 공간을 강요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언텍트 시대가 앞당겨지면서 직거래의 추세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마저 허물어뜨리고 있다.
그 결정판이 바로 NFT다. 얼마 전만 해도 게임 영역에서나 거론되던 '부캐(아바타)'와 같은 용어들이 점차 친숙해지면서 MZ(밀레니얼+Z)세대들이 주도하는 초현실 공간인 메타버스 세상의 필수템으로 전 세계적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환경 변화와 대응 과정이 만들어낸 진정한 신세계인 것이다.
디지털 영역에서 블록체인이 본격 활용되면서 우리들의 활동 공간은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졌다. 블록체인 덕분에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기 위한 대면 네트워킹이나 중재자들의 역할에 의존하지 않아도 진입장벽과 거래비용이 줄어들면서 자유로운 경제활동 참여가 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개방과 협업으로 작동하는 새로운 공간에 참여하려면 인센티브가 필요하며 이것이 바로 암호화폐의 존재 배경이다. 이와 같이 비트코인을 포함한 다양한 암호화폐는 무역금융, 의료 데이터, 엔터테인먼트의 모든 영역 확장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응용편인 이더리움(ERC20) 토큰은 블록체인상에서 이미 스마트 계약을 기반으로 기존의 거래 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소위 탈중앙화 금융으로 불리는 DeFi(디파이: 탈중앙화를 뜻하는 ‘Decentralize’와 금융을 의미하는 ‘Finance’의 합성어)는 거래소마저도 개별 지갑 기반으로 운영되는 DEX(Decentralized EXchange: 탈중앙화 거래소, 전적으로 오픈소스 형식으로 운영되는 암호화폐 또는 블록체인 시장)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굳이 제 3자에게 모든 것을 맡기지 않아도 개별 지갑상에서 ERC20 토큰의 수취와 전송을 통해 파생거래도 가능한 현실이 이미 도래했다. 최근에는 소수만의 독점적 영역이었던 예술 분야에까지 디지털 혁명의 파장이 닿고 있다.
ERC721 기반의 NFT가 가치평가가 어렵고 거래가 제한적인 예술품을 구매자 정보와 거래이력을 포함시켜 복제가 어렵게 디지털 토큰화하고 이를 융통시킬 수 있음을 입증해보인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공유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체인상의 소유권을 인증받게 되면서 원활한 거래도 가능하게 됐다. 이렇다 보니 NFT의 등장을 계기로 소위 현실에 연결된 저너머의 공간인 메타버스에 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빅스토리]초연결의 블록체인, 패러다임이 바뀐다
메타버스 세상 속 암호화폐
제2의 인터넷이라 불리는 메타버스의 시대에는 영화 <어벤져스> 속 타노스의 장갑이나 아바타용 옷과 신발, 슈퍼카, 최첨단 무기들이 포트나이트, 로블럭스, 마인크래프트 등에서 이미 필수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구찌와 루이비통, 나이키는 이미 다양한 메타버스에서 쉽게 만날 수 있고, 직접 장신구를 만들어 파는 개인사업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맞춤형으로 메타버스 공간을 대신 지어주는 디지털 건축가나 부동산 거래소마저 생겨나고 있다.
또한 제페토(Zepeto)의 블랙핑크 공연은 이미 세계적 관심사다. 이와 같이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억압된 현실에서 기존 현실을 뛰어넘는 새로운 초현실의 세상이 전개되고 있다.
다만 NFT의 경우 거래 장애요인을 일부 제거한다고 해도 모든 것에 대한 해법은 아직 아니다. 디지털 증명서의 유무가 예술품 자체의 가치를 정하는 것은 아니다. 진품과 진품의 복제 불가능한 디지털 토큰은 분명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즉, 기존에 가려져 있던 영역을 자산화해 가치를 부여하고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점은 혁명적이지만 예술 영역의 디지털화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관해서는 또 다른 논의가 필요하다.
일부 복제와 자금세탁 우려, 그리고 증권화의 어려움에 반영됐듯이 기술적 측면에서 완벽하지도 않고 법과 규제라는 공통분모의 틀 안에서 보호되고 있지도 못하다.
그러나 기존 체제가 범접하기 어려웠던 분야를 파악하고 우리의 세상에 내포시킨 점은 인정받아야 한다. 미흡한 점들은 참여자들이 공동으로 향후 꾸준히 보완해 나가야 할 부분이다.
새로운 세상에서 통용되는 화폐는 당연히 그쪽 세상에서 사용이 편리한 암호화폐이고 모든 결제와 보상은 그들끼리 인정하는 토큰 형태로 이루어진다.
실로 암호화폐는 아바타들의 활동 연료인 것이다. 이를 현실세상에서 굳이 사용하려면 일정한 교환 절차를 거쳐야 함을 물론이다. 연장선상에서 3차원 가상세계에서는 정치,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진다. 갑자기 넓어진 영역은 콜럼버스의 신세계와 비견할 만하다. 이 넓은 공간을 채울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차츰 구체화되면서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로 가득 채워진 메타버스에 대한 윤곽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기성세대의 놀이터가 유튜브인 반면 젊은이들은 로블록스에서 자체 화폐인 로벅스를 벌어서 사용하는 것이 이미 현실이다. 메타버스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재원은 암호화폐 중에서도 디파이를 지원하는 종류의 코인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메타버스의 성격상 특정 주체가 주도하는 것이라기보다 다수의 참여와 주인의식이 중요한 잣대이기 때문이다.
[빅스토리]초연결의 블록체인, 패러다임이 바뀐다
탈중앙화, 개개인이 주인이 되다
메타버스로 연결되는 환경 변화의 핵심 메시지는 연결로 불필요해진 중간 과정과 연결로 인해 크게 확장된 시공간상에서 수익 창출의 새로운 기반인 개별 주체를 대상으로 새롭게 밀착된 접점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다.
흔히 웹2.0 플랫폼 경제 시대에서의 다면적 시장을 받아들이고 각자 수익 흐름을 만들 수 있는 모든 연관을 구체화하는 것이 정보 활용이 고도화된 웹3.0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과거 10여 년 동안 아마존 등 플랫폼 기업들이 독점적 이익을 누리기 시작하면서 이제 우리는 독점을 견제하는 탈중앙화라는 또 다른 근본적 변화의 초입단계에 와 있다. 바야흐로 중앙화 체제의 변화 과정에서 관찰한 중간 단계를 지나 이제 탈중앙화와 분산화가 진전됨에 따라 본격적인 메타버스의 세상이 눈앞에 전개되는 것이다.
과거와 사뭇 달라진 점은 연결을 만들어내는 주체들의 주인 역할이 더욱 강조되기 시작한 점이다. 소위 권력의 분산을 포함한 탈중앙화와 분산 시스템을 통해서 다수가 보다 공평한 지위를 가지고 참여하면서 이루어내는 변화다. 이전 단계에서 연결을 촉진해주던 플랫폼 운영자에게 과도한 수익을 집중적으로 선사했지만 웹3.0 시대에는 개개인의 주인 역할이 중시되는 본격적 분산 환경이기 때문이다. 즉, 디지털의 확산으로 넓혀지는 시공간은 이제 소수의 빅테크의 독점적 역할보다는 다수의 주인 역할을 분산 환경을 통해 채우기 시작한 것이다.

레거시의 한계 빠르게 변화해야
누군가에게는 흥분되는 변화이지만 다수의 중·노년층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한 세대에 전혀 다른 두 세상이 존재하게 된 원인 중 일부는 소위 레거시(legacy: 시스템은 낡은 기술이나 방법론) 체제의 한계다. 기존의 기득권들이 현실의 불확실성을 헤쳐나갈 뚜렷한 무엇인가가 보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장기화되고 양적완화에만 주력하는 중앙은행들의 모습이나 대규모 적자 재정으로 난관을 해쳐나가려는 정책당국이 주도하는 재정은 이미 달러체제를 근간으로 한 국제 금융 체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도 4차 산업혁명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노동시장마저 전통적인 '9 to 5'는 빠르게 퇴조하고 있다. 민생을 위협하는 양극화의 심화라는 심각한 위험요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득권들의 이전투구가 심화되고 있다.
잘나가는 기업들마저 과거와 같은 수익 창출 패러다임을 유지하다가는 언제 퇴출될지 모르는 심각한 경쟁 여건에 봉착해 있다. 따지고 보면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심각한 변화로 인해 우리의 일상을 파고들 수 있는 위험은 측정 불가 수준이다. 위험관리 측면에서는 과도한 부담이 부각되고 새로운 기회 모색 차원에서는 흥분되는 기회이지만 기존 체제의 한계는 이렇게 새로운 환경으로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세상에서는 초기부터 우려되는 부분에 대한 준비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그래야 균형 잡힌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세상을 어렵게 만든 주체들이 지속적으로 조정 칸을 차지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
사실 메타버스의 NFT까지 등장해서야 세상은 필요한 적응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패러다임이 바뀌다보니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뒤늦게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자구책 차원의 디지털 화폐를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그러나 미래 세상은 기존 기득권들이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내는 새로운 신뢰 토대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기존 경험 법칙에 익숙한 주역들의 미래를 열어가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기득권들이나 기성세대들은 미래 세대가 스스로 미래를 가꾸어갈 수 있도록 무대를 제공해야 한다. 기존의 방식대로 이끌려 하지 말고 더불어 눈높이를 맞추어 새로운 생태계를 균형 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역할에 주력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들은 세상이 요구하는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개방적 혁신을 '허가받지 않는(permission-less)' 자발적 협업을 통해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센터장